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정운찬/서울大 폐지논쟁 중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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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p
등록일
2004-06-1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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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는 지금 도약을 위한 몸살을 심하게 앓고 있습니다. 양적 팽창에서 질적 성숙으로의 전환, 사회영역 전반에 걸친 민주역량의 제고, 국제경쟁력의 강화, 효율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등 엄청난 패러다임 변화를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개혁의 열쇠는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담당할 인적 자원 양성에서 찾아야 합니다. 결국 창의력과 함께 폭넓은 식견을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혁신은 국가의 장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서울대는 최근 이러한 교육혁신을 구체화하려고 학사구조를 바꾸고 있습니다.

▼정원축소등 뼈깎는 자기혁신중▼


서울대는 지난 2년간 교육과 연구의 내실을 다지기 위하여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몇 가지 예만 들겠습니다. 학생을 다양하게 뽑기 위한 ‘지역균형선발제’를 이번 가을부터 시행합니다. 글쓰기 말하기 토론 훈련과 핵심 교양강좌를 통해 기초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의 내실을 기하기 위하여 2005학년도부터 학사과정 한 학년 입학정원을 3850명에서 3225명으로 625명이나 줄이는 자기혁신의 고통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서울대 폐지론, 국립대학 평준화론 등 대학 밖으로부터의 바람이 거셉니다. 저는 오늘 서울대가 그리는 학사구조의 미래상을 소개하면서 아무런 국가적 실익이 없는 저간의 논쟁을 중단할 것을 제의합니다.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국가경쟁력 강화에 온 힘을 쏟아도 모자랄 시점에 최근의 논쟁은 소모적일 따름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입학정원 축소는 그 자체가 기초교육 강화와 양질의 교육환경을 위한 최선책이라는 판단에서 추진됐습니다. 또 정원 조정은 학사구조 선진화의 첫걸음일 뿐 아니라 사회통합에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앞으로 추진될 서울대 학사구조 개선의 원칙과 방향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첫째, 초기에는 교육단위, 그리고 여건이 성숙되면 모집단위로서의 학부대학(university college)의 설치입니다. 학부대학 체제는 기초교양교육과 전공교육을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고급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데 적합한 제도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초학문의 발전과 이를 발판으로 한 응용 또는 종합학문의 동반적 발전의 토대가 될 것입니다. 학부대학과 함께 전문영역에서 활동할 인재를 양성하는 기존의 단과대학들이 서울대의 학사과정을 구성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 고급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전문대학원의 설립입니다. 현재 법학전문대학원(law school)의 도입을 천명한 단계에 있습니다만 사법개혁안이 구체화되면 뒤를 이어 출범할 것입니다. 이 밖에도 학사과정교육의 기초 위에 고도의 전문지식을 쌓아야 하는 분야들이 발전적 개편을 통해 전문대학원으로 정착될 것입니다. 이는 고등교육의 정상화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물론 전문대학원 체제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과정이 필요합니다. 서울대는 전문대학원 도입에 필요한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셋째, 학문후속세대 양성을 담당하는 일반대학원의 강화입니다. 서울대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는 공공재적 성격을 갖는 지식의 창출입니다. 이러한 기능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학문에 매진하는 학문후속세대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국가발전 차원서 각계 협조해야▼


서울대가 세계 최일류 수준의 교육과 연구의 전당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제시한 학사구조개선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개선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서울대 구성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와 사회의 협조가 절실히 요구됩니다. 국가 발전의 차원에서 서울대 미래상에 대해 관심을 보여주시고 각종 지원을 아끼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

동아일보.

  • korn ()

      휴~~..정운찬 총장님께서는 결국 서울대라는 간판메리트를 포기하실 생각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

    저또한 서울대 폐지는 반대하지만 대학평준화에 반대하는 총장님의 모습은 결국 기득권 수호로 밖에 비추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대학평준화는 정운찬 총장님께서 생각하시는 것처럼 경쟁을 없애고 발전을 저해하는 하향평준화로 향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철저히 개개인의 능력중심사회로 나가자는 것입니다.

    대학평준화를 반대하시는 분들 중에서 서울대생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그래서 실력을 키워서 서울대에 입학을 했고 따라서 그렇게 쟁취한 권리는 보장되어야 한다고 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서울대생들이 입학성적면에서 능력면에서 우수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타대학의 학생들이 대학4년동안 서울대졸업생들과 동등한 정도의 실력을 키웠을 경우에도 입학한 출신학교로 인해서 그 능력이 폄하되거나 혹은 인정조차 받지 못한다는데 있는 것입니다.

    진정 정운찬 총장님께서 경쟁력을 원하신다면 철저히 다른 요소는 배제하고 능력으로만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서울대는 정부로부터 다른 대학에 비해 월등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서울대가 유독 다른 대학들에 비해 이런 지원을 받는 것은 분명 형평성이라는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지원은 서울대특별법을 기반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스스로 이런 기득권의 포기,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정운찬 총장님께
    기대한다면 제 꿈이 너무 큰것일까요?

  • korn ()

      정운찬 총장님께서 이 글을 보실리는 없겠지만 국민 여론은 이미
    대학평준화를 원하고 있습니다.(서울대 폐지는 반대하는 여론이
    더 높습니다.)

    한국이 진정한 민주공화국이라면 공화국 구성원들의 판단에 따라
    공화국이 움직이는 것이 올바른 일일 것입니다.

    (이 글을 보는 과학기술인연합 회원분들께서도 모두는 아니지만 상당수가 제 의견에 동감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화국은 표먼적으로는 특정 엘리트가 이끄는 것으로 보이지만 근원적으로는 결국 구성원들의 의향에 따라 움직여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작게는 시위에서 크게는 혁명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런 유감스러운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기득권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르 기대합니다.

  • David ()

      만약 Cambridge나 Oxford 혹은 Harvard대학을 폐지하거나, 다른 대학들과 평준화하자고 한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네요~ 학벌주의는 당연히 없어져야 하는 것이지만(이미 이공계에서는 없어지고 있지만) 그때문에 대학을 없앤다면 더욱 어리석은 행동이 될 것 같습니다.

  • korn ()

      저도 특정 대학 폐지에는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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