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를 10여년전 졸업하고 높은 포부를 안고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에 취직하였지만
처음부터 대하는 건 실망뿐이었습니다.

한 상사가 하는말은 이제부터는 대학에서 배운것은 쓸데없으니
처음부터 회사에서 다시 배우라는 것이었습니다.

국민학교에서 대학까지 16년을 공부한 사람이 그런말을 들으니
허탈하고 내가 과연 사회에 무슨 존재인지 회의까지 들더군요.

그런데 정말 대학에서 배운 것은 거의 실무에서 쓰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대학이 이론중심인데다 자존심강한 교수님들은 어려운 이론만
가르칠줄 알았지 실제로 무엇이 기업에서 쓰이는 지식이고 기술인지
관심도 없기 때문입니다.

중진급이상 간부들을 틈틈이 살펴보니 공부하고는 거리가 모두 먼사람들이더군요.

인맥을 잘 형성하고 처세 잘하고 잘 노는 사람이 오래 버티고 잘 승진하며
공부나 연구를 잘하는 타입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중간에 퇴사해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공대 재학생들에게 충고하고 싶은 것은 공부하지 말고
열심이 놀고 사람들과 어울려 처세하는 법이나 배우라는 것입니다.

공대 졸업하면 학사로서 연구원 자격이 주어지지만 하는 일은 연구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허드레 일만하고 대리정도 승진해야 겨우 연구라는 것을
하는데 그것도 남의 다 연구해 논것 배끼는 정도밖에 안되니
말입니다.

한마디로 공대를 졸업하여 배운지식으로 열심이 연구하여 사회에 봉사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진 우수학생이라면
그 포부를 버려야 나중에 입사하고 실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 눈치빠른 신세대는 주위 공대출신 선배나 어른들로 이야기 듣고
공대를 기피하는지 모릅니다.

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연구다운 연구를 하고 싶으면 최소 대학원을 졸업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회 관습이나 사고방식도 문제가 있습니다.

공대출신은 중매에서도 최하위로 여깁니다.
먼지묻이고 기름냄새나기 때문일까요?

사회에서도 유능한 인재로 인정하지 않고 회사에서도 공대출신은
인재로 인정안하는 편입니다.

소위 펜대 잡는 사람들이 존경받는 사회지요.

회사에서 근무하다 나이가 들면 재교육을 받아 새로워진 기술을
습득하여 기술자로서 자기가치를 높여주어야 하는데
이것도 형식적으로 있으나 마나 합니다.

공대출신은 새로워진 기술을 배우지 못하거나 진급하여
관리자가 되지 못하면 회사에서 오래 버틸수 없고 중도에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신입사원의 10%만이 정년까지 다닐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