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삼성 수사, 그러나 건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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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콤  (200.♡.2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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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3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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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삼성 수사, 그러나 건진 게 없다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호는 지금 무엇을 정조준하고 있나.

지난 20일간 삼성 특검팀이 거침없는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소환조사를 동시다발로 펼치고 있지만, 정작 성과는 무엇이냐는 비판적 문제제기가 꼬리를 잇는다. 일부 언론은 이 같은 상태를 일컬어 '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 꼬집고 있다. 겉은 요란하지만 속빈 강정에 불과하다는 비판인 것이다.

언론보도에 따라 속사포로 현장에 수사관들을 투입, 압수수색해 증거물들을 찾아오는 것은 성과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것이 전체 숲을 보고 움직이는 것인지 일개 나무만 패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삼성그룹의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할 조준웅 특별검사수사팀이 10일 오전 서울 한남동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조 특검과 윤정석·조대환·제갈복성 특검보.

하루 소환 최대 4인... 어느 세월에 수뇌부 조사하나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은 국내에서 단 한 번도 전방위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매우 크고 방대한 사건이기 때문에 특검이 한정된 기간인 105일 동안 짜임새 있게 수사를 펼치려면 좀 더 빠르게 수뇌부로 접근해가는 방법이 옳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루에 한두 명씩 그것도 차명계좌 보유자들을 위주로 불러 조사한다면, 어느 세월에 비자금 모집과 관리, 경영권 불법승계, 불법로비, 대선 당선축하금 등 산적한 내용들을 수사할 수 있겠냐는 문제제기다.

이 상태로 지속된다면 결국 검찰로 공이 도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검무용론이 또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삼성 측이 여러 잔꾀를 부리며 수사에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특검팀은 국세청과 금감원· 검찰 등 수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모든 국가기관에 당장 SOS를 요청해야 한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특검팀이 삼성 비자금 수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총동원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수상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국세청과 금감원, 검찰이 뒷짐 지고 있는 한 특검팀이 혼자 발버둥 쳐봐야 수사에 큰 진전을 이루기 어렵다는 비판이다.

삼성 측은 29일에도 특검의 소환조사에 온갖 핑계를 대고 불응하고 있다. 복통이 걸려서 못 나온다거나 해외에서 손님이 오기 때문에 일정을 미뤄달라는 게 이유다. 삼성 측의 입장에서야 특검의 소환이 불요불급(不要不急)한 일이지만, 특검에서는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할 조사가 더뎌지면 수사에는 곧장 난항이 닥치게 된다.

▲ 삼성특검 수사관들이 25일 저녁 서울 중구 삼성화재 본사에서 압수한 물품을 상자에 넣어 나오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을 특검팀이 어떻게 풀어갈지 묘수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조준웅 특검팀은 29일에도 박태진 삼성탈레스 사장과 장병조 삼성전자 부사장 등 계열사 임원 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전날 정기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부사장 등을 불러 조사한 것 등까지 합치면 지금까지 삼성 특검팀은 모두 20명의 그룹 임원진을 불러 조사했다.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 소환을 제외하고도 지금까지 특검팀이 소환한 삼성그룹 관계자들은 임원급과 실무급을 합해 30~40명을 훌쩍 넘는다.

출범 직후 현재까지 20일째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차명계좌 개설 경위와 운용 실태, 비자금 조성 및 관리 등을 캐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불법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서도 소환조사를 서두른다는 방침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특검 수사팀이 삼성비리 3대 의혹(▲비자금 ▲경영권 불법승계 ▲불법로비)의 전체 큰 그림을 그리고 여러 갈래로 벌여가는 게 아니라 차명계좌 개설, 고가 미술품 구매 의혹, 삼성화재 보험금 미지급금 비자금 전환 등 불거진 현안에 일일이 대응하는 방식으로 '우후죽순 수사'를 벌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각이 안 서는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나온다.

김용철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작은 것들... 큰 규모 나와야"

김용철 변호사도 지난 26일 특검팀의 소환조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하면서 삼성화재 수사와 관련해 "고객들의 푼돈을 모아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나올 줄은 몰랐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작은 것들이고 큰 규모의 것이 나와야 한다"고 특검팀의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삼성특검팀이 벌인 수사 활동은 세 갈래로 압축할 수 있다.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계좌추적이 그것이다. 특검팀은 공식 출범 직후 참고인 자격으로 '삼성 비자금 비리 의혹'을 가장 먼저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를 불러 조사했다.

곧이어 인터넷에 비리제보카페를 만들었고, 이건희 회장 개인 집무실 승지원과 이학수 부회장 등 삼성 핵심관계자의 자택 등 개인거처 8곳을 압수수색했다. 이건희 회장의 자택과 '비밀금고' 의혹이 제기된 삼성본관 27층에 대한 압수수색도 잇달아 벌였다. 성과는 별로 없었다. 사무실은 이미 새롭게 단장된 상태였고, 삼성본관 27층에서는 비밀금고의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또 삼성특검팀은 언론의 보도에 따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의 거대 창고를 압수수색했고 1만여 점이 넘는 고가 미술품들이 보관된 수장고를 발견했다. 국민들로서는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었지만, 특검팀은 이 미술품들 가운데 비자금으로 사들인 것으로 보이는 고가 미술품 2~3점을 발견한 것 이외에 드러난 사실은 없다고 전했다.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30점의 고가 미술품리스트'에 등장한 그림과 일치하는 것인지 확인되지 않는다고 한 발 물러서기도 했다. 고가 미술품 구매경로 등과 관련해서도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를 소환한 것 이외에 또 다른 수사 활동이 눈에 띄지 않는다.

