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리스

글쓴이
dano
등록일
2004-09-18 08:52
조회
5,209회
추천
3건
댓글
2건
솔라리스라는 영화는 최근에 스티븐 소더버그의 영화로 다시 보게된 영화입니다. 나이를 먹어서 다른 사람의 작품으로 보니 과거에는 그냥 놓쳐버린 것들을 다시 보게 되고, 더 많은 생각들의 가지를 치게했던 영화인것 같습니다.

** 대강의 줄거리

1971년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작품 솔라리스는 폴란드의 SF작가 렘의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이다. 이 작품은 2002년 스트븐 소더버그 감독에 의하여 다시 영화화 되었다.

심리학자요 정신과 의사인 주인공은 솔라리스라는 행성으로 연구를 떠난 친구로부터 도와달라는 호출을 받는다. 도착한 날 주인공은 거주하는 사람들에게서 이상한 느낌을 받게 되고, 잠을 자지 말라는 충고를 듣는다. 그날 밤 잠이든 주인공은 잠자리 앞에 누군가 잠을 자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되고 깨어보니 10년 전 말다툼 끝에 자살한 아내였다. 잠이들게 되면 승무원들이 "손님"이라고 부르는 과거의 사람들(아내, 자식, 형제, 그들 자신에 이르기 까지...)에 그들이 애정과 아픔을 동시에 느끼던 사람들이 찾아오게되는 것이다.
아내와의 대화를 통해 다시 아내를 잃을 수 없음을 깨달은 주인공은 아내와 같이 지구로 귀환하려 하지만 승무원들이 반대하고, 아내는 자신이 거할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제거(?)당한다.
지구로 귀환하려던 주인공은 지구에는 자신과 기억을 함께할 아무도 없다는 것을 느끼고 솔라리스를 향하여 추락하는 연구선에 남는다. 잠시 혼란 후 눈을 떠보니 아내와 함께 있는 자신을 다시 발견한다.

** 두가지 관점

첫째, 개인적으로,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대충 일치하게 되는 이 영화가 주는 메세지는 "가족"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아픔 인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 연구선에서 승무원에게 나타나는 손님들이란 승무원들이 가장 사랑했으며, 또한 가장 미워했던 사람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즉, "가족", 그리고 "자기 자신"인 것입니다. 실제로 그냥 인생에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어떠한 아픔의 기억이 되지 않는것 같습니다, 물론 항상 예외는 있습니다, 대부분 잊혀지거나 단순히 사라져 버리곤 합니다. 그러나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항상 괴로움과 아픔의 주인공이 되는 것입니다.
WEB이라는 공간의 익명성 때문일까. 말을 툭툭 던지고 받아치는데만 익숙해져버린 사람으로서 상처준다는 말의 의미를 얼마나 내 자신이 잘 깨닫고 있을까 한번 반문해 보았습니다. 현실에서 마저 그런 습관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두려운 마음도 들더군요. 부모님께, 그리고 아내와 딸(어리니까 제외할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만...)에게 상처준 말들이 머리속이 가득히 떠오르더군요. 그것들이 그들의 마음속에서 얼마나 많이 지워 질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 사람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그런 가슴아픔 기억이 될까요?

두번째, 대부분의 SF영화는 현란한 비주얼을 바탕으로 있을법도 하나 그러나 있을 수 없는 화면과 이야기를 풀어주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그냥 약간은 어둡지만 깔끔하게 정리된 집에서 별다른 자동 장치(??)의 도움 없이 요리를 하고, 걷고, 비를 맞고, 뛰어서 버스(?)를 탑니다. 우주에서의 모습 또한 별다른 것이 없고, 그냥 지금보다 외장이 깔끔하고(모던하다고 해야 하나?)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정도... 아! 하나더 힉스, 보손 이런말이 좀 나온다는 것 뿐입니다. 이말은 영화 감독이 단지 SF라는 감수성만을 빌려왔을 뿐이라는 것을 전적으로 나타 내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SF가 아니었으면 환타지 장르로 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요. 그러나 환타지 보다는 SF가 더 절제된 감성을 지닐 수가 있었기 때문에 SF를 선택한 것을 것이고....

영화에서 SF적 감수성은 두가지로 나타납니다. 하나는 있을 법한 것과 허무맹랑한 것입니다. 현세를 사는 사람들의 과학 기술에 대한 감수성도 동일 한 것이 아닐까요? TV는 당연히 잘 나와야 하고, 헨펀은 잘터저서 사용자에게 기쁨을 주어야 하고, 자동차는 잘 굴러야 하고, 당연히 미래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러나 이놈의 그밖의 현실 사회는 그렇지 못합니다. 오로지 당연한 것이라고는 과학 기술 뿐입니다, 정치, 법, 사회 어느것도 당연하고, 룰에의하여 굴러가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과학기술인은 그렇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당연하다고 느끼는 순간 우리는 단지 서로를 소비하는 타인일 뿐입니다. 당연한 것이 아니라, 과학 기술인의 땀이요, 희생이고, 수많은 지식의 우연이 아닌 필연적인 결합인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단지 과학 기술을 누리는 일에 투자하여 기쁨을 느끼지만 , 세상의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느끼는 수많은 부분들을 이루어가고, 서로의 부분들을 흐믓함으로 그리고 존경의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힘내셨으면 합니다.

  • 박상균 ()

      7년전에 이것 읽고 정말 SF 도 아름다울 수 있구나 싶었었습니다. 글 쓰신 분하고는 다른것을 느꼈었지만요. 영화로 있다는건 처음 알았네요 꼭 봐야겠습니다. 이벤트 호라이즌 보면서 솔라리스 생각이 많이 났었던 기억이 나네요.

  • 정의근 ()

      죄송. SUN Solaris 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는.. T_T

목록


책/영화/SF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299 [리처드 칼슨] 우리는 사소한것에 목숨을 건다. 댓글 2 김영민 11-24 5208 8
298 [Humor] 외국인들이 본 대한민국 Simon 11-20 4903 11
297 [펀글에 펀글] 황당하고도 웃음넘치는.... 댓글 1 가마솥 11-19 3989 9
296 류비세프 책 샀어요.. 김영민 11-18 5341 68
295 선택에 대한 생각...[본성과양육]을 읽고 댓글 1 dano 11-05 5466 7
294 [책] Basic Electricity, Van Valkenburgh andysheep 11-05 4404 6
293 [책 & 인물] 전혜린 댓글 1 Simon 10-31 8556 5
292 [유머] 굳이! 관습헌법인 이유 november 10-25 4281 5
291 [유머] *** 성매매 원하시는 분 연락 주세요 *** 댓글 4 Simon 10-17 4936 6
290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세프 mhkim 10-16 4756 6
289 제임스 카메론의 어비스에서..... 댓글 2 김형우 10-04 4903 6
288 [퍼온글]한국의 천재들 댓글 1 NPS 09-29 5806 7
287 혹시..기술영업에 대한..책이나 자료를.. 박태영 09-29 4714 4
286 Feynman Lectures on Physics가 번역되었군요. 댓글 1 이승철 09-21 5093 2
285 나는 매일 숲으로 출근한다 - 저자 : 남효창 - 수험생 09-20 4138 3
열람중 솔라리스 댓글 2 dano 09-18 5210 3
283 남자의 고민 댓글 1 김선영 09-16 4488 0
282 대박났다~~~ 댓글 1 Simon 09-02 4564 0
281 mathematical modeling 관련 책 추천 부탁드려요. xantera 08-15 4383 1
280 지옥으로 간 엔지니어 댓글 3 사색자 08-14 5532 0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