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생명공학과 진로설정에 대해 조언부탁드립니다.

글쓴이
tigger
등록일
2003-09-09 05:44
조회
6,977회
추천
4건
댓글
0건
>안녕하세요. 저는 생명공학과-유전공학을 전공하고 싶은 서울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어릴때부터 생물에 관심을 보였었기에 진로설정을 해야하는 고2가 되어서도 생명공학과를
>선택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생명공학에 대한 전망이나 여러가지 자세한 사정을 몰라서 이렇게 글을 쓰게되었습니다.
>저로썬 7차교육과정 첫 출발자이니 정보도 부족하고 확실치 않은 것들이 많기때문에 많은 고민을 겪고 있습니다.
>다음 물음에 답해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것같아요.(꼭 전 질문을 다 답해야되는 건 아니니 부담갖지 말고 응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생명공학관련직업에는 특별한 지식이 필요한가요?
>
>2.이 분야에 종사하려면 어떤 자격증이 필요한가요?
>
>3. 이 일을 하기에 어떤 성격 유형이 알맞은가요?
>
>4. 주로하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
>5. 하루 근무시간은 얼마나 되나요?
>
>6. 이 일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불만은 무엇인가요?
>
>7. 실제 직업생활에서 일반적 인식과 다른접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8. 이 직업에 뜻을 두고 있는 학생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생물분야는 매우 폭이 넓고 다양한데, 대학 교육 등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이른바 "분자생물학"이라는 명칭으로 대표가 되는 것입니다.  요즘 흔히 들리는 genome이니 하는 것들도 이 범주에 속하는 것입니다.

선진국에서 이 분야는 크게 두 가지에 의해서 이끌어지고 있는데, 하나는 이른바 정부연구비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약산업입니다.  정부연구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 것은 농담 삼아 하는 말로 "국회의원들이 노인들"이기 때문이라고들 하죠.  물론 모든 사람이 다 언젠가는 노인이 되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이 분야는 그러니까, 여러 해 뒤에는 병원에서 사용되는 치료법이 될 수도 있는 것들에 대해서 기초연구라 불리는 것을 하는 분야입니다.  물론 분자생물학이란 이름 하에는 식량생산 등 다른 연관이 되는 것들도 많지만,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제대로 적자면 긴 이야기인데 최대한 줄여서 적습니다.  일단 국내에는 제약산업이 선진국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점이 있습니다.  이른바 박카스가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그런 상황이죠.  물론 소수의 자리는 항상 있지만, 소수라는 것이 문제인 것이죠.  그리고, 이른바 건강보조식품은 대학에서 배우는 분자생물학과는 거의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같은 사람들이 하기도 해서 좀 기묘한 모습이기는 하지만...

제약산업을 빼고나면 대략 남는 것이 대학교와 정부연구소 등인데, 이것만으로는 뭔가 좀 문제가 있으리라는 것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예상을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분자생물학적인 연구들이 노동집약적인 면이 강한 것이라, 항상 말단 연구원 자리는 늘 풍부하게 있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그 정도 연구비는 현재 우리 나라에서도 정부에서 이 분야에 풀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 누가 적은 것처럼, "그런데 막상 해 보니까 춥고 힘들고 허리 아프고"가 되는 것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현재 이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꿀 방법이 없을까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80년대 중반의 몇년동안 이른바 제1차 바이오텍 붐이 국내에도 불었었는데, 그때 상당히 우수한 인재들이 대거 이 분야에 들어오게 되었었죠.  그리고, 바이오텍의 중요성은 신문 기사 등등에서 흔하게 접해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21세기는 바이오텍의 시대이다 등등...  문제는 국내의 당장의 현실과 괴리가 매우 크다는 점이죠.

