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편협한(?) 답변입니다.

글쓴이
김덕양
등록일
2002-09-02 04:02
조회
3,3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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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건
글쎄요- 저도 현재 유학을 나와있습니다만, 제 주변에 일류대 다니는 사람들이 전부다 고관대작집 자제들이라고 생각되지않습니다. 특히나 이공계 분야로 유학온 사람들은 준비 잘해서 fellowship 받아가는 친구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차라리 이공계는 그나마 돈없는 집 자식도 열심히만 하면, 길이 열려있는 편입니다. 외국 일류대에서도 돈이 없어도 똑똑하기만 하면 (아마 양신규님도 그런 케이스 아니셨던가요?) 돈을 들여 학생을 뽑아서 씁니다. 게다가 한국내 장학금 기회도 많이 늘어서 올해 들어 삼성에서도 100명 해외유학기회를 줄 예정이고요, 이종환 재단에서도 99명을 이미 뽑았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돈을 받아가지고 오면 좋겠지요. 그에 대한 이득이 있는 것을 모르는게 아닙니다. 대부분의 유학준비생들이 값비싼 물가와 학비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한레벨 낮은 학교로 가거나 MBA 나 JD 프로그램같은 곳에 지원할 엄두도 못내는거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근데 이번 대책에 MBA 와 JD 가 포함되었다는 것은 어디서 들으신 내용인지?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봐도 연 2-3만불이라는 이야기뿐. 그런소리는 전혀 없는데 어제 부터 계속 이쪽 이야기만 주장하시는군요. 연 2-3만불로 MBA 나 JD 최상위 학교는 갈수 있나요?) 그렇다고 해서 그런사람들 모두한테 돈을 쥐어줘서 보낸다는 것도 말이 안됩니다. 왜냐고요? 이는 제대로 되고 있는 경쟁에 의한 필터링 효과를 그냥 없애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의 대학교수하시는 분들 중에 해외에서 유학하고 돌아오지 않은 분이 몇분이나 되는지 여쭤보고 싶군요. 그런데도 국내 과학기술계의 상황이 그다지 나아지지 않는 것은 해외에서 배웠다는 학문이 중요한게 아니라 국내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닐까요? 가장 큰 시스템 차이는 뭘까요? 대학교수의 예를 들어보면...(어제도 NSF 프로포잘 쓰시느라 바쁘셨다던데.) 외부 펀드를 끌어올 능력이 없는 사람을 도태시킬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경쟁을 하지 않고 실력이 없어도 연줄만 좋으면 버틸수 있는 사람들이 가득차 있는데...국내 대학원이 무슨 힘이 있을까요? 백만년 해외유학을 보내봤자, 국내 시스템을 바꿀 준비가 되어있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제가 보기엔 이번 조치가 현실화 된다면 당장 기뻐할 사람들은 해외에 있는 대학교수들이겠군요. 펀드 끌어올 필요없이 그냥 쉽게 학생을 받아서 자기 하고 싶은 연구할수 있을테니까요. 해외유학 장학금 확대의 장단점을 잘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이것 저것 논리적으로 보시지 않고 무조건 편협적이라고 비판하시는 것은 제가 수용하기 곤란하군요. ^^;;

 그럼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시간나시면 여기 외국에서 게시판과 진로,진학 상담 란을 한번 들려보시지요. 유학가고 싶어햐는 사람들의 글들도 한번 읽어 보시고요.

 김 덕양 드림.

