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나의 SCIENG 에서의 역할, SCIENG 의 역할과 논평

글쓴이
백수
등록일
2002-09-03 01:16
조회
3,01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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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건
먼저 솔직하고 진솔하게 현명한 말씀을 해주신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며칠 지켜보다가, 님의 진솔한 의견이 자칫 무시되는 듯하여,
제 생각을 몇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미국은 일견으로는 열린사회입니다.
모두에게 기회가 열려있지요. 중국인이나 인도인들도 좋은 환경에서 다들 잘 배우고,
잘 생활하는 것을 보면,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같은 기회를 주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왕이면, 사랑하는 후배들도 이런 좋은 환경에서 더 훌륭한 선생에게 배운다면, 다른 외국인들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고 믿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더 많은 젊은이들이 유학와서, 가능하면 많은 동포들이 미국의 지식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면, 유태인들 못지 않은 파워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 정도는 되지 않더라도, 지금보다는 더 나은 위치를 국제 경제나, 정치에서 차지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요.

이런 점들은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회원들이 그동안 토론하며 공감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런 유학의 바람직한 면을 위한 기회는 이미 많이 열려있답니다, 특히 이공계의 경우에는요. 현재 대한민국의 이공계 위기는 또 다른 관점에서 보아야 하죠.

말씀하신 IT 나 반도체 산업의 약진의 뒤에는 많은 우수한 선배들의 이공계 진학이 그 원동력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죠. 그리고, 말씀하신 그 지인들이 귀국할 당시에는 비교적 좋은 대우를 받았다는 것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나라의 IT 나 반도체 산업은 그런 우수한 선배들이 전수해 준 유학의 결과에 의한 지식산업으로서의 경쟁력보다는 노동집약적인 체질에서 오는 경쟁력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도 이제는 인정해야 합니다.

유학파의 귀국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이미 지난 수십년간 많은 실망을 가져다 주었다는 것을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유학으로 배울 수 있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이땅에서는 기술 이전이 아니라 기술 자립을 위한 토양을 만드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할애할 때가 되었다는 사실을 이제 깨달아가고 있는 것이죠.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해외 원정출산, 조기 유학등의 기형적인 사회현상을 보더라도, 굳이 유학을 국가가 지원하지 않아도 앞으로 충분한 숫자가 선진학문을 배우게 될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 사이엔지회원들의 관심은 기술자립의 가능성, 지식기반사회로의 연착륙이 더 크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님의 관심과 용기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꾸준한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백수 배상-
  • 임호랑 ()

      저도 백수님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해외유학이 가져다주는 개인적 이익을 누가 모르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척박한 이 땅에 과학기술이라는 싹을 틔워보려는 노력이 이제는 중요하지, 한국과 미국을 비교하여 '미국이 좋으니까 미국으로 와라'는 식의 주장은 공감을 받기가 힘들다고 봅니다. 그리고 반도체를 위시로한 IT산업의 발전에는, 국내 유명대학원 출신 석박사 다수가 삼성, 현대 등의 주축을 이루면서 이뤄낸 측면이 강합니다. 당시 정통부 사무관으로 근무한 박사특채자가 저와 친한 동기(지금은 모대학 교수)라서 제가 조금 실태를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10여년전부터 KAIST의 경우 성적이 우수한 석사가 모교 박사과정에 진학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해외로 유학하는 추세입니다. 이게 부작용이라면 해외유학을 장려해야겠죠

  • 임호랑 ()

      그리고 저는 해외 기술이전이나 기술협력 사업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낀게 '절대로 제대로 된 기술을 선진국으로부터 사올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제품은 팔아도 기술은 안 팔고, 대신 비싼 로얄티를 받습니다. 하물며, 학생신분으로 유학해서 첨단기술을 배워온다? 이건 꿈같은 소리입니다. 정말 그렇다면 유학을 아주 많이 장려해야 합니다. 아주 값싸게 첨단기술을 배워올 수 있는데, 뭐하러 수십억-수백억 줘가면서 한물간 해외기술 이전받으러 뛰어다니고, 또 매년 수 조원의 로얄티는 냅니까? 이공계 내부의 자정 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왔는데, 이제 솔직하게 털어놓을 때가 된 것입니다. 도토리 키재기도 그만하고, 눈가리고 아웅도 그만해야 합니다. 다만, 양교수가 언급한 미국의 이공계중시풍토는 귀기울일만 함다

  • 관전평 ()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유학와서 학위만 달랑하고 돌아가면 배워갈 것이 별로 없지는 않지만 많지는 않다는 데 동감합니다. 사실, 박사학위받았다고 아는 것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학위만 받고 한국에 돌아가면 실력이야 어떻든 간판만으로 먹고살던 시대였기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이겠죠.  하지만, 미국에서 제대로 챙겨가서 한국의 발전에 기여하신 분들도 많이 있기때문에 첨단기술을 배워가는 것이 꿈같은 얘기라는 건 너무 부정적인 관점인 듯 싶군요.  진짜 알맹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한국으로 유인할 시스템이 되어있느냐가 더욱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 임호랑 ()

      관전평님의 의견이 저와 크게 다르지 않군요. 저도 유학가서 박사정도 해서는 별로 쓸모있는 기술이나 지식을 챙겨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굳이 비교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자료나 정보, 교수 수준 등은 국제화 시대를 맞아 국내외 학교간 차이가 크지 않다고 봅니다. 예켠대 국내 유명 대학원과 미국 톱 50위권 내 대학간 비교시 논문수준이나 연구결과를 보면 큰 차이가 안 나고 오히려 국내 일부 학과는 세계 1-2위이기도 합니다. 한국에도 대학이 150여개, 미국에는 3000여개의 대학이 있는데, 이를 한 묶음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사실 교수나 연구실의 전통과 실력차가 학교나 국가차를 뛰어 넘는 시대인데, 자꾸 미국에서 유학한 것 하나가지고 내세우는 사람들이 있어서 다소간의 오해를 무릅쓰고 제가

  • 임호랑 ()

      한국과 미국을 비교한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제 국내외를 불문하고 유능한 이공계 인력쟁탈전에서 한국이 실패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열악한 여건이지만 국내에 남거나 들어와 일하는 사람들, 해외에 있으면서 국내에 들어오고 싶어도 적당한 일자리가 없어 못들어오는 사람들, 한국으로 유학오고 싶어하는 우수인력들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해외에 거주하면서 국내 과학기술발전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국내 이공계 근무여견 개선을 위해 저도 뛰고 있습니다. 관전평이나 양교수같은 분들이 국내에 들어올 수 있게 말이죠. 솔직한 얘기들이 오가니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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