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서 해방되는 그 날까지..

글쓴이
김시내
등록일
2002-03-13 15:45
조회
5,03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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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건
안녕하세요. 저기 밑에 포닥님이 쓰신 글 읽고 공감이 가서 올려봅니다.
여기 이 사이트에서 많이 배웁니다. 한국물정에 좀 무식했는데 많이 알게 되었지요. 제가 별로 한국 사정에 대해 아는 건 없지만, 여기 돌아가는 것은 조금 압니다. 필요할 때마다 글 올리겠습니다.

영어로 생활만 가능하다고 전부는 아니죠. 저는 개인적으로 친한 친구와 대화로 느는 영어는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이후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한국말로 친구와 대화하는 것 생각해 보시면 어려운 말 합니까? 일상대화일 뿐입니다. 게다가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실수하는데 게의치 않고 의사소통만 하게 되기 쉽습니다. 개인적으로 회사 인터뷰 다니면서 영어가 많이 늘었다고 생각합니다. 슬랭 같은 것도 많이 알면 좋지만, 광범위하게 쓰이는 것 말고는 필요없다고 봅니다. 특히 저희 랩에서도 대학 갓 졸업한 친구들은 슬랭을 많이 쓰지만, 제 나이도 그렇고 어차피 여기선 외국인이라 사실상 쓸 일이 별로입니다. (제 경우엔 말씀입니다.)

제가 더욱 신경쓰는 것은 일상영어가 아닌 좀 더 전문적인 영어입니다.
특히 프레젠테이션 할 기회가 많은데, 같은 결과를 놓고도, 화려한 어휘력으로 잘 포장해내는 native speaker를 보면, 고급영어의 중요성은 뼈저리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저희회사에는 유색인으로 간부에 있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게중에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도 있습니다만, 정말 영어를 잘 합니다. 승진을 하고 이 땅에서 성공하려면 고급영어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 있는 연수와 영어실력은 비례하지 않는 다는 걸 깨달은 일화가 있습니다. 이웃회사에 한국인 박사님이 계십니다. 그녀는 미국인과 결혼해서 미국에서 15년째 살고 있다고 하더군요. 정말 오랜만에 한국말을 한다면서 말하는 그녀의 한국말은 서툴게 들렸습니다. 그녀의 영어를 들을 기회도 있었는데, 말의 속도는 빠를 지언정 끊임없는 작은 문법의 오류나, 중간에 'uh'가 계속 들어가는 걸 보고는 오래산다고 영어를 잘하게 되는 걸 아니란 걸 느꼈습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ommunity college의 야간반을 다니던가, 아니면 책을 사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어느정도 이상으로 늘지 않는다고 봅니다.

말할 때, 발음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국분들 영어는 잘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발음 때문에 미국사람들이 잘 못 알아들을 때가 있는 걸 보면 안타까운 생각도 듭니다.
미국사람들이 지적하는, 그리고 제가 느낀 실수들 (제 생각에 놓치기 쉬운) 을 말씀드려 보면,
첫번째로, w 발음입니다. 예를 들어 wood, wool 같은 단어를 ool, ood로 발음 하는 경우가 많은 데 미국사람들은 잘 못알아듣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 w 발음이 없어서 겠지요. 입을 오무렸다 벌리는 발음인데..  그러고 보면 대우의 정확한 영어 표기는 DaeWoo가 아니라 Dae Oo 가 되겠지요.
두번째로, 장/단음 구별입니다. 쉬운 예로 leave, live가 있지요. 역시 우리나라말은 장단음을 구별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 힘든 것 같습니다.
세번째로, 오 와 오우의 발음 구별입니다. 예를 들어 phone 을 (포운)을 폰으로 발음해서 미국사람들이 pardon me라고 하는 걸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네번째로, 한번 한국 교수님의 영어세미나를 듣고 느낀건데, r의 남용임니다. the를 their처럼 발음한다던가 so를 sir처럼 발음하는 것입니다. 차라리 영국식으로 발음을 생략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합니다 .
마지막으로, 이건 여기 좀 계셨던 분께는 별 문제가 없지만, 저 같은 경우 처음 왔을 때 뭘 몰라서 잘 틀렸던 것입니다. 한국에서 "에(e)" 와 "애(ae)"를 구분해서 배우긴 했는 데 우리말 애와 에의 차이보다는 좀 더 구분이 확 됩니다. 저의 that발음이 thet처럼 들린다는 지적을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제 경우는 영어말하기도 문제지만, 논리적으로 글을 쓰는데 많이 애를 먹었습니다. 먼저 영어에서 쓰이는 문장부호(한글과는 다른 용법) 에 익숙치 않아서 힘들었고, 학교다닐때 에세이를 써버릇 하지 않아서 글을 써놓으면 redundant한 표현이 많고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제 세대는 한국에서 작문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지 않은 이유도 있겠습니다.