>
>유학생 300 명 지원이면 턱도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더구나 지방대 학생들에게는 지금의 지원구조는 완전히 그림의 떡이지요. 학교 장학금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장학금을 받으면 학교의 레벨이 한레벨 높아집니다. 주립대 갈 사람이 MIT 갈 수 있지요. 학교 레벨이 높아지면 배우는 것도 높아지고, 졸업후 네트웍 효과도 좋아집니다.
>
>지금 국내에서 미국의 일류대에 유학하는 사람들은 거의 선경장학생, 방우영장학생, 국비장학생 등등이나 재벌 자녀들 외에는 없습니다. MBA 나 JD 의 경우는 남한의 상류층 자제들이지요. 더구나 재벌자녀들은 기부금 입학인 셈이지요.
>
>싱가폴의 경우 국가에서 장학금을 주기 때문에 능력에 비해 좋은 학교에 입학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엠아이티나 하바드에는 싱가폴 학생들이 상당히 많지요. 물론 그들은 대부분 또 싱가폴에서 좋은 대우를 해주기 때문에 아주 많이 돌아가지요. 그리고 참고로 우리나라는 NSF 자료에 의하면 귀국율이 이 가장 높은 나라군에 속합니다.
>
>그리고 거창한 국내과학기술발전도 물론 좋은 이야기지만 과학기술자분들에게 물어보세요. 유학가고 싶은 사람이 국내에 천명이 아니라 수만명이 될 것입니다. 학생만 가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예요. 오늘 저녁에 서울대에서 생물학으로 박사받고 자리가 없어서 액센추어 에서 일하는 사촌 여동생이 뉴욕 출장와서 만나는데 그 친구도 유학나오고 싶어해요. 박사도 유학나오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단 말입니다.
>
>더구나 그 300 억원이 유학자금이 안된다면 국내 연구소로 가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더구나 지금 구조의 돈 흐름이나 국내 연구소들의 경영관리체계로 볼 때  300 억원을 실제로 국내에 푼다고 해도 별로 제대로 쓰이지 않아요. 직접 공부할 사람들에게 주는 것이 장땡입니다.
>
>그리고 유학한 다음에 국내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일단 돌아가는 사람들이 통계적으로는 한국에 제일 많은 나라이고, 돌아가지 않는 사람들 역시 매우 큰 공헌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그리고 언제든지 필요하면 들어갈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대우와 장래성이 맞으면 말이지요.
>
>편협하게 세상을 보지 말고, 제대로 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 백수 ()

      김덕양님께 한표. 이번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좀더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공계 학부로 유학하지 않는 한, 매년 2-3만불이 드는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금 퍼다 버리는 짓이지요. MBA , JD 를 위한 돈이란 얘기가 정말 근거가 있나요?  이제 대통령이 나서서 노골적으로 이공계 분쇄작전을 하나 보군요. 적들이 최후의 발악을 하는 것으로 봅니다.

  • 사색자 ()

      그런데, MBA를 지원한다고 하면 일류급은 어느정도의 실무경력을 요구하지 않습니까? 이공계출신의 어느정도의 회사경력이 있는 분들을 선별한다는 의미인가요? 그러면, 어느쪽 회사실무경력(영업? 혹은 연구?)이 필요하며 몇년정도의 경력이 필요합니까? 그러면, 아무래도 경력이 제일 길 나이가 많은 이공계출신 실무자가 최우선적으로 발탁되겠습니까? 설마 회사경험도 없는 이공계인의 cross-over를 위해 지원하겠다는 것인가요?

  • 배성원 ()

      저도 소득에서 수백만원을 매년 원천징수 당하는 납세자의 한사람으로서, 이번 정책은 또하나의 졸속'이라고 밖에 정의되지 않는군요.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만, 다 생략하겠습니다. 단지 하나, 내 자식은 제대로 된 나라에서 살게 하고픈 이 맘, 이 묙구를 충족시켜줄 방향으로 정책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유학 지원이 어떤 식으로 국가에 도움이 되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거 안해도 현재 상황은 개인이 발악적으로 해외 유학에 목숨 걸도록 하는 상황입니다. 아니면 바보 취급 받고 십수년 공부가 말짱 헛고생 취급 받는 상황이 이미 왔거든요. 이미 외양간은 불타고 있습니다.

