[매경] 미국 대학들 재정난

글쓴이
김하원
등록일
2003-05-09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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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하게 운영하다 돈 없어 쩔쩔



대학가에 ‘어학연수 후유증’ 이란 게 있다. 특히 이 증상은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학생들이 심했다. 미국대학의 드넓은 캠퍼스, 상냥하고 자상한 교직원, 한여름에 오히려 추운 도서고나, 푸른 잔디 운동장은 한국 학생들에게는 지상낙원이었다.

하지만 한국 상황은 정반대였다. 수천명을 상대하느라 짜증이 극에 달한 교직원,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6월의 도서관을 대할 때마다 이 후유증은 되살아났다.

필자는 ‘미국대학은 어떻게 그 비용을 감당할까?’ 라는 의구심이 일었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근 호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방만한 운영, 수입 감소로 미국 대학이 쩔쩔매고 있다는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미국은 치열한 비용절감과 고강도의 구조조정이 일상화된 사회다. 효율성을 생명으로 여기는 사회다. 효율성을 생명으로 여기는 동네다. 하지만 아직 대학사회는 예외다. 아마도 미국 사회에서 구조조정이 이워지지 않은 유일한 성역일지도 모른다.

하버드대, 맥킨지에 컨설팅 의뢰

가장 큰 이유는 교육이 사회의 공공재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경제학 이론이 적용되지 않았던 부문이다. 그동안 미국 대학 운영비에서 등록금은 3분의 1에밖에 담당하지 못했다. 나머지는 주 정부 지원과 기업가 기부금으로 충당됐다.

하지만 충당금에서 문제가 생겼다. 주정부가 재정적자를 이유로 지원금을 줄이고 기업가들이 경기침체를 이유로 기부금을 줄인 것t이다.

이렇게 수입이 줄었는데도 대학 지출항목은 늘어만 갔다. 미국 도서관 연구 자료에 따르면 90년대 중반 이후 대학 도서관 지출비용이 113% 늘었다고 한다. 도서관이 구비할 이공계 저널이나 잡지의 종류가 늘었을 뿐만 아니라 구독료가 대폭 인상됐기 때문이다.

인기 전공에 대한 기자재 마련은 더 큰 걱정거리다. 분자생물이나 게놈(Genome) 과목은 보통 실험실을 업그레이드하는 데만 수백만달러가 소요된다. 기초과목도 마찬가지다. 슈퍼컴퓨터에서 전자현미경까지 여기저기서 최첨단 기자재를 요구한다.

위기를 느낀 총장들이 변화를 시대했다. 하지만 미국 대학 조직구조상 총장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았다. 보통 미국 대학은 단과대학별로 분권화된 권력구조를 갖고 거의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가령, 로스쿨, 비즈니스스쿨, 메디칼스쿨이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대학총장의 발언권에 무게가 실리지 않는다. 따라서 총장의 구조조정 의지나 노력이 하급조직에 미치는 데 한계가 있다.

설상가상으로 대학 총장들마저 비용절감에는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이들은 자신의 임기 중에 대학 명성을 드높이려 마케팅 비용을 늘리고 우수 교수를 모셔오는 데 천문학적인 액수를 지출한다. 자연히 이들의 야심은 대학의 자금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문 닫는 대학도 늘고 있다. 일례로, 위스콘신의 세나리오대학은 몇 년간의 고투 끝에 지난 8월 폐교했다. 1995년까지만 해도 이 학교 재무상태는 양호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학교는 빚을 얻어 시설 확충 및 교수 채용에 무리하게 올렸다. 불어나는 빚을 감당치 못한 이 대학은 끝내 문을 닫았다.

위기를 인식한 대학들이 구조조정에 나섰다. 하버드대학은 맥킨지의 조언에 따라 구매패턴을 재조정, 몇 개 단과대학이 공동으로 구입해 300만 달러 비용 절감할 예정이다. 오하이오 주립대는 기존의 통계 강좌를 줄이는 대신 온라인 강좌를 늘리기로 했다.

 [최근 미국 대학들의 긴축경영 사례]

버지니아공대: 400여 수업과목 줄이고 등록금 38%인상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학생/교수 비율을 19.4에서 20.4로 높임
미주리대학: 결원 생긴 600여 자리에 신규채용 않기로 함
다트머스대학: 20여 수업과목 줄이고 수학도서관 폐쇄


정선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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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널 구입’과 ‘기자재 확충’ ‘우수 교수 초빙’이 ‘낭비’ 로 보이나 봅니다. 그것을 줄이는 것이 ‘비용 절감’ 이고요. 아무튼 똑같은 재정난이라 하더라도 참 동북아의 어떤 나라와는 이유가 다르네요.

  • 배성원 ()

      저 나라는 '과잉'이었던 것을 줄이는 것이겠죠. 아직 '충분'하지도 않은 나라의 총장들은 또 거두절미하고 저나라도 삭감하는데 학생들이 뭘 안다고 맨날 투자가 모자란다는 거냐. . 하겠죠. 그러고는 자기 판공비 올리고요. 매경...또 한번 실망이군요.

  • 김덕양 ()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겠는 기사인걸요? 뭘하자는 것인지 뭘 주장하고 있는지도 불분명하군여. 아예 그냥 비즈니스위크지 번역이나 하지. 쯥쯥.

  • 정문식 ()

      도대체 이 기사 속에 담긴 의중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네여... '직접적으로' 돈 되는 것이 아니면 모두 '낭비'이고 '쓸데없는 짓'이라... 아무리 지금이 '돈 되는 것'만을 숭상하는 엽기적인 세상이라지만, 저렇게 노골적으로 나오다니, 참 기가 막히군여...

  • ▩ 쉼업 ()

      미국대학은 기자재 운용하는 거 보면 참 알뜰하게 잘 관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관리가 잘 되지 않은 품목은 뭐 엄청 낭비적이라는 걸 느낍니다. 특히, 종이, 전기, 물, 이런거 정말 맘편히 쓰는 것 같아요. 점점 소비를 줄이려는 분위기가 좀씩 보이기는 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요.

  • 익명좋아 ()

      한달전에 버지니아주립대학에서 부모님들의 기부금을 기쁘게 받는다는 편지가 온 기억이 있습니다. 쪼들리긴 하나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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