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지키는 것이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죠.

글쓴이
포닥
등록일
2002-05-11 10:59
조회
4,33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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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건
댓글
13건
미국서 한국 소식을 들으면 답답한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지요.
그중에서 광적인 영어교육에 관한 얘기를 들을때 마다 절망감을 느끼는 것은 저뿐만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영어가 세계 공용어인 것은 사실입니다.
배우는 것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전국민의 영어교육이 한글을 소홀히 하는 핑계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영어를 한국인들이 잘해서 득이 되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습니다.

영어는 단지 언어일 뿐입니다.
전문지식이 없이 영어만 할 줄 안다고 대한민국의 경제가 나아지리라 기대하는 것은 정말 무책임한 발상입니다.

전문지식이 없는 영어로 승부하는 대상은 미국과 영국이 아니고,
인도와 필리핀입니다.
필리핀의 경우, 대졸 평균임금이 (미국의 백 오피스의 경우) 일당 5 불정도 입니다.
한글 팽개치고, 영어 배워서 일당 6불 받으려고 하십니까?
유학다녀온 기득권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혹세무민하는 것을 가만히 내버려 두어서는 안됩니다.

백년을 넘게 영어를 사용해온 인도, 필리핀, 그리고 그보다 짧지만 싱가폴등에서 사용되는 영어는 방언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민족의 거만함이나 교만함은 서비스업에서 어떤 잇점도 없는 민족성입니다.
이민 역사가 백년이 넘었지만, LA 의 흑인 폭동과 같은 인종 충돌을 일으킬 수 밖에 없는 민족성입니다.

그러한 민족성이 영어배운다고 달라지리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50 년이 넘게 헐리우드 영화를 보아오면서도, 제대로 민주화된 사회를 만들지 못하고,
여성과 장애인의 인권은 여전히 쓰레기 수준인 한반도의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려고 하십니까?

우리 민족성의 우수함은, 엔지니어링에 있습니다.
수학, 과학, 그리고 기술이 우리민족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이대로, 세계화에 휩쓸려서, 교육시장을 뻇기고,
과학 기술의 주체성마져 잃어버리고 나면,
우리민족은 콩글리쉬에 의존하여 인도와 필리핀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지식인들이,
자신들의 안위에만 눈이 멀어, 민족을 팔아먹으려고 하는 짓을 방치하거나,
오히려 앞장서려고 하는 것을 그대로 놓아두어서는 안됩니다.

영어가 공용어가 되면,
필리핀에 사무소를 둔 국제 금융기관이 우리나라 은행을 대체하게 될 것이며,
수입되는 대부분의 공산품들의 고객써비스는, 인도와 필리핀에서 이루어 지게 됩니다.
대학은 싱가폴에서 다녀야 될것이구요.

집앞 월마트에는 역시 필리핀이나 인도 종업원들이 카운터를 보게 될것입니다.
세계화가 무엇인지 과연 생각이나 해보고, 영어 공용화를 외치는지 걱정스럽습니다.

영어 못해도, 세계 최고의 메모리 반도체와 엘시디 디스플레이, 휴대폰을 만들어 파는 민족입니다. 영어 교육에 쓰는 돈을 과학에 투자해야 합니다.
그길이 좀 더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지키는 길입니다.

  • 송세령 ()

      TOEIC이 어느날 갑자기 부각된데에 이런 소문(?)이 있는데.. 삼성의 이건희가 어느날 세계화에 대비해야 된다며 입사에 영어점수를 크게 반영하고, 근로자들의 영어점수를 인사에 크게 반영시키라고 했다죠. 그것이 각 기업으로 퍼지고.. 취업에 목대달고 있던 학생들은 너도 나도 할것없이 영어공부에 광적(?)인 집착을 하게되었다는... 그런.. 소문이...

  • 소요유 ()

      아래에서 논의 되었든이 중고등학교에서 영어을 제대로 배우면 정력과 돈의 낭비가 줄어들 것 입니다.  6년이란 기간에 일주일에 3시간에서 6시간이라면 충분합니다.  제 아이들을 보니까 수영을 1주일에 1회 1시간만 하여도 충분히 리듬을 유지해 나가는 것으로 봐, 시험을 위한 것이 아닌 제대로 된  영어 교육이  이루어지면  일주일에 몇시간을 하는냐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제 같이 사는 조카가  30대 후반 40대 초반인 아저씨들 대여섯명이 영어 코스에  (LG직원이래요) 들어왔다고 하더군요.  낭비가 너무 심합니다. 