  • 백수 ()

      아무리 생각해도 자꾸 사람 바보 만드는 정책이란 결론입니다. 대통령 주변에서, 이 정권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이공계를 짓밟고 있는 적의 정체가 더욱 궁금해 지는 군요. 이런식으로 드러내놓고 한반도의 식민지화를 밀어붙이는 넘을 견제할 세력이 대통령의 주변에는 없다는 말입니까? 되도않은 빅딜, MBA 에게 희망을 안겨준 각종 경제 실책, 거기다 개업열풍을 몰고온 의료정책에 이르기 까지, 지식기반경제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이런 가증스러운 정책들로 민족의 정기를 흐리는 그넘들을 가려내야 합니다.

  • 맹성렬 ()

      차라리 국내 이공계 석박사들 지원에 더 중점을 두는 게 나은 듯. 제가  영국 문화원에서 장학금 받기 위해 인터뷰 할때 부원장으로부터 들은 말... 진짜 좋은 대학교에 갈 사람은 돈 지원안해 주어도 얼마든지 간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좋은 학교 갈 사람은 아예 지원 안해준다고....자기 돈 내고 좋은 학교나오면 그 몇십배의 수익이 보장된다는 논리였던 거 같은데..  말재주를 부려서 어찌어찌 돈을 받긴 했습니다만, 그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네요.

  • 정문식 ()

      백수님의 말씀에 1000% 공감합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제 직업이 이공계가 아니어서 이공계 내부의 문제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고 왈가왈부할 자격도 없습니다. 그런데, 왜 이공계뿐만 아니라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심지어 어린아이들까지) 어떻게든지 '유학'이란 이름 아래 버터 한 번 발라보려고 그렇게 발버둥을 칠까요? 시인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긴 하지만, 과연 그렇게 많은 유학 지망생 중에서 진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서, 좋아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 유학을 생각하는 사람은 몇 퍼센트나 되는지 묻고 싶습니다. 꼭 인생에서 성공하는 방법이 가방끈 늘리고, 유학 다녀오는 데만 있을까여? 저도 많은 사람들에게 이 문제에 대해서 물어보았지만, 속시원히 답해 주는

  • 정문식 ()

      이들은 아무도 없더군여... 다른 분야에 노력을 기울였으면, 뛰어난 '전문인'으로 인정받을 사람이, 부조리한 사회 여건과 센세이셔널리즘으로 인해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냉철한 자각 없이 '공부'에 목을 매는 현실도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이런 사태로 인해 본의 아닌 '헛똑똑이'들만 양산한 꼴이 되고 말았고, 오늘 이로 인한 비극적 상황을 똑똑히 목격하고 있는데도, 아무 고민 없이 오로지 '박사', '유학'에만 목을 매달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현실은 나날이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한편에는 '박사 실업자 수 만명'이라는 기사가 언론에 마른 오징어처럼 회자되고 있으면서도 또 한편에서는 '유학 러시'라는 기사가 역시 회자되는 쓰디쓴 모순을 어디서 해명해야 할 지

  • 정문식 ()

      모르겠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많은 분(백수님, 박상욱님, 소요유님, 배성원님, 김덕양님 등등...)들의 진지한 고민 부탁드립니다. 이공계를 비롯한 많은 전공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이, 원치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는 이른바 '공부'를 강요당하면서, 정작 공부에 자질과 의욕이 있는 이들이 버림받고 있는 이 기막힌 모순이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 백수 ()

      정문식님의 말씀대로 가방끈 길지 않아도 먹고 사는 사람들은 이제 좀 자중해주면 고맙겠지요. 그런데, 있는넘이 더한 법이라. 소위 '박사 실업자'로 가사에 전념하고 있다보니, 무엇보다 의욕이 사라져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실업은 사람을 여러가지로 힘들게 하는군요. 이러다가 다시 수능보는 사태가 벌어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수능준비하는 동기녀석이 자꾸 꼬시네요.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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