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한림원 공동기획]"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의 탄탄한 연결로 MIT를 따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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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hing
등록일
2004-08-0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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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비드 볼티모어 칼텍(CalTech) 총장  ⓒ 
 
 
[과학기술한림원 공동기획]"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의 탄탄한 연결로 MIT를 따돌렸습니다."

지난 1999년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전미 대학순위조사로 유명한 'US & World Report'誌가 발표한 대학랭킹 1위의 자리에 이탤릭체로 굵게 프린트된 대학은 하바드대학도, 프린스턴대학도 아닌 대학원생까지 통틀어 전교생 2천명도 채 안되는 초미니 대학 칼텍(Caltech: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이었다.

전공별 한 계단 순위상승에 최소 1년, 대학별 순위상승에 3~4년이 걸린다는 전미대학순위조사에서 일거에 아이비리그 대학과 아이비 플러스 대학(스탠포드 대학, MIT, 시카고 대학, 버클리 대학)을 제치고 당당 1위를 차지한 칼텍에 전미국은 물론 세계의 관심이 모아졌다.

포항공대의 설립모델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이 대학의 수장이자 1975년도 노벨 생리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볼티모어(David Baltimore) 칼텍 총장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단 기간에 전미 최고의 대학으로 발돋움한 성장배경'에 대해 볼티모어 총장은 '가장 높게 발전한 분야를 더 높게(Making the peaks higher)'라는 칼텍의 건학 정신과 '소수정예를 통한 집중적인 지도'를 그 원인으로 들었다.

그는 MIT와의 비교를 자제해 달라면서 "칼텍은 처음부터 화학과 물리학과 같은 기초과학을 토대로 우주과학, 생명공학 등 응용공학과의 연결을 염두에 두고 설립되었다"면서 기초과학과 응용과학간에 갈등을 겪고 있는 MIT와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이유를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 (左)칼텍에 있을 당시의 알버트 아인스타인/(右) 노벨상2회수상자 라이너스 폴링  ⓒ 
 
이어 짧은 시간내에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급속도의 성장은 없었다" 면서 "반세기 전 설립 당시 부터 알버트 아인슈타인, 좀머벨트, 토모스 모건 등 당대 최고의 과학자를 각고의 노력끝에 교수로 임용한 결실이 이제야 빛을 보기 시작한 결과"라고 설명하며 칼텍 명성은 최고의 교수진를 확보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되었음을 강조했다. 그 본보기로 노벨화학상 수상 후 반핵운동 등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라이너스 폴링(Linus Pauling) 교수를 거론했다.

그는 또 "우수한 교수진의 수업을 이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최고의 교수진들 못지 않게 그에 걸맞는 학생을 선발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다른 대학들이 정원을 늘려 규모를 확장할 때도 칼텍은 전미 최저인 '교수 1명에 학생 6명' 원칙이 단 한번도 흔들리지 않았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국내 대학이 교수 1인당 평균 학생수가 48명일 정도니 극명하게 대조되는 부분이다.

한국 대학들이 대체로 재학생들의 등록금으로 대학운용비용을 충당하는 국내 대학의 현실과 비교, 사립대학으로서 재정운영의 어려운 점을 물어봤다.
 
 
 ▲ 칼텍 전경  ⓒ 
 
볼티모어 총장은 "건학 당시에는 록펠러 센터의 전폭적인 지지로 자금력이 풍부했다. 하지만 지금은 칼텍 출신들의 탁월한 연구실적으로 인해 기업체는 물론 NASA, 연방정부 같은 국가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재정을 지원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과학투자에 상대적으로 인색한 우리나라 현실에 경종을 울리는 대목이다.

''칼텍의 탁월한 명성에 비해 국내에서는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확실한 입장을 피력했다. "칼텍이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만 21명입니다. 과학기술대 본연의 목적은 연구이지 홍보가 아닙니다." 즉 과학기술 특화대학이 대중적 인지도에 연연해서는 일관된 연구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볼티모어 총장은 "학교가 위치한 파세디나(Pasadena)에는 아름답기로 소문난 가브리엘산이 있다"며 "칼텍에 있는 4년 동안 가브리엘산의 풍경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학생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공부에 집중하느라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조차 쳐다볼 수 없는 치열한 학구열이 오늘의 칼텍 명성의 밑거름이 되었음을 강조했다.

/이현경 기자 harrisonlee2002@empal.com

  • Lodi dodi ()

      이런 학교 가서 공부하면 좋겠다.
    예전에 94년도 수능 수석하고 포공가신 선배가 이 학교로 유학갔다는 소리 들었는데 좀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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