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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초안] 정부의 유학경비 지원정책 재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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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 작성일2002-08-3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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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예산처가 8월 31일 밝힌 해외유학 경비 지원 방안은, 다분히 입시철을 앞두고 이공계 진학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서 기존 이공계 인력에 대한 처우개선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라는 정공법 대신 이공계 실상을 왜곡시킬 우려가 큰 유인책을 정부가 내놓았다는 것이 '한국 과학기술인 연합회'의 시각이다.

더 이상 해외유학을 통해서는 첨단 과학기술 및 국가안보관련 고급기술을 습득해오는 것이 극히 제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부유층의 해외유학 및 도미 유학파의 득세로 인해 무분별한 해외유학이 급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한 이때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이를 역행하고 있어, 시대착오적일 뿐만 아니라 이공계 현실 진단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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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유학생 파견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인지부터 재고 해봐야 한다.

아직 우리나라가 후진국이었던 60, 70년대에는 우수한 인재를 해외에 유학보내 앞선 학문과 기술을 배워오게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런 정책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지금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수준은, 우수한 인재 몇몇이 미국이나 일본의 공개된 대학교나 연구소에서 배워오는 선진 학문이나 기술로 발전시킬 수있는 후진국 수준을 한참 벗어났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같은 과학기술 기반이 충실한 사회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지, 가르쳐 주지도 않는 과학기술을 값싸게 유학보내 배워올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과학기술력을 키워낼 수 있는 사회체제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창의적인 이론을 연구해야할 때이다.

해외 유학생에 관한 한 한국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미국, 일본, 유럽의 선진국들이 앞다투어 Fulbright 장학금이나, 문부성 장학생 제도같은 것을 이용해 한국의 뛰어난 인재들을 부르고 있다. 이렇게 다들 자기 나라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필요한 유학생 유치정책을 펴고 있는데, 한국정부가 앞장서서 그들에게 우리의 우수 인재들을 보낸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상당수의 해외 유학생들은 국내 복귀보다는 대우가 훨씬 나은 그 곳에 반영구적으로 남아 버리기 때문이다. 

일본도 60년대 후반까진 해외 유학생을 보내는데 주력했지만, 어느 정도 기술수준이 올라갔다고 판단되는 70년대 초반부터는 미국유학을 다녀오는 인재보다 일본에서 키운 인재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90년대 초반부터는 나카소네 전총리 주장에 의거 10만 유학생 유치정책을 펴기 시작했는데, 나라가 발전하려면 유학생들이 많이 와야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일부 일본인들은 미국에 유학을 가지만, 정말로 뛰어난 인재들은 미국에 유학가지 않는것이 통례이다. 미국엘 가더라도 포닥이나 안식년으로 1-2년 가서 머무는 정도지, 장학금이란 명목으로 헐값에 장기간 우수 노동력을 착취당하러 미국에 가는 일본 유학생은 거의 없다.

다시 말하지만 이제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으로부터 배워올 수 있는 고급 기술이나 학문은 거의 없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매년 2-3만달러씩 주어서 외국에 인재을 내보내려 하지말고, 거꾸로 인도나 동남 아시아의 인재를 일부 포함, 우수 국내 대학원생들에게 이를 주어서 이공계 인재를 국내에 유치시키는 정책으로 전환하길 바란다.

하지만,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정책은 기존의 과학기술자들 사기를 높이는 정책이 되어야한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고자 한다. 기존 과학기술자들의 대우가 형편없는데도 우수 고등학생들이 의대나 법대를 가지 않고 이공계로 올 것이라고 믿는 한, 어떤 정책도 성공할 수 없으리라는 것이 대다수 이공인들이 보는 시각이다.

 

댓글 6

sysop님의 댓글

sysop

  오늘자 보도된 해외유학 지원정책에 대해 공식논평 초안으로 운영진이 준비한 것입니다. 회원여러분들의 기탄없는 의견개진 바랍니다.

트리비어드님의 댓글

트리비어드

  궁금한 게... 유학 나간 사람들의 최근 귀국 비율은 어느 정도입니까? 해가 지날수록 거기거 정착하겠다고 작심하고 나가는 사람들 비율이 늘어나는 것 같은데 그 데이터만 있으면 강력한 반박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교수자리 안난다는 건 이미 주지의 사실. 그렇다고 국내 회사에 들어가기 싫으니 많은 유학생들이 영주권 생각만 하고 있는게 사실 아닙니까?

sysop님의 댓글

sysop

  관련 통계는 접한 바 없습니다만, 해외 이주자나 영주권자에 대한 통계가 부실한 현실과 특별히 이공계에 촛점을 맞춰 조사된 자료가 없을 것이라는 개연성으로 볼 때 아마도 그 자료는 구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다만, 최근 주변에서 유학을 떠나는 사람과 이민을 가는 이공인을 토대로 추산을 해 볼 때, 회귀율은 50%이하, 이민자 중에서 이공계 출신이 50%이상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아무도 이공계 문제를 심도있게 연구조사를 안 하니, 앞으로 정확히 실태파악하는 것도 저희들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정부역할까지 해야하니 손발이 엄청 달리는군요.

sysop님의 댓글

sysop

  운영진 내부 규율에 따른 동의요건이 충족된 관계로 현재까지 의견수렴된 것을 토대로 공식논평으로 업글합니다만, 이후에 제기되는 회원님들 의견중 현저한 변화가 필요하거나 논란이 될 경우 논평내용이 수정될 수 있음을 공지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회원게시판에 게시되는 내용은 가급적 사전 동의를 구하고는 있으나, 원칙적으로 사전 양해없이 인용되거나 편집되어 싸이엔지 본연의 목적에 사용될 수 있음을 이번 기회에 공지합니다.

SoC님의 댓글

SoC

  요즘 유학나가면 안들어 올려고 하죠? 그럼 들어 오는 사람들은 뭐죠? 즉, 유학가서 실력키우고 능력있는 사람들이 들어와야 가치가 있지 유학후 그곳에서 취업해 생활하다가 경쟁에서 밀린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죠. 이런 유학 정책이 나라발전에 무슨 보탬이 되나요?

SoC님의 댓글

SoC

  그리고, 우리나라도 교수쿼터제합시다. 교수할려고 미국가는 사람들이 70~80%는 된다고 봅니다. 국내기술발전을 위해서는 교수쿼터제도 당장은 별로 가치가 없어보여도 일본처럼 자국기술이 세계적인 기술이 될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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