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상대적 가치 - 소요유

글쓴이
scieng
등록일
2004-12-30 17:00
조회
7,896회
추천
30건
댓글
0건
제목은 좀 그럴듯한데 내용은 좀 꿀꿀한 내용입니다.



지난 주말 전 '아주 중요한 약속'을 저버리고 '공무원'들 몇과 반공적인 여행을 하게되었습니다. 자주 느끼는 거지만 공무원들 '예절'과 '예우'는 끝내주더군요.

제가 동행한 분들이 정통부쪽 3급, 4급, 5급 등 나이로는 30대~40대 기술직 공무원들이었습니다. 대부분은 이공계통 전공자로 기술고시 출신들이었습니다.  이차저차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공계 기피 문제를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그중에 기술고시로 1980년대 초반 (81년인가 82년인가)에 공무원길에 들어선 3급 부이사관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 분 이야기는 현란한 논리나 그런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지극히 개인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런데도 뭔가 울컥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참여정부 들어 기술직 공무원들에게 주는 기술수당 (용어가 맞는지 모르겠어요)을 100% 올렸답니다. 아마 기술수당 100% 올린 것 두고 참여정부의 이공계 우대정책이 실현되었다고 선전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뭐 안올린 것보다 낫지만 말입니다. 이들에게는 100%라는 것이 중요하겠죠.

이 기술고시 출신  부이사관이 기억하기로 1980년대 초 자기의 초봉이 16만 몇천원이었다고 하더군요. 그중에  기술수당이 '무려' 2만5천원 이었답니다. 즉 당시에 기술직이 행정직에 비하여 15% 높은 봉급을 받았답니다. 이 기술수당이 그후 2000년대 초반까지 사무관 초봉이 10배로 뛸 때까지 '그대로' 2만 5천원이었답니다. 그러니까 대한민국 정부가 생각하는 과학기술의 상대가치는 적어도 1/10으로 줄었다는 이야기겠지요.

이러한 수치는 단순한  수당의 문제는 아닐테고 결국 철학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생각됩니다. 일시적으로 1980년대 수준으로는 올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노력은 필요하겠지요. 노력이라는 것이 결국 철학의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자위해 봅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속에  행정직, 기술직, 연구직의 봉급차이가 없어지는 현실 바라다 본 저나 지난 20년간 자신의 전문성에 대한 평가가 1/10로 줄어드는 것을 바라다 본 그 부이사관이나 착잡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공계 살리기를 위하여 정부가 최우선으로 해야할 일이 정부조직내에서 전문성에 대한 보상 방안을 강구하여 시행하는 일일 것입니다. 


 
 

 
 
박상욱 (2004-07-05 11:36:05) 
 
백만표! 
 
 
 
과학사랑 (2004-07-05 13:24:04) 
 
과학기술인의 가치 공무원의 80-90%이지요.

글쎄 과학기술의 가치는
과학기술부 공무원을 포함한 공무원의 급여가
출연연구소 연구원의 급여보다 높다는 것으로 척도를 삼아야 하지요.

공무원들은 수당, 저축액 등을 다 제외하고 급여를 따지면서
출연연 연구원은 PBS라서 다 노출된 상태로
퇴직급여 충당금까지 포함하여 급여를 따지고 있으니............

공무원의 논리는 간단하더군요.
지네들을 우리가 돈 주는데, 우리보다 많이 받으면
안되지라는 사고가 박혀있습니다.

과학기술인의 가치 공무원의 80-90%입니다.

과학사랑.
 
 
 
 
배성원 (2004-07-06 09:56:13) 
 
뭔가....관료들과 한가지의 인식이 공유될 가능성은 있군요. '이공계 찬밥'.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작으나마 모여서 한탄이든 뭐든 한다고 하지만 관료사회내에서는 이런 움직임조차도 아예 없는것 같습니다. 이미 체념모드에 들어간걸까요? 아님... '동화'되어 그런 상태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 걸까요?
요즘 혼탁한 국가 과학기술 정책들을 가만히 보면... 그 정책라인상의 관료들이 그래도 게중 기술관료가 많이 포진한 라인 일텐데 말입니다.
남녀차별도 여자가 더하고... 시집살이도 해본 사람이 더 잘 시킨답니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이공계인 찬밥'을 그들이 당해서 역시 마찬가지로 여과없이 현장의 연구자에게 그대로 또는 증폭해서 전달되는거 아닌지 .....
기술공무원이 자신들의 기술의 가치를 찾아내지 못하는 것과 각급 정출연에서 연구직이나 행정직의 급여체계가 같아져 버린다든지.... 모두 어쩌면 '기술과 연구'의 가치를 부정한다는 공통선상에 있는거 같습니다. 
 
 
 
과학사랑 (2004-07-06 13:12:53) 
 
kist 설립당시가 그립다는
선배들의 얘기가 전설처럼 드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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