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선배의 넋두리...(펌)

글쓴이
멀라..
등록일
2002-07-11 00:13
조회
7,2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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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건
오늘 술을 먹었다.축구를 보며 옆에 사람들하고 같이 기뻐하고

티비가 안보인다고 주먹다짐으로 싸우기도 하며 집에 들어왔는데

서울이 보였다. 이젠 멀리 있는 도시처럼.

내가 학교를 다닐 때 내가 생각한 직장생활은 티비에 나오는

좋은 건물에 좋은 책상에 외국인들과 얘기하며 뭔가를 계산하는 엔지니어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우리 나라 삼대 대기업 중에 하나에 들어와 다른 공대 동기들과 함께

서울에 왠지 안남으면 도태될 것 같은 느낌에 필사적으로 남을려고도 했지만

결국은 울산에 와버렸다. 괜히 못난 사람들같은 느낌도 들었고

본사에서 내려오는 얼굴 말끔한 사람들과 비교할 때 헬멧을 쓰고 공장을 돌아다니며

파란 작업복에 내가 그리던 모습이 아닌 정말 다른 모습으로 생활한지 몇개월이 지났다.

내 동기는 자기 자식은 절대 공대에 안보내겠다고 담배를 피며 자주 말한다.

우리 회사에 우리 학교 엔지니어는 1/3을 넘는 압도적인 숫자로 한양대의 파워를 자랑한다.

그런데 난 이런 내 느낌만을 가지고 있다. 공장에서 제일 높은 곳에 올라

그 넓은 공장을 밤에 바라볼 때 무언가 대단한 것을 하고 있다는 그 느낌은 아마도

서울에서는 못 느끼는 그런 것일 것이다.내가 공대에 와서 배운 하나하나가 여기서 너무나도

소중한 것을 느낄 때 나는 우리 학교에 감사하고 우리 학교 교수님에게 너무나도 감사한다.

돈을 서울에 있는 사람들보다 만일 못벌어도 좋다. 왜냐하면 나는 하루하루 우리나라 사람 전체를 위

해 일을 한다. 내가 하는 일이 아무리 하찮아도 국가 기간산업의 엔지니어로 일하는 보람은

공대의 비관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데 충분하다.

물론 난 서울에서 커서 서울에서 자랐다.

그리고 대학도 서울에서 나왔고 친구들도 다 서울에 있다.그러나 내 꿈만은

여기서 자라고 있다. 사람은 자기 꿈이 있는 곳에서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 같다.

난학교를 다닐 때 내가 다닌 전공으로는 절대 안 갈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람의 인생이라는 것이 결코 그렇게 가는 것이 아님을 요즘에 알았고

또 남들이 좋다고 하는 길이 결코 나에게도 좋은 것만은 아닌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술에 취했다. 우리 나라 국방의 최전선이 휴전선이라면 우리 나라 산업의 최전선은

남쪽 지방 울산 여천 창원 등이다. 남들이 뭐라하던 난 내가 가고 싶은 길을 묵묵히

걸을 것이고 내 꿈을 향해서 하나하나 만들어 갈 것이다.

학교 때 밤을 지새며 공부하던 역학에 다시 나의 젊음을 바치며 내일 또 걸어갈 것이다.

내 친구 현대 중공업에 다니던 친구가 하던말..`너무 재미있어서 밤에 꿈에 설계 도면을

그리던 꿈을 꿔.` 그게 우리 엔지니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냥 선배의 한 가벼운 ?두리로 들어주면 좋겠다.그러나 잊지 말것은

우리가 엔지니어가 된다면 우리가 우리 자신을 엔지니어로 자신하여 일을 한다면

얼마나 멋있는 사람이 될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젠 자야겠다.축구 얘기와 동떨어진 얘기를 해서 미안해 후배들..

이해하게 술에 취해서..한 소리일 수도 있겠지..아마 내일 아침 후회할 지도 몰라..

그러나 하고 싶군,그럼 다시 읽어봤는데 무슨소리인지 모르겠다.그냥 자유게시판에 맞는 글일꺼야
  • 공장출신 ()

      공장에서 한 몇 년 지나고 나서 다시 한 번 생각해서 그런 생각이 드신다면 정말 잘 하신겁니다. 그런데 몇 개월의 생활로는 아직 교육받는 정도의 수준이 아닌가요? 참고로 지금은 대덕에 있지만...  저도 한 때 울산에 몇 년(공장) 있었답니다.

  • 5년차 엔지니어 ()

      이제 막 엔지니어로 사회에 발을 디디신거 같군요. 누구나가 시작할때는 진취적, 긍정적, 자위적(?) 사고를 가지게 되나 시간이 흐르면 처음에 느꼈던 거와 많이 다르게 생각됩니다. 왜 그럴까? 그것이 바로 이공계의 문제점 내지 한계입니다. 아무쪼록 열심히 사십시오

  • ㅁㅁㅁ ()

      저도 현대중공업있는데 정말 산업의 최전선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근데 알고보면 회사가 군대식이라 --;; 더 그런 생각을 하시지 않았을까 그 선배분 --;;;

  • ㅁㅁㅁ ()

      저의 생각은 솔직히! 정말 엔지니어적인 감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해볼만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맨날 의사는 얼마 버는데 나는 얼마 벌고 앞으로 어떻게 돈은 얼마를 막 이런 생각에 휩싸여서는 솔직히 엔지니어다운 멋이 나오기는 어려운 게 아닌가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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