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전파전쟁 - 하

글쓴이
bozart
등록일
2009-10-20 08:04
조회
6,924회
추천
2건
댓글
4건
0. 시간이 없다...

 2008년 3월 말로 700MHz에 대한 경매를 마무리하자, 이제 관심은 다시 White Space로 옮아간다. 하지만 타임라인이 빡빡했다. 만약 그해 말 (11월) 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다음 해를 넘겨야 한다. 그러면 새로운 FCC 위원장이 선정될 때까지 기다려야하니, 언제 결말이 날지 알 수 없는 미궁으로 빠지게 된다.


1. 폭풍전야

FCC의 움직임은 느리기만 했다. White Space Coalition 멤버 (Philips, Microsoft)를 포함한 몇 개의 회사들이 프로토 타입 디바이스를 제작하여, FCC가 테스트 하도록 제공했다. FCC 산하 OET (Office of Engineering and Technology) 에서 수행된 Prototype 테스트 결과는 1년 넘게  연기된 후 8월 초에 공표되었는데,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않아 오히려 양측간에 논란만 가중시키는 꼴이 되버렸다. 

양측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는데, 방송사쪽은 얼굴 마담으로 돌리파튼까지 등장시켰다. 막판에는, 실제 중계방송 중에 테스트 하자고 방송사가 우기는 바람에, NFL 게임의 ESPN 중계 방송시에 Live로 field test를 하기도 했다.  

http://arstechnica.com/old/content/2008/06/espn-nfl-offer-to-tackle-white-space-interference-testing.ars


2. FCC의 기습 작전

이렇게 여름이 지나가고, 사람들이 지쳐갈 때 쯤,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Dell, Microsoft의 중역들이 FCC 위원장 케빈 마틴을 찾아가, White Space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을 한다. 그리고 그 해 10월 FCC는 기습적으로 White Space Rule 초안을 발표하는데... 그 내용을 보면 IT쪽이 요구하는 사항들이 거의 대부분 포함되어었다. 방송사측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된 것이다.

하지만 진짜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은 법안의 내용이 아니라, 그 법안의 최종 표결 일정이었다. 그게 11월 4일이었는데, 그날이 무슨 날이냐하면,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었던 것이다!  


3. 정치적 도박

이것은 FCC 위원장의 정교한 전략이자 도박이었다. 민주당의 오바마의 당선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민주당 (IT 업체들은 오바마의 후원자다) 이 주도하는 이 White Space 안을 과연 누가 감히 반대할 수 있을 것인가?

예정대로 이 법안은 5명의 상원의원으로 구성된 Commissioner (위원장 포함) 들의 투표로 결정되었으며, 결과는 5:0으로 White Space 진영의 완승이었다. 이 결정이 난 뒤 열받은 방송사들은 FCC의 결정에 대해 소송을 한다. 뭐 그래봐야 소용없는 일이었지만, 그래도 밥값은 해야했으니....


4. 결정 이후 ...

현재 표준화 그룹들이 White Space를 이용한 통신 표준 작업이 진행 중에 있으며, 영국 정부 (OFCOM) 에서도 미국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른 나라들은 아직 관망 상태라고 보면 되겠다.

그렇다고 너무 흥분하지는 말지어다. 여러가지 산적한 이슈들을 해결해야하므로, 상업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원래 통신이란게 10년 뒤의 세상을 그리는 거다.

P.S. FCC의 다음 작품이 Net Neutrality 인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고, 이미 충분히 얘기 했으므로, 따로 글을 올리지는 않을 생각이다.

  • Wentworth ()

      그럼 영국을 비롯한 유럽은 아직인건가요... 확실히 이쪽 분야는 미국이 최고로 빨리 가나 봅니다. 작년에 오바마가 당선된 게 인터넷 개방의 측면에선 역사를 10년은 앞당긴 게 되었네요.

  • bozart ()

      매우 복잡한 문제인데요, 아주 간단히 설명을 드리자면 :

    일단 영국은 EU와 따로 놉니다. 그리고 EU는 무선 통신의 맹주로서 현재 무선 통신의 구도가 깨져서 자신들의 주도권이 미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원치않습니다. 그러니까 무리하게 미국 따라갈 필요가 없습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극단적인 수단을 쓰지 않으면, 유럽의 주도권을 뺏는 것이 어렵죠. WLAN, WiMax에 대한 투자도 국가간의 주도권 대결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음 나중에 이 얘길 따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네요 ...

  • Wentworth ()

      아 또 EU과 영국은 따로군요...  영국은 EU와는 다르게 가는 성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 언제나 무한도전 ()

      그러나 어쩌다 다시 구글과 버라이존이 증에서 애로 갔는지는 말쌈이 없네요. 고 부분이 정말 궁금한데... 제가 맥락을 엉뚱하게 잡고 기다리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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