제가 해결책을 딱 제시할 수는 물론 없고, 하옇든 위에 적은 것이 현재의 대략적인 상황입니다.  다시 정리를 해보면, 바이오텍은 확실히 중요한 것이고, 선진국들에서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꾸준히 발전을 해나가고 있고, 또 인간이 생물체이니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국내의 수준은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해서 "절대적 수준"에서 아직 선진국의 현재의 모습에 접근을 해내기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여기에서 절대적 수준의 차이가 생기는 주된 이유는 물론 소속된 사람들 개개인의 실력의 차이에서 가장 큰 원인을 찾을 수가 있는 것이죠.  물론 이것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전체적인 분위기 등도 중요한 것이군요.  하지만, 그 나름대로는 계속 발전을 해나가고 있다는 점은 당연한 점입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하나가 우수한 인력의 유입이죠.  위의 80년대 중반의 유입이 그나마 희망의 싹이라도 가져다주게 된 것처럼...  (음, 본인은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렇게 적으니 일종의 딜레마가 되는군요.  춥고 배고픈 것이라면서 우수한 인력 보고 오라고 하는 소리가 되니 말입니다.  그런데, 우수한 인력의 유입이 없이는 이 모습에서 벗어나기는 더욱 힘들게 됩니다.

하여간 국가적으로는 필요한 분야이니, 이 점을 잘 고려한 뭔가가 있어야만 하는 것이죠.  하긴 다른 이공계 분야도 다 마찬가지가 되는군요.  대략 요약이 되었는지 모르겠군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에게 해주는 답장으로는 너무 복잡한 소리가 된 것 같기는 하지만, "별볼일 없으니 오지마", 혹은 "의대로 가라", "나는 이 분야에 와서 현재 이렇게 고생하고 있으니 잘 알아서 해" 등이 아무런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이군요.  너무 거창한 소리를 적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함께 풀어가야 할 큰 문제의 부분부분들인 것이죠.  "이 사회야 앞으로 어떻게 되든 간에 나만 그런 잘못된 선택을 하는 실수를 하지 않으면 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닌...  바이오텍 역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이 땅에서 아들딸을 낳고, 그 아들딸들이 또 손자손녀까지 낳고 하게 될 것이라면, 당장은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 중 누군가에 의해서는 해내야만 하는 그런 분야 중의 하나이니 말입니다.

목록


진학/학업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1726 삼성전자나 반도체회사같은데 취직하면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댓글 3 kimTY 09-04 5650 2
1725 유학나이(석사)에 관한 질문입니다. 댓글 4 soo 09-04 5157 0
1724 화학공학과 학생의 진로 조언좀 부탁드립니다. 정말 심각합니다 미래 09-03 4634 0
1723 컴공과 과목(DS) 에 대한 질문입니다. 댓글 3 saisaku 09-03 4396 0
1722 학과 질문이요.. 댓글 8 강태희 09-02 4290 0
1721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해... 댓글 6 storm 09-02 5771 5
1720 고3 산업공학에 대해 설명좀 해주세요.. 댓글 8 장주형 09-02 5062 0
1719 이공계에 대한 질문..... 댓글 1 kimTY 09-02 3809 2
1718 좋은 글 같아서 퍼왔습니다. 댓글 8 prism 09-01 5874 1
1717 답변글 서프라이즈에 여름숲님께서 다신 리플 알면서☞ 09-03 4037 1
1716 제 고민좀 상담해주세요~ 댓글 4 이해님 09-01 4016 0
1715 생명공학과 진로설정에 대해 조언부탁드립니다. 댓글 9 김민준 09-01 7316 2
1714 답변글 [re] 이공계 대학공부 하면서 가장 필요한거 준형 09-02 4966 0
1713 답변글 [re] 생명공학과 진로설정에 대해 조언부탁드립니다. 댓글 2 이공기피 09-02 4735 0
열람중 답변글 [re] 생명공학과 진로설정에 대해 조언부탁드립니다. tigger 09-09 6978 4
1711 초등교사에 관한 정보 박원식 09-01 5240 1
1710 선배님!정말중요한결정을해야한는데요.. 치대..한의대.. 댓글 8 공돌이 09-01 5848 0
1709 컴공 분야에 대해 질문드립니다. 댓글 6 yk00 08-31 6174 0
1708 전자공학과에 대해 몇가지 질문... 댓글 4 kimTY 08-31 4787 4
1707 미국 유학 전자공학 석박사 학위 취득후 취업 동향은 어떤가요? psg1 08-31 4912 0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