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생 수준에서 논문을 쓰는 건 장려할 만한 일입니다. 적어도 제가 있는 분야에선 유명한 학(술대)회(=conference)에 발표하는 학부생들 꽤 있습니다. (보통 '소속이 미국 top 5로 곧 바뀔거다'란 말이 덧붙는 게 보통이긴 하지만요.)

질문에 답변을 드리면,
1. 컨퍼런스에 논문을 제출하는 데에는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다만 논문이 수락되었을 때 등록비와 여행비가 들죠. 등록비는 컨퍼런스의 규모나 그 컨퍼런스를 지원해주는 학회(academic society)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600-$800 정도는 지불해야 할 겁니다. 논문 수락한 저자는 보통 학생 할인을 해주지 않아서 그 정도는 지불해야 합니다. 다만 좋은 컨퍼런스의 경우 논문 수락 후에 Student Travel Grant를 뽑습니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등록비의 상당 부분은 받을 수 있고 그 자체로도 명예죠.

지도교수님과 친한 젊은 교수님이 있다면 연구주제를 적절히 조정해서 그 젊은 교수님이 수행하는 과제에 연관되도록 하면 좋습니다. 그럼 그 과제에 학부생 연구원으로 참여할 수 있고, 등록비나 과제비를 지원받을 수도 있겠죠. 물론, 잘못하면 원하지 않는데도 그 연구실에 들어가는 직행티켓이 될 수는 있겠습니다.

2. 교수님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으나 꼼꼼히 봐주시는 분들은 글을 완전히 바꿔서 컨퍼런스에 내는 데 문제 없을 정도로 해주실 겁니다. 다만 보통은 교수님들께서 바쁘시니 그 정도로 해주진 않고요. 가이드라인을 교수님이 10% 해주시면 100% 해가지고 가야죠. 스스로 노력하면 됩니다. 연구 내용이 정말 재미있으면 글 좀 못 써도 붙여주죠.

3. 학부생 수준에서 논문을 내는 건 진로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유명한 컨퍼런스에 발표를 해서 어디 기사라도 실리지 않는 이상은요. 오히려 논문이 학부생이 썼다는 것만으로 평가절하될 가능성이 있을 겁니다. 취업의 경우엔 자신이 공모전 해봤다는 수준으로 자기소개서 풀어갈 거리를 만들었다는 걸로 만족하셔야 할 것이고요. 대학원 진학의 경우 교수님이나 분야에 따라 긍정적으로 볼 부분은 많습니다. 다만 직접적으로 대학원 진학에 영향을 미치시고 싶다면 컨퍼런스 발표가 아닌 SCI급 학술지에 논문을 출판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 좋습니다. 내년 졸업 예정이면 현실적으로 쉽진 않겠지만요.

  도전은 아름다운 겁니다.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