제가 감히 책을 두권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첫번째 책은, "Elements of Style" by William Strunk Jr. and E.B. White
미국에서 학교 다닌 분은 학교 다닐때 작문시간에 교과서로도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미국사람들도 왠만하면 들어본 그런 책입니다. little book으로 불리는 이책은 Strunk교수가 코넬에서 강의할 때 개인적으로 프린트해서 가르치던 책을 제자였던 White가 STrunk가 세상을 뜨기 직전부터 출판을 시도해서 세상에 나온 책입니다. 1800년대 말부터 세상에 나온 책이죠.
글 쓰는데 있어서 국부적으로 필요한 기술을 익혀줍니다. 문장부호쓰기, 용법이 헛갈리기 쉬운 어휘들, redundant한 표현을 쓰지 않는 방법, 문법들.. 문장을 멋지게 다듬는데 도움이 됩니다.
사실 외국인인 저에게 이 책은 설명과 예문이 부족합니다.(amazon.com에서 작문분야 1위더군요)

 그래서 제가 함께 공부하는 책은 두번째로, "Prentice Hall Handbook for writers" by M.G. Kramer 좀 더 설명이 많고 제가 좋아하는 부분은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입니다. 가끔씩, 또는 한 파트로 설명이 되어 있어서 외국인이 놓치기 쉬운 점을 설명해 줍니다. 전체적인 맥락을 보는 데 더 알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작으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시내 드림
  • 소요유 ()

      저는 중학교 이후에 항상 영어가 제 멍에 였습니다. 영어서 점수 까먹을 걸 과학으로 벌충했을 정도니까요. 외국에 자주 나온다고 느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페이퍼는 그럭저럭

  • 소요유 ()

      쓴다고 하지만 정말 토론을 할 수 있느냐는  미지수 (불가능)입니다.  현재 영어 과외 하고 있습니다. 나이 40에 웬 과외냐구요.  일상영어가 정말 영어가 필요할 가 많습니다.

  • 소요유 ()

      김시내님 말슴대로 생활영어는 문제가 안될지도 모릅니다. 정말 이 사람들과 협상하고  논쟁할 자신이 있는냐 문제입니다.

  • 소요유 ()

      학회에 가서 매일 뱅뱅돌기가 좀 그렇습니다.

  • 김진구 ()

      우리나라에도 장, 단음 구분 있습니다. -_-;;; 단지 우리가 실생활에 그걸 잘 안 쓸 뿐이지만

  • 나다기 ()

      Elements of Style" by William Strunk Jr. and E.B. White 있는데 괜찮더군요. 책도 작고 어렵지도 않고... 저도 추천입니다.

  • 김진성 ()

      <a href=http://www.bartleby.com/141/index.html target=_blank>http://www.bartleby.com/141/index.html</a>

  • 김진성 ()

      이 주소 가보시면.. Elements of style 볼 수 있습니다.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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