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자 이미지가 이래서야

글쓴이
호호호
등록일
2004-06-1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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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의 과학기술비전]

일반인들이 과학기술자를 생각할 때 어떤 모습을 떠올릴까. 언론매체에 표현된 모습을 더듬어 보자.

장면1-2004년 2월 인간줄기세포 배양성과를 발표하면서 세계적 관심을 끓었던 황우석 박사(사진 왼쪽)의 연구철학은 "하늘을 감동시키자!"라는 말이었다고 한다.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로 하늘을 감동시키면 길이 열린다는 말.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서 명상으로 아침을 열고, 학교에 간다는 그 분의 일상 역시 훌륭하다. 50이 넘은 나이에 아파트 전세를 살고 있다는 것이 알려져 여러 반응을 불러왔다.

장면2-경상대학교 박사과정 학생으로 논문이 생명과학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과학전문 학술지 'Cell'(셀)에 실리게 되어 화제가 된 장호희(27)씨(사진 가운데). 장씨는 이렇게 큰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씨 등 연구팀은 무려 5년간 아침 8시 출근, 밤 11시 퇴근의 일과를 반복했다고 한다. 장씨는 "3~4년이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고 연구를 접는 게 보통이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세계적 수준의 연구 결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잡고 달라붙었다"고 말했다.

장면3- 이공계 기피현상이 사회문제가 되는 가운데 40대 초반의 젊은 연구원이 과로로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연구원 소속의 김태진 박사(41)가 오후 뇌출혈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김박사는 지난달 30일 새벽 연구실에서 밤샘 작업으로 중국 출장 준비를 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일 만에 숨졌다.

장면4-2003년 12월 6일 조난사고로 남극 세종과학기지 전재규 대원(사진 오른쪽)이 사망한 사건에서 "대부분의 시설이 15년 전 그대로입니다. 업그레이드가 안 됐죠. '깡통'(컨테이너 숙소) 속에서 비인간적으로 생활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최근 15년 동안 15차례 남극 기지를 다녀온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 강성호 책임연구원은 세종기지의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이런 장면에 바탕하여 생각해 보면, 성공한 과학기술자가 되기 위해서는 개인적, 경제적, 가정적인 부분들은 포기해야 한다. 연구원이 되면 밤늦게 연구에 매달려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밤샘도 불사해야 한다. 시간이 늦으면 라면, 떡볶이 등으로 배를 채우고 잠은 연구실 옆에 마련된 간이침대에서 새우잠을 자면서도 연구에 몰두해야 성공한 과학자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산업현장을 누비는 기술자는 항상 기름이 묻은 작업복 차림에 역시 현장을 떠나지 않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밤샘을 하고, 심지어 외국회사의 공장에 위장 취업하여 기술을 몰래 배워 우리 실정에 맞게 개선하기 위해 노심초사하다가 끝내 성공한다.

이들 과학기술자에게는 인생을 같이 할 여자친구를 사귀는 것도 죄악으로 받아 드려지고, 정시에 퇴근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들을 소개하는 사진은, 연구에 몰두하며 시약을 섞는 모습이나 공장 생산라인에서 어색한 모습으로 웃고 있는 모습으로 정형화되어 있어 있다. 이들에게 고상한 분위기에서 두툼한 책을 펼쳐두고 다른 사람과 토론을 벌이며, 외국인과 상담계약을 지휘하는 모습 등 멋있는 모습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이미지들은 일반인, 학생들이 보편적으로 떠올리는 과학기술자의 모습이겠다. 이런 실상을 보여 주면서 우수한 학생들이 이공계를 지원하길 기대하는 것이 무리이다.

우리 사회는 과학기술자에게 온갖 열악한 환경이 주어져도 국가를 위하여, 과학기술발전을 위하여 오직 참고 견뎌낼 것을 요구해 온 것이 아닐까. 기술력이, 기술개발에 투자할 때 국가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고 외치면서 열악한 환경을 개선시키고 과학기술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이제 아무리 어려운 환경이라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 참아라는 요구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우수 인력의 이공계 기피현상은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위상의 반영일 뿐이다. 더 이상 과학기술자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다면 과학기술자의 위상을 현재와 같이 내버려두면 된다. 영리한 학생들은 투입 대비 산출이라는 기본적인 원리에 따라 진로를 선택할 것이고, 지금 상태의 이공계는 결코 유리한 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그래도 기술력이 국가의 장래에 중요하다면 지금 이공계의 이미지를 내버려두어선 안된다. 이공계의 미래상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 지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소리친다면 허황된 아우성일 뿐인가.

