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흐의 추측

글쓴이
섭서디
등록일
2005-01-11 01:28
조회
5,023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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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건

지가 수학을 특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서점에서 우연히 괜찮은 서평을 읽고 읽은 책제목임다
인생의 어느지점도 선택의 순간 아닌 경우가 없을 테지만 여긴 특히 중요한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신 분들이 많아 혹 참고가 될까 위 책을 읽은 간단한 소감을 올리고자 합니다

골드바흐의 추측이란 수학사에서 증명이 되지 않은 몇가지 난제 중의 하나이고 그 내용은 읽은지 오래되서 가물가물합니다. 대단히 총명한 젊은이가 어려서부터 주위의 칭찬을 온몸에 받고 뛰어난 수학적 재능을 보여주다 어찌보면 호기 내지 치기로 수학의 난제에 도전해 나이먹어 가는 과정을 그린 애기고요. 그걸 보면서 전 대학 2학년 무렵 이게 내길이 아닌가벼 하며 빠져나왔지만 그길을 계속가는 사람들이 아마도 이렇겠구나 싶더라구요

어느정도 특정분야에 정통한 분이라면 그 분야에 대한 신문기사를 볼 때 종종 너무 피상적이고 알맹이가 없다라는 거 마니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그 기자가 그 분야만 담당하는 것도 아니고 신문이란 게 넘 소수의 사람만을 대상으로 제작되는 것이 아니니깐 더 그럴테죠. 그래서 아는사람이 알아주는게 진짜라는 생각이 드는데 특정분야를 좀더 깊이 파고 들수록 알만한 사람들은 줄어들어갈 것이고 특히나 특정분야의 정점에 거의 도달한 사람들은 그 경쟁상대가 극히 적어지니 알아줄만한 사람도 극히 드물겁니다 사람이 사람사이에서 서로 대화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관심분야에서 대화할 만한 상대가 없다는게 얼마나 외롭겠습니까요

그게 돈되는 거랑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이는 수학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을텐데 저 호기있는 총명한 젊은이는 평생을  꺽이지 않는 의지로 나아가고 결국 죽기직전 자신의 책상 위에 콩알 몇 쪽을 남겨두고 세상을 뜹니다 마치 증명을 했지만 쓸 종이가 없다고 한 페르마처럼...

나의 삼촌이 위 수학자인데 가족이나 친척들은 삼촌을 인생에 실패한 사람취급했고 나에게는 넌 삼촌처럼 되지 말고 꼭 의대나 경영대,법대에 가서 성공한 사람이 되라고 충고하는데 나는 묘하게 이 실패한 삼촌한테 이끌립니다 자기도 수학이 좋고 아무리 봐도 삼촌은 뭔가 멋진 사람같아서였죠 고등학교땐가 삼촌에게 나도 커서 삼촌같은 수학자가 될래요 제생각이 어때요라고 물으니 삼촌왈 그럼 요 명제를 방학동안 풀어봐라고 던져 줍니다. 난 그 명제가 보기에 간단한 것 같아 열심히 풀었으나 방학이 끝나서도 못 풀었고 그사실을 삼촌에게 말하니 삼촌왈 넌 수학자로서 성공할 만한 것 같진 않구나라구 한마디하여 어린 마음에 깊은 충격을 주어 나는 경영대로 진학합니다

 느낌이 오시겠지만 그 명제가 바로 골드바흐의 추측이고 먼훗날 난 삼촌에게 당시 그런 난제를 던져준 의도가 날 골탕먹일려구 한 게 아니냐고 따지자 삼촌왈 너가 그길을 갈 사람이었다면 거기서 좌절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게 수학의난제임을 알았을지라도... 나 머쓱해집니다.

여기 나오는 멋진 대사가 많지만 가장 많이 회자되는 '누구든 자신이 선택한 것에 의해 절망할 권리가 있다'고 소감을 마무리짓고 싶네요. 삼촌은 말년에 어떤 명제가 증명가능한것인지는 증명을 하기전까진 알수 없다라는 괴델의 정리로 도망가려고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본받을 만한 자세를 견지했슴다

경영대, 의대, 법대 가는거 나름대로 고심끝에 나온 좋은 선택이고 제가 말릴만한 일은 아니지만 넘 빨리 현실적으로 될 필요는 한번 더 생각해 볼 문제 같습니다. 글고 저 책 함 읽어보시고요

  • 박상균 ()

      좋은 글이네요. 골드바흐컨젝쳐같이 선천적 재능을 필요로하는 수론분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도 많이 있습니다. 세상사는 데 여러가지 가치가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가치를 가진 사람들을 이해조차 하지 않는 분위기군요.

    글 쓰신분 같은 분들이 많아져야 진정한 과학 강국이 되겠죠. 현실에 치여서 시야의 범위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있으나 마나 합니다. 절망도 선택한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말은 마음에 드네요.

  • 구두운 ()

      수학자로써 이름을 날리는 것은 노력으로만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더라구요........ 프로야구선수가 되는 것하고, 선동렬이 되는 것이 다르듯히, 노력해서 프로야구선수는 될 수 있어도 재능이 없으면 선동렬이 될 수는 없겠지요..

  • 김영민 ()

      아니...이거 일종의 스포일러이군요.
    그래도 한번 읽어봐야지 감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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