김용철 변호사가 밝힌 대로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 재무팀 관재파트에 수시로 연락해 미술품 구입 대금을 홍송원 대표에게 지급하라고 전했다는 홍라희 삼성리움미술관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하지 않고 있다.

▲ 삼성 의혹을 제기했던 김용철 변호사가 14일 특검에 나와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차명계좌 아닌 내 계좌" 주장... 자금 흐름 파악에 어려움 겪어

삼성화재의 압수수색도 마찬가지다. 고객의 돈을 빼돌려 차명계좌에 비자금을 조성해왔다는 충격적인 언론보도 이후 특검팀이 당일 새벽 3시 30분에 압수수색에 돌입하는 등 발빠른 행동을 취했지만 어떤 내용이 수사결과로 밝혀지게 될지는 오리무중이다.

특히 특검팀이 이건희 회장의 자택과 집무실 이외에도 이학수 부회장의 자택과 별장, 김인주 사장의 자택 등 삼성그룹 비자금 관리 핵심라인의 개인공간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 펼치면서 수사방향이 삼성그룹 수뇌부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줄지어 나왔지만, 정작 수뇌부가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는 국면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소환자들은 대개 차명계좌 보유의혹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조사는 차명계좌 개설 경위와 입출금 내역에 대한 것뿐이다. 비자금 조성 및 관리로 수사가 날개를 뻗지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특검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소환조사에서 '내 계좌가 맞다'거나 '입출금 내역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는 식으로 협조하지 않고 있다. 실제 본인의 급여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입금됐다가 어느 순간 빠져 나가게 된 것에 대해서도 모두 본인이 월급으로 받은 돈이라거나 다른 곳에 썼다는 식으로 진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소환 대상자들이 모조리 차명계좌가 개인계좌라고 주장함에 따라 특검팀은 자금 흐름 파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팀은 지난 28일 태평로 삼성증권 전산센터에 수사관 3~4명을 투입해 계좌추적을 하는 등 추적작업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검찰 특별수사 감찰본부에서 확인한 삼성 관계자 130명 명의로 된 차명'의심'계좌 1000여개 중 150개 계좌만을 차명계좌로 확인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윤정석 특검보는 29일 수사브리핑에서 계좌추적 상황과 관련해 "차명계좌 개수와 총 금액은 수사상 기밀에 해당되기 때문에 정확히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특검팀이 더 이상의 계좌추적을 해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별다른 성과 거두지 못하는 특검의 '소환조사'


▲ 삼성그룹 차명계좌 의혹 소환자 명단


소환조사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검팀이 지금까지 소환한 20명의 보직을 분석하면, 대개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재무팀 출신이거나 경영지원실 출신들로 압축할 수 있다.

지난 19일 소환된 김상기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재무팀(79년)과 삼성전자 경영관리실 관리팀장(93년),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2000년) 등을 지냈다.

윤형모 삼성화재 부사장도 삼성생명 재무기획실(89년) 부장을 거쳐 삼성기업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 기획담당 이사(99년), 재무팀 상무(2000년) 등을 역임했다.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은 80년 삼성그룹비서실 조사담당과 재무담당(~91년)을 지냈으며, 주로 경영지원실과 기획관리실에서 대부분의 업적을 쌓았다.

이형도 삼성전기 고문 겸 부회장이나 이순동 삼성 전략기획실장 보좌역 사장도 모두 그룹의 핵심 관계자로 지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삼성그룹 비자금 모집과 관리, 불법경영권 승계, 불법로비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던 인물들인지에 대해서는 사실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조준웅 특검, 역사에 길이 남을 수사할 수 있을까

삼성그룹을 퇴직한 한 전직 고위 임원는 지난 21일 특검이 경기 용인 에버랜드 압수수색에 돌입했을 당시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지금까지 소환된 사람들은 비자금 모집과 관리의 핵심라인에서 비켜나 있는 사람들"이라며 "특검이 쇼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말 걱정된다"고 밝혔다.

특수수사에 밝은 전직 검찰 관계자도 "특검이 엉뚱한 방향으로 조서를 작성해놓으면 그 다음에는 수사가 더 어려워지는 법"이라며 "과거 공안검사들이 선거부정 덮고 가는 식으로 수사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반면, 특검팀은 지난 27일 김용철 변호사가 비자금 모집과 관리의 창구로 지목한 삼성물산의 정기철 건설부문 부사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 부사장은 삼성물산 관리담당(83년)을 시작으로 런던지사(87~92), 해외지역연구소 담당간부(92년), 삼성물산 비서실 재무팀 담당간부(92~95), 총괄경영지원담당 이사보(97~98), 주택부문 경영지원실장(2001~2005) 등을 지냈다.

특검팀은 정 부사장을 상대로 김 변호사가 지적한 삼성물산 해외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조사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 부사장 이외에도 핵심 관계자로 지목된 이상대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지성하 상사부문 대표이사 사장, 이언기·이동휘 상무에 대해서는 소환을 늦추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는 상태다.

삼성 비자금 의혹의 실질적 고발인에 해당되는 김용철 변호사는 특검의 본격적인 수사에 앞서 '특검이 꼭 수사해야 할 36가지'를 발표했다. 최장 105일 가운데 20일이 지나고 있다. 전체 수사기간 가운데 1/5이 지난 셈이다. 조준웅 특검팀이 '역사에 길이 남을 수사'를 펼치기에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은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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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도 그렇고...
검찰은 스스로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것 같네요..
이제 검찰이 뭘해도 신뢰가 가지 않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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