  • 관전평 ()

      소요유님의 의견에 찬성, 99%의 국민에게는 필요없는 영어문법따위나 가르치느라고 6년이상을 소비하는 현재 방식은 문제가 있습니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만큼만 가르치면 된다고 봅니다. 

  • 남윤석 ()

      영어는 살면서 배워야 합니다...미리미리 배워두면 좋겠지만...그보다는 필요할때마다 조금씩 배우는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에 계신분들...실제로 기업에서 영어를 얼마나 활용하시나요??? 무역이나 해외 영업등...직접적으로 외국 고객을 만날일이 없는 부서라면 영어는 사치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 남윤석 ()

      영어학원 한번 다녀본적 없고 영문법이 무엇인지도 모르지만...중고등학교때 배운 영어는 전부 잊어버렸습니다..게다가 토익이나 토플은 한번도 본적 없구요...하지만 영작하거나 논문을 읽거나 이메일 등등...실제로 일상에 필요한 영어를 구사하는데는 큰 문제 없이 잘살고 있습니다...미국에 나가도 밥먹고 사는데는 큰 지장 없구요...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은 분명히 잘못된점이 많습니다..

  • 소요유 ()

      제가 있는 이곳은 초등학교 교육이 잘되고 있기로 소문난 동네입니다. 물론 이곳 교육정책이 엘리트교육, 즉 할놈은 확실히 시킨다, 뭐 그런 정책입니다.  제 아이들이 받는 교육을 훑어 보니까 다른 것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게하나를 가르친느데, 초등학교 교육이 유치원 교육같습니다.  그런데 잘 살펴보니까  두 가지는 확실하게 가르치더라고요. 그 하나는  '국어인 영어'로 올바르게 쓰는 방법과 함께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생각하는 방법을 위하여  국어시간에  수학이나 과학의 논리적 사고를 요하는 훈련를 함께 가르친다는 점입니다.  교육도 실제 생활과 별 차이없이, 즉 과목구분 없이 짜여져 있고요.

  • 소요유 ()

      일전에 이 지역 한국유학생들을 위하여 학계와 연구 계에 있는 한국인들의 모임에서 워크샵을  개최한 적이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주로 이야기된 내용인 이들의 에세이 교육에  관한것이었습니다.  거기에서 연사 한 분이  '에세이는 이들의 문화이다'라는 요지와 함께 '에세이는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도구이며, 이들의 문화를 반영한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즉 외국인 교수들이 유학생에게 요구하는 것이 번드르 한 영어보다도  생각을 알기 위하여 에세이를 쓰도록 한다는 것이었는데 한국학생들은 너무 영어자체에만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 소요유 ()

      결국  우리말 교육이  잘 쓰는 법과 함께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 같습니다.  우리의 교육현실에서 너무 이상적인가요 ?

  • 임호랑 ()

      영어도 잘 하고 한국말도 잘해야겠죠. 하나를 잘 하다보면 다른 것도 잘 하게되는 면도 있습니다. 원래 두가지를 다 잘 못했던 사람이........ 지금도 좀 딸리지만..........

  • 소요유 ()

      교육과 관련하여 한 가지를 빼놨네요.  즉 '정답이 있는 교육'이 아니라 '정답이 없는 교육'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여기 게시판도 '정답'을 요구하는 사람이 너무 많죠 ? 

  • 이공계 ()

      영어를 얼마나 잘해야 취업이 되는지는 몰라도 일본기술자가 일본어로 당당히 말하는게 넘 부럽습니다.

  • 신동원 ()

      몇달 전인가 잠깐 일본에 다녀왔는데, 일본 사람들 영어 진짜 못 하더군요. 일본인들이 독특한 것은 단지 영어에 관련해서 뿐만이 아닙니다. 명색이 백화점인데, 안에 들어가 보면 신용카드 안 되는데 많습니다. 오히려 자체적으로 발행한 카드는 되고 마스터나 비자는 안 되더라고요. 뭐, 외국에서 특히 미국에서 하는 거 없어도 우린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 그런 생각이 그런 관행들을 만들어낸 거겠죠. 하지만 일본도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거품경제 붕괴 이후로 영어학습 바람이 분데요. 어쨌거나, 우리나라가 좀더 잘 살게 되면 영어에 덜 목매달아도 될테죠.

  • 신승훈 ()

      신승훈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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