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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윤정우
- 등록일
- 2004-07-2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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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진단] 시스템보다 뇌부터 바꿔라
2004년07월19일 18:04
일본 자동차기업 도요타를 20여 년 간 연구했다는 제프리 라이커 미국 미시간 대 교수는 '시스템'에 관한 한 한마디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라이커 교수는 '도요타 방식(The Toyota Way)'이라는 저술을 통해 도요타를 초 일류기업으로 키운 혁명적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낱낱이 분해했다.
하지만 역설 적이게도 그가 복잡하고 두꺼운 책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도요타의 첨 단 시스템이 아니라 바로 바닥에 깔려 있는 도요타의 정신과 철학이었다.
이 책을 번역한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의 설명이 재미있다.
"도요타를 시스템으로 이해하려 한다면 매우 멍청한 짓이다.
도요타가 위대한 것은 바로 현재의 시스템을 깨뜨리려는 철학에 있다.
그래서 도요타의 적은 미 국의 자동차 빅3가 아니고 바로 오늘의 도요타다.
" 뭔가 문제가 나타날 때마다 한국 공무원들이 매우 좋아하는 말은 "시스템을 고 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마치 지나간 과오들은 대부분 시스템이 고장난 탓이고 , 시스템만 고치면 모든 일이 잘 돌아갈 것만 같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를 뒷걸음질하게 만드는 요인들을 냉정하게 따져보라. 정말로 시스템이 문제인지, 아니면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 람의 뇌(腦)가 문제인지를. 예컨대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한국에서 핵심 기관들의 정보가 중국 해커들 의 삼류급 손장난에 뻥뻥 뚫리는 것은 시스템의 문제였을까. 국내 해커 출신 전문가는 "보안 프로그램을 잘 갖춰놓아도 보안의식이 없으면 해킹을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발상의 전환이 앞서지 않는 시스템은 공허한 껍데기에 불과하다.
최근 언론에 오르내린 일만 보더라도 외교부의 김선일 씨 피랍사건 대응, 금감 위의 반복되는 카드 부실 감독과 감사원의 이상한 특별감사, 중기청이 40년 넘 게 방치해온 단체수의계약 폐해 등은 시스템이 아닌 생각의 부재(不在)가 원인 이라고 봐야 한다.
더욱이 밉든 곱든 야당을 이끄는 여성 대표를 홀랑 벗겨놓은 변태 네티즌의 작 품을 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려놓는 청와대 관계자들, 북방한계선을 넘어온 게 북한 선박이란 얘긴지 중국 어선이란 얘긴지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도 혼선을 빚는 군 관계자들, 자기가 목줄을 쥐고 있던 금융회사에서 자문료를 받는 장관 급 인사들, 해당 기업에선 별로 필요도 없다는 규제를 풀어놓고 보도내용이 마 음에 안든다고 제소했다가 망신을 사는 건교부 관리들도 마찬가지다.
시스템은 분명 중요한 요소지만 시스템이 일하게 만들려면 먼저 생각을 바꿔야 한다.
지금 추락해가는 한국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에도 복잡한 로드맵이나 제 도 개선보다는 정부의 진지한 상황 인식, 기업인의 투명한 경영자세, 근로자들 의 마음가짐 같은 정신적ㆍ철학적 요소가 훨씬 더 중요하고 시급해 보인다.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으며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직을 물러난 잭 웰치는 한 대학 강연에서 관리자를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설명한 적이 있다.
첫째 스마트(smart)하면서 실적(performance)도 뛰어난 사람, 둘째 스마트하지 만 실적은 뛰어나지 않은 사람, 셋째 스마트하지는 않은데 실적만 뛰어난 사람 , 넷째 스마트하지도 않고 실적도 형편없는 사람이다.
웰치는 관리자들에 대한 유형별 대응방안을 이렇게 설명했다.
"첫 번째 유형은 당연히 더 많은 권한을 줘야 한다.
두 번째 유형도 단지 운이 없었을 가능성이 있으니 몇 차례 더 기회를 주는 게 옳다.
" 다소 이해가 안가지만 웰치가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꼽은 것은 세 번째 유형이었다.
스마트하지 않은데 실적만 뛰어난 관리자의 경우 부하직원의 공을 가로채거나 착취하면서 조직 분위기를 해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유형에 대응하는 방안도 아주 쉽다고 했다.
왜냐하면 그냥 해고하면 되니까. 만약 한국 관료들을 이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면 국민들이 느끼기에 어떤 유 형이 가장 많을까. 혹시 한국엔 능력도 실적도 형편없으면서 철밥통을 자랑하는 공무원이 너무 많 은데 웰치는 정말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고 느끼지는 않을까. 설령 100조원이 든다 해도 지금부터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건 행정수 도 이전이 아니라 이런 공무원들의 뇌부터 바꾸는 일이다.
<이동주 중소기업부장 jamesbond@mk.co.kr>
다른 사람들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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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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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바꿀 뇌조차도 없다는 '무뇌'라는 말이 있지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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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연3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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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이 아닌 생각의 부재가 원인이다...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덧붙이자면, 잘 만들어진 시스템(제도)에 맞출려면 혹은 따라갈려면 생각도 점점 아주 점점 바뀌어 지지 않을련지여.물론 생각이 바뀌면 제도는 금방 개선될 거지만, 수십년간의 기득권 논리와 해온 습관을 금새 바꾸기는 힘들것입니다. 아주 특별한 조직이 아니구서여... 바로 이 조직이 도요타군여^^ -
황인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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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우리나라 공무원들 보면 시스템이 그런 사고를 가진 사람을 양성해내는거 같다는 생각도 들던데... 닭이 1뷁이냐 알이 1뷁이냐 모 그런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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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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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무뇌' 원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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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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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3번째 유형이 가장 우리사회의 웃자리를 가지고 있죠... 이건 dog판입니다. 정부가 바뀔려면 3급이상 모조리 잘라버리고 다시 차라리 외국에서 수입하는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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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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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설을 대충 읽으면서 문득 왜 굳이 GE의 잭월치의 관리자론을 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한국 고유의 똑부, 똑게, 멍부, 멍게 론이 잭웰치에서 나온것일까라는 의문과 함께요. 그렇지 않다면 이미 한국에도 기업내 관리자를 분류하는 훌륭한 경영철학이 이미 존재했다는 건데... 단지 실천을 하느냐 안하나느냐의 차이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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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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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분님들의 글, 잘 보았습니다. 적당한 기회에 저의 의견을 올리겠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는 만67세로, 625때 부친의 납북으로 7남매의 요즘 말하는 소년가장이 되어, 가정교사노릇을 하면서 대학까지 마쳤고, 저희 7남매도 모두 대학까지 고학으로 마쳤습니다. 윗분들과는 너무나 많은 세대차가 있을지 모르나, 서로 멋진 대화를 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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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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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의 젝웰치 회장이 CEO Exchange에 나왔을때.. 그가 하는 말들은 마치 scieng를 대변하는듯 하였습니다.
실용적이고 합리적이고..적극적이더군요.. 그런데 왜 저런 사람들이 젝웰치가 쓴 책을 보면 저런생각을 하게 되는건지..
잘 이해가 안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