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열 지망 고등학생의 고민

글쓴이
공원
등록일
2003-06-29 21:0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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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건
현재 과학고 2학년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제 카이스트 입시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내신도 잘 해왔고 텝스(올해부터 카이스트 입시가 토플에서 텝스로 바뀌었어요)도 잘 나오는 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동안은 '나는 꼭 열심히 공부해서 우리나라를 빛내는 멋진 과학자가 되겠다' 라는 생각으로 과학고에 입학했기 때문에 의대에 대한 준비는 그동안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흔들립니다.

학교 전체적으로 입시철이 되면서 이공계에 대한 암울한 얘기만으로 기숙사에서 친구들끼리 밤을 새우곤 합니다.

많은 방법을 통해 진로를 검색해 보았고 그 결과 정말 과학자로는 길이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친구(의대지망생)와 이런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귀여운 강아지를 보며) 나 : 이야 저 강아지 정말 귀엽다!

친구 : 아, 저 강아지 xx종인데 되게 비싸

나 : 얼마나 하는데?

친구 : 한,,육칠십?

나 :  정말? 너무 비싸다 그치만 너무 너무 키우고 싶은데..

친구 : 내가 나중에 의사되면 하나 사줄께. 육개월치 사료하고..
 (저희 학교 친구들 아버지가 의사인 애들이 상당히 많은데 평균적으로 한달에 2000정도 번다고 통계가 나와서 저희 학교 애들은 의사=2000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 : 음... 나도 의사할래.
 (포스트닥터 연봉이 2000이라고 저희학교에 알려져 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결국 의대쪽으로 점점 기울고 있습니다.

정말로 애들이 말하는것 처럼 이공대의 앞날은 이토록 암울한 건가요?

저는 한가지 조건을 달았습니다.

카이스트 원서접수일 전까지 이공계를 가서 뭔가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떠오르면 접수를 하겠다고.

적성, 흥미, 이런것은 아무도 모른다는 전제를 두었습니다.

나의 적성이 연구원인지 의사인지 솔직히 어떻게 알겠습니까? 이제 겨우 고등학생인데.

단지 일의 보람과 가치에 비중을 둔다면 연구원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애들은 이공계 진학을 해서 MBA를 한다는 애들도 있고 어떤애들은 교수를 한다는 애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원을 한다는 애들은 없습니다.

사실이 아닐지 모르지만 적은 연봉과 짧은 정년과 (길어야 45라는데 정말인지요?) 매일밤 집에 가기 힘든 세븐일레븐이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실이 아닐지 모르지만 저희 학교 애들은 모두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원이 되는것도 상당히 힘들다고 알고 있습니다.

MBA는 너무너무 경쟁이 치열하고 교수는 빽이 있거나 운이 좋거나 혹은 정말 우리나라에서 열손가락 안에 드는 천재가 아니면 불가능 하다고 들었습니다. (정말인지요?)

이 모든것 보다 차라리 수능공부를 해서 의사가 되는것이 훨씬 쉬울것이라고들 말하고 저도 그말에는 동감합니다.

또한 의대에 입학하면 그 이후부터는 마치 배에 탄것 처럼 목적지인 의사가 거의 대부분 된다는 말에도 동감합니다. 단지 배 안에서 누가 선장이고 누가 노동자가 되느냐는 예과 학점에 따라 갈린다지만요.

그리고 앞으로 100년동안은 의사만큼은 절대 기피직업이 되지 않는다는 말에도 동의합니다.

정말 너무너무 고민스럽습니다.

여러사람들에게 물어보았지만 잘 모르겠다, 네 적성을 찾아가라 는 대답 뿐이었습니다. (제 적성이 뭔지 이제 고등학생밖에 안된 제가 어떻게 압니까?)

이공계 대학을 가면 도대체 어떤 가능한 진로가 있는지

알고싶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안녕히 계세요.

  • what? ()

      의사가 앞으로도 계속 잘나갈거란건(지금보단 약간 못해도) 이미 익히 잘알고 계신거 같네요. 뭐 그건 설명 안드려도 되겠고.연구원 생활이야 얼마나 비참한지 아실거고..MBA는 거의 매리트 없구요, 교수는 자기가 정말 특출난 리서치 성과를 보이거나 빽이 있거나 아니면 지금은 거의 포화 상태라 좀 힘듭니다

  • what? ()

      근데 제작년 정도만 해도 과고 친구들 얘기 들어보면 저렇진않았는데 요새 고등학생들은 정말 정보력이 빠르군요. 역시 인터넷의 발전이 의대광풍에도 역활을 한듯...

  • what? ()

      의사가 되기 싫으시다면 개인적으로 추천해드리는건 이공계출신 변호사,회계사등으로 자신을 특화하는게 어떨까 하네요. 물론 어렵겠지만... 저는 이선택을 했습니다...ㅡ.ㅡ

  • 겨울나그네 ()

      의대..전공 살려서 열심히 일하면 답이 나오는 몇안되는 직업중에 하나인것 같습니다.

  • digitalkarma ()

      MBA는 사실 S전자와 같은 기업에서의 직장경력과 돈만 있으면 가능하구요, 자신의 실력이 된다면 서머인턴때 외국계 컨설팅 펌에 조인할 수 있기때문에 충분히 메리트는 있습니다.  물론 1년에 억씩 쏟아부으면서 갈만한 것인가하는 문제는 분명 있죠. 회계사도 작년부터 인원을 대폭 늘려버렸기때문에 수습 회계사가 엄청나게 늘었고 따라서 앞으로 비전은 밝지않습니다. KAIST에 들어와서 무슨 전공을 택하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자신의 적성에도 맞지않는 피냄새를 맡아가며 일을 하느니, 차라리 기업을 하나 성공시키는게 더 낫지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물론 의사가 적성에 맞으신다면 그것도 좋은 길이 될수 있겠지요.

