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포스코 옛 직원 두명이 50억원에 초기밀 자료를 중국으로 넘겼다고 합니다.
이걸로 예상되는 손해는 2조대.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입니다. 이 기술을 얻은 중국이 야금야금 먹어들어갈 철강시장의 손해까지 감안한다면 천문학적인 돈이 나오겠죠.

항상 이런식의 기사가 나오면 이공계 천대가 문제다 라는 식의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솔직히 그건 좀 갈라놓고 생각해야하지 않나싶습니다. 이번 사건은 이공계 천대와는 하등 상관이 없는 문제니까요. 두사람이 박봉받으면서 일하는 연구원도 아니고 한국에서 알아주는 기업에서 한때 일한 경력이 있는 '옛' 연구원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우리 지금까지 천대받은거 있으니까 중국에 50억만 받고 기술 넘겨야지 이랬겠습니까. 저건 그 두사람이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아침 일찍 회사에 나가서 야근은 밥먹듯이 하고 그러면서도 나중에 가면 인정도 못받는게 이공계다. 같은 일하면서 높은 자리 올라가면 죄다 인문계가 차지하고 있다. 이공계는 그 밑에서 개미처럼 일만하다가 버려지는거다... 라는 말을 많이 하곤하죠.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매년 나오는 인원은 엄청나게 많은데 그 인원을 제대로 받아줄수있는 사회도 아니고 받아들여준다고 하더라도 끊임없이 경쟁을 해야합니다. 하려는 사람이 많으니 자연히 공급과잉이 되어버리고 한사람 한사람의 가치는 자연히 떨어져 버리죠. 외국에 나간 고급 인력이 안돌아오려는 것도 당연한 일이죠. 사회가 자신을 받아주고 그만큼 대우해줄 그릇이 되지 않는데 뭐하러 돌아옵니까.

하지만 이건 비단 이공계의 일만은 아니죠. 상위 1% 이외의 인문계는 이공계 못지 않게 뼈빠지게 일합니다. 그들도 야근은 밥먹듯이 하고 새벽같이 일어나서 일하러 가죠. 그러면서도 10년을 못버티고 나오는 사람들이 우글우글합니다. 거기서 살아남은 사람들만이 위에 올라가서 다른 사람들의 우상이자, 질투의 대상이 되는거죠. 이건 이공계도 마찬가지 입니다.

단지 기술력보다 자금력, 혹은 기획력이 중심이 되는 상위 계급에서는 아무래도 이공계보다 인문계가 유리한건 사실이죠. 그게 이공계 천대의 기반이 되는것도 사실이구요.


하지만 그것때문에 인문계로 돌아서라는 이야기는 정말로 웃깁니다. 저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될까요? 그정도의 능력이나 소위 '빽', 그리고 자금력이 없으면 저런 자리는 정말 그림의 떡입니다. 아마도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간쯤에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겠죠. 그런 면에서 보면 이공계가 인문계보다 나쁠 건 또 없습니다. 이공계가 자신감있게 내세우는게 있지 않습니까, 바로 기술이죠.

장점도, 단점도 있는겁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사실이 있고 속으로 숨겨지는 사실이 있는법이죠. 사회풍조가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제 선배들은 그런 세상속에서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고 계십니다.

자기 위치에서 좀 만족하고 살았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