고영회
변리사,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
기술사, 대한기술사회 회장


rcyong 흠..이공계인의 한사람으로서..시험공부가 아니라..땜질하고..mpu돌리고..프로그래밍짜도..연봉 1800이 고작인..흠..  2004-06-14 18:07:54 
 
 
 
 ahab 의사 변호사가 앞으로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겠죠 뭐. 기술은 떨어지고 공장들은 모두 문닫고 중국으로 간 후에...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공계는 문 닫읍시다. 정치꾼들은 거의 문과 출신이어서 이공계의 중요성을 몰라요.  2004-06-14 17:38:46 
 
 
 
 kwakych 미국에서는 공대나온 사람을 많이 우대해준다나?ㅎ미국의 CEO 대부분이 공대 출신이라고 하더라구요.우리나라에서는 꿈도 못꾸는일....ㅡㅡ국가차원에서 공대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할듯하네요.  2004-06-14 17:34:41 
 
 
 
 kwakych 정말이지 공대에 온게 후회가 돼네요...공돌이들, 대학 나와바야 작업장에서 일만 죽어라고 하고 돈도 제대로 못받고.....ㅡㅡ교수가 공대에서 성공할라면 미국에 가라고 하더군요...ㅎ  2004-06-14 17:32:19 
 
 
 
 hisper 전 현재 모연구소에서 석사과정을 밟고있는 학생입니다. 요새 공부하고 실험하느라 정신없습니다. 완전히 장비에 매달려 살아야 하니깐요. 이렇게 해서 졸업해도 인문계대졸 아이들 보다 못받겠지요. ㅜㅜ  2004-06-14 17:19:31 
 
 
 
 bahn666 뭐 어차피 떠들어봐야 정부/일반기업체 아무도 신경 안쓰고 으야부야 지나갈 겁니다. 한 20년뒤에 슬럼화된 경인 공업지대/경남 기계단지 보며 눈물 지어도 이미 지나간 일일 겁니다. 어서 돈 모아서 나도 장사나 시작해 봐야하는 건지...  2004-06-14 16:37:50 
 
 
 
 monoroad 요즘 일하는게 회의가 들어 공무원 시험이나 봐볼려구 합니다. 우리나라는 4지선다형 잘찍는 사람에 의해 굴러가는것 같군요. 하여튼 이공계나온 사람들의 사회적으로 대접을 못받는것 같아요. 도데체 왜 단무지라고 무시하는겨!!!!  2004-06-14 16:37:35 
 
 
 
 bahn666 어찌보면 '지금 북한에선'에서 보던 인민영웅 ***의 모습을 보여주면 가멸차게 로동의 현장으로 우리의 청소년들이 달려갈거라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미췬~~~  2004-06-14 16:35:08 
 
 
 
 bahn666 정부에서 70년대 반공 교육에서나 통하던 '이공계 관련 만화'로 청소년들의 이공계 진학율을 높이겠다고 하는데 그게 가능할거라 보십니까. 일단 저라도 후배들 만나면 팔 걷어 붙이고 말리는데...참 한심한 양반들...  2004-06-14 16:34:21 
 
 
 
 bahn666 요즘은 일할때 항상 '고용된 '사무라이'의 심정으로 일합니다. 그게 마음이 편합니다. 주인이 안알아주면 떠납니다. 더 나은 주인이 생기면 가차없이 이전 주인도 베어버리겠노라고요~~~ 충성심/기술개발의 숭고함~~~ 다 부질없는 헛소리 입니다.  2004-06-14 16:33:21 
 
 
 
 bahn666 현장에서 개발업무 때문에 땀흘리다가 인사/총무 등 관리부서 가면 열도 많이 받습니다. 개무시 당하고 똑같은 월급받는데 누구는 사람 무시하며 에어컨 빠방한 데서 일하고 누구는 비오는데 배관 건드리다가 찌릿하게 감전된 손에 눈물 훔치고~~~ 결국 그 회사(대기업입니다. 국내 굴지의...) 관두고 이직했습니다.  2004-06-14 16:31:17 
 
 
 
 bahn666 현업에서 일하다 보면 참 많은 생각들이 교차합니다. 제 경우를 보면 현장직 근로자의 임금이 연구소에서 일하는 대졸 엔지니어 보다 훨씬 많고 근로조건도 좋은 웃지 못할 상황이 있었습니다. 항상 현장직 분들 저를 보고 놀리고 했죠. *대리는 *대 나와서 뭐하냐고~~~  2004-06-14 16:29:21 
 
 
 
 bbhbear 내 자식새& 생각하면 빨랑 좋은 조건으로 선진국으로 이민가는 길을 모색해봐야 하는게 아닌가 싶을만큼 절박한 문제입니다. 앞으로 10년, 20년뒤 온 국민이 손가락 빨고 있는 일은 없어야 할텐데요.....이때가서 성형외과가, 한의사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국민소득 몇 천불 시대라면...  2004-06-14 16:21:26 
 