  • digitalkarma ()

      아.. 물론 기업하나 성공시키는 것도 매우 어렵지요 -_-a 그리고 전공과 적성 문제에 대해서 scieng가 길라잡이를 좀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솔직히 고등학교에서 진로교육따위가 없기때문에 scieng가 이런 자료를 준비해보는건 어떨까 싶습니다.

  • 공돌이 ()

      '과학기술정책'란의 '이건희 천재론'을 참조하세요 기껏 이공계 석박사해야 요즘은 대부분 삼성같은 기업연구소입니다. 이런데 갈래느니 의대 아니... 약대라도 가시기를.. 뼈빠지게 고생고생하고 스트레스 받다가 40대면 짤립니다.

  • 배성원 ()

      요즘 그래도 부지런한 학생들은 다들 정보력이 막강하군요. 걱정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이공계 각 전공분야에서 박사학위까지 하는 루트를 좀 자세히 르뽀 형식으로 준비하는거.... 고등학생들에게 인기 있겠군요.

  • 준형 ()

      르뽀 형식이라, 재미있겠는걸요?

  • 배성원 ()

      그리고...뭐 꼭 의사가 피를 보는 직업이라는 생각은 안 하는것이 옳겠습니다. 의사적성과 '피'이야기는 더더욱 잘 연관이 안됩니다. 의대를 배제한 이유가 그거라면 다시 제고하시기 바랍니다. 의사와 피....공대와 카센터 만큼의 연관은 있겠지요.

  • 이민주 ()

      정 과학기술  하고싶으면 유학갈 준비를 하십시오..

  • 이민주 ()

      그리고 의사하는것보다 중소기업이나 벤처 하나 만들기가 훨씬더 어려운것은 다들 아실테지요. 망망대해의 세계경쟁무대에서 아무런 보조장비 없이 파도와 싸우는것과..... 풀장에서 헤염치는것과의 차이..음..

  • 응물이 ()

      같이한의대를 가자고 약속한친구가있었습니다-_-; 그치만 저는 소신을 가지고 이공계로 왔고 그 친구는 한의대로 갔습니다. 꿈이 건축가인친구였는데;; 지금 공부 하는게 너무 재미없어서 죽을려고 합니다;; 반면에 저는 공부하는게 잼나 죽겠슴다;;;(그렇다고 아주열심히 하는건 아니지만요^^;) 그치만 10년후면 상황이 역전되겠죠? 친구는 돈많이 벌고 안정되있겠고;;;-_- 제 미래는 불안;; 요즘들어 사는게 이렇게 힘든건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하하 아무튼 어느게 옳은 선택일지는 모르겠지만요..하고 싶은거 하면 살맛은 납니다 ㅋㅋ화팅~

  • 이재혁 ()

      당연히 의대죠..의대못가면 약대래도 가세요...공대오면  X되요..저때도 이런정보만 있었어도 공대 죽어도 안오죠..대학안가면 안갔지..

  • ~~ ()

      어디서 주워들었는데..2005년에 의료개방된다는 사실이 맞는지요..??

  • 2bgooroo ()

      의료개방되도 마찮가지... 이공기술은 개방 안되나? 국산소프트웨어가 몇종류나 시장을 장악했누? 국산OS가 있나? 고부가가치 네트워크 장비 국산 있쑤? 싸구려 ADSL모뎀이나 만들겠찌

  • song ()

      공대가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면 얼마나 좋습니까? 결혼 할때 집에서 보태주지 않으면, 돈이 조금 모잘라서 여자친구한테 구박도 받고 정말 좋습니다. 또한 장모 되시분한테도 우리딸을 달랑 연봉 얼마인 저런 넘한테 줄려니 아깝다는 말도 들을 겁니다. 장모님은 사위될 사람이 훌륭한 과학자이고 논문을 몇편냈으며 하는 것에는 별루 관심이 없습니다.

  • song ()

      내가 장모님 입장이라도 사위가 무슨 직업을 가진 것은 별루 관심없고 딸내미 잘 먹여 살릴 수 있는 능력과 재력이 있는가를 보겠습니다. 물론 사람 됨됨이가 가장 중요하지만은.. .. 

  • replay ()

      요즘 고등학생들은 정말 정보력이 대단한것 같군요. 저는 이런고민을 대학와서 하기시작했는데.. 싸이엔지가 벌써 이공계 지망 고등학생들에게 널리 알려져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 what? ()

      싸이엔지는 별로 알려지지않았고. 오르비라는 자칭 '최상위권 학생들의 정보공유소' 의 영향이 큽니다. 지금은 거의 '상위권들의 의치한,법대 가기' 로 바뀐듯

  • 벌써1년 ()

      뭐가 옳은지는 모릅니다. 선택은 언제자 자신의 몫임돠. 님은 실력있으니까 한번 관심있는데로 도전해보심이. 전문연구요원보다는 의대졸업하고 군의관이 훨 나은 것 같군요.

  • HL7534 ()

      편하게 살려면 의대가세요....아우 수능 쫌만 잘봤으면....

  • 석용… ()

      의대 하세요.

  • Steinmetz ()

      공부 잘하시는 과학고 생이십니까? 서울대 법대 가십시오. '이과 적성'을 성급히 단정하지 마십시오. 제 말 들으면 10년 뒤에 저한테 고마워 할 겁니다.

  • Steinmetz ()

      제가 과학고 나왔다고 밝히면 제 말에 신뢰가 더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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