 
 
 bbhbear 분명히 말하는데 앞선문물의 일본한테 임진년에, 그리고 1900년대에 유린당한 건 그놈의 사농공상의 사대 문과들 때문이었고 앞으로 먹고사는 문제와 자주국방등의 문제등으로 대한민국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는 걸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불안합니다.  2004-06-14 16:19:10 
 
 
 
 monoroad 저도 이공계나와서 구조물안전진단 일을 합니다. 배우기도 어려운 학문 배워서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일이 정말 위험하고 힘듬니다. 바다를 통과하는 다리에 매달려서 조사를 해보시면 그 느낌 이해하실껌니다. 하지만 월급은 6시 땡 퇴근하는 다른 사무직에 비해 별차이가 없으니 ㅜㅜ  2004-06-14 16:18:03 
 
 
 
 bbhbear 까놓고 말해봅시다. 지금 대한민국을 누가 먹여살립니까? 한의사가? 성형외과 의사가? 주식회사 대한민국에서 돈을 벌어들이는 품목들 - 자동차, 조선, 반도체, PDP... -  2004-06-14 16:16:06 
 
 
 
 puhehe01 전 아직 장가도 안간 이공계 석사출신이지만, 훗날 제 자식이 의대 갈 의향과 실력이 없는 한 절대 고등학교에서 문과를 선택하도록 하고 싶습니다. 말이 좋아 과학기술자이지 근무시간, 급여등 상경계를 나온 동기들과 비교해도 좋은 점이라곤 살 찌는 속도가 늦다는 것 외에는........  2004-06-14 15:55:23 
 
 
 
 ncjj1017 외화 벌어들이는게 의사 변호사 인가요 왜? 나라는 이공계를 이지경 까지 추락시켜 버리는 건지 의사 변호사를 선호하는건 이공계 가봐야 대우 해줘 야지 가지 나랏님들 학생들 뭐라 하지말고 정신차리고 제도 부터 바꿔야지 외화 줄어들 일 뿐이네..  2004-06-14 15:53:05 
 
 
 
 mydido 물론 문과도 천시하면 안되겠지만 지금같은 정책으로 일괄하면 언젠가는 이공계 가는 사람은 희귀한 사람들이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2004-06-14 13:26:36 
 
 
 
 mydido 우리나라과 과거에 다른 나라한테 나라 빼앗기고 했던 이유가 정치인들의 다툼도 원인이였지만 이공계무시로 인한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도 한 몫을 했죠.  2004-06-14 13:25:59 
 
 
 
 mydido 뭐 슬픈 현실이죠...ㅠ.ㅠ 요즘은 아이들한테 커서 뭐될레 물어봐도 과학자요 하는 애들 아무도 없다네요...-_-; 사회가 균형있게 발전해야지 이공계를 너무 천시하니까 이런 일이 나오는 듯...  2004-06-14 13:25:11 
 
 
 
 multifocus 솔직히 중국과 한국의 기초과학 수준격차는 15년이 차이가 납니다. 그 이유는 산업 기초장비를 우리나라는 외국에서 수입을 하지만 중국은 자체개발할 무한한 인적가치와 중국공산당에서 전폭적인 지지와 처우를 약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주선을 스스로 띄울수 있을정도면 말 다했죠!  2004-06-14 12:40:25 
 
 
 
 boranpc 과학기술 천시하는 한국의 미래는 없다. 지금현재 한국의 미래를 지탱하는것들이 모두 과학기술에 근본인 PDP,반도체,자동차인데 현재의 한국은 이공계기피현상, 기업구조조정시 1순위, 공부 힘들게 해도 필요없다는 주의 한국은 5년안에 지금과 같은 응징을 받을것이 분명하다고 생각됩니다. 미국이나 중국을 보고 반성하십시오.  2004-06-14 12:11:45 
 
 
 
 jedclub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이것밖에 안된다는걸 절실히 보여주는 것 이겠죠.. 과연 얼마나 많은사람들이 저런 분들에게 관심이 있을까요? 남몰래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을까요..  2004-06-14 11:59:59 
 
 
 
 jedclub 세상을 발전시키고 인류를 발전시키고 조금더 진보된 삶을 살게 해주는 사람들은 따로 있는 반면 그 댓가를 가져가는사람은 전혀 다른 사람들이니.. 우리나라 과연 발전 할수 있을까요? 먹고 마시고 즐기는것만 관심있지... 흐..  2004-06-14 11:58:08 
 
 
 
 jedclub 우리들은 이 분들을 보면서 무엇을 느낄수 있나요.. 다들 명예나 돈 그런거나 관심 있겠죠.. 세상과 사람 인류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별로 봐줄생각이 없나봐요 인간 같지도 않은 연예인이나 돈많은 사람들이나 처다보고 있으니..  2004-06-14 11: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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