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생으로서의 질문

글쓴이
han
등록일
2002-09-10 23:22
조회
3,535회
추천
1건
댓글
24건
전자 계열의 전공을 하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정보기술의 발달로 정보의 공유가 활발해지게됨에 따라
 누구라도 능력만 있다면 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용이해지므로
 어떤 특정 분야의 학위라는 것이 별로 가치를 지니지 못할 수도 있다
 는 말을 책에서(JOB SHOCK)읽었는데요..
 
 실제로 제가 학부를 다니면서 중요하게 배우는 지식은
 강의를 통해서라기 보단
 토론과 개인교습(?), 고민등을 통해서 인데
 대학원을 진학해서는 얼마만큼
 학부와 다른 방식으로 지식을 창출하고
 습득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공계쪽도 이런 논리에 따라 학위의 유명무실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시는 지요?
 실제로 외국의 논문들도 웹 상에서 현재도 많이 찾아 볼 수있더군요.
 그리고 지식의 창출면에서 현재의 대학원 제도가 과연 특화된 경쟁력을
 가지는 것일까요? 혹시 이런 측면에서 외국 대학원은 많이 다른가요?

 만약에 일정한 기준의 시험을 거쳐서 모인 일련의 학생들이
 어떤 연구를 의지적이고 열정적으로 해 나간다면
 그리고 여러가지 강의들을 사이버 상에서 들을 수 있고
 필요한 실험에 대해서  기기를 빌려서 실험해 볼 수 있다면
 대학원에 진학한 사람들과는 어떤 차이를 가질까요?
 

  • 배성원 ()

      일정한 기준의 시험을 거친 일련의 학생들이 어떤 연구를 의지적이고 열정적으로 해야하는 곳이 대학원입니다. 대학원의 본모습이'었'지요. 강의야 머 시대와 상황에 따라 형태야 얼마든지 변할 수 있겠지요. 너무 '이데아'적인 이야기라서 별 도움이 안되실 겁니다.

  • 백수 ()

      어머머.... 어학연수 왜 가나요? 집에서 AFKN, CNN 이딴거 보고, DVD 복제해서 보면 영어 되겠네요?

  • han ()

      백수님 그런 방식으로 공부해서 영어하는 사람도 꽤 있던데요.

  • 소요유 ()

      학위가 '사회적 품격을 나타내는 자격'의 의미를 제외하고 본연의 의미를 갖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왜 대학원이라는 데를 다녀야 하는 지가 명확해 집니다. 학위라는 것은 어떤 사람에게 연구자, 즉 학자로서의  '정사적인 수련을 거쳐' '독립적인 연구를 할 정도의 능력을 검증' 받았다는  동일한 분야의 전임 학자들로부터 인정받는다는 데에 있습니다. 왜 무협지에서 (무협지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는 군요. 광주과기원 활극에 축격먹었나봐요. 하하) 수련자에게 너는 더 배울 것이 없다 하산해라 뭐 그런 의미와 비슷하겠죠.

  • 소요유 ()

      여기서 중요한 것인 연구 방법론 혹은 연구 능력에 대한 수련과 그 사람의 자질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 이유는 과학적 수련이라는 것이 과학적 방법론을 배우는 것으로 수련자 혹은 학자로 인정받은 사람들이 이 과학적 방법론을 습득하여야만 하는 이유는 자연을 해석하는 하나의 방법론으로서의 '과학의 내적 순도'를 유지하기 위함입니다. 무슨 이야긴가하면 독학으로 과학과 비슷하게 자연을 설명하는 방법론을 취득한다하더라도 그 방법론이 '과학적으로 올바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하고, 그렇게 해야하는 이유는 과학이라는 것을 방법론적이나 문화적으로 올바르게 지켜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 소요유 ()

      예를 들면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들의 경우 정기적으로 보다 '고수'인 동료 의사들에게로부터 자신의 정신적 객관성을 검증 받는다고 하더군요. 아마 여기에도 엄청난 이론을 들고 가끔 들르는 분들이 있는데 우리가 문제삼는 것은 이 사람들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방법론을 문제삼는 것입니다.

  • 김덕양 ()

      음냐...사족이지만 DVD 보면서 영어배우는거에 한표...백수님 죄송~ ^^;; 저도 요즘 시간날때마다 DVD를 봐서리..ㅋㅋ

  • 소요유 ()

      결론걱으로 대학원에서는 학부와는 다른 수련과정을 거칩니다. 즉 대학 학부과정 공부는 사실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으로 좀 더디겠지만 혼자 한다하여도 별 무리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원의 과학적 수련과정은 학부와는 많이 다릅니다. 즉 학부에서 실험이라는 것을 맛보기는 하지만 우리의 현실이 학부 강의는 방법론적이라기 보다는 지식을 일방적으로 습득하는 과정에 머믈러 있어 연구자로서의 수련은 대학원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전 그래서 실제적으로 학부생 정도보다 실력없는 대학원 석박사 라는 말을 믿지 않습니다. 아무리 허접한 석박사라 하더라도 '과학적 방법론'을 수련한 경험이 있는 가와 없는 가는 엄청난 차이를 갖게 됩니다. 즉 학위라는 것은 그 사람의 지적 능력이 얼마나 되는 가를 나타내 주는 것이 아니

  • 소요유 ()

      라 (과)학자로서 방법론적인 면을 일정한 기간 습득해서  과학적인 연구를 수행할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었는가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고해서 우리가 통념적으로 알고 있는 '많이 알고 있어서 박사'라는 말을 틀린 말이라는 이야깁니다.  석박사 과정은 학문적으로 아주 좁아지는 터널을 지나가는 것과 같이 자기가 필요한 지식 이외에는 '잃어 버리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박사학위 직후에는 시야가 아주 좁아져 자기 분야 이외에는 '멍텅'인 상태가 됩니다. 그러한 좁은 시야를 늘리는 과정이 박사후 수련 과정인 '포닥' 과정입니다.       

  • 백수 ()

      흠.... 혼자 티비, 영화보며 영어 된다는 사람들도 있지요. 저는 토플시험을 본적이 없습니다만. 토플 600 점 넘어서, 유학와서 영어때문에 고생하는 사람 많이 봤습니다. 김덕양님은 미국생활을 겪었기 때문에 DVD 가 도움이 되죠.

  • 문기원 ()

      음냐... 별 차이 없을거 같은데요. 그런데 사실 님이 얘기하는 '일정 수준 이상의 의지적인 연구자 모임 + 실험기기'가 바로 대학원 아닌가요? 좀 어이없는 질문인데.

  • 문기원 ()

      단순히 지식의 습득이라면 여기저기서 얻으면 되겠지요. 하지만 지식의 양이 워낙 많고, 그렇기 때문에 지식을 체계적으로 습득할 필요가 있을거 같고, 별 필요 없을 것 같은 지식도 나중에 아쉬울 때가 많으니까 결국 '강제적으로 일정한 체계에 의해' 가르쳐 줄 수 있는 기관은 필요하겠죠.

  • 문기원 ()

      아마 법률지식이라면 데이터 베이스를 멋지게 만들어버리면 판사들 할 일이 없어질 수도 있겠네요. 그거 존나 쉬운 일일텐데, 누가 실행 안하나요? 법률과 판례에 대해 데이터 베이스 만들면 사법고시 필요 없는거 아닌가요? 용어야 하이퍼 텍스트로 만들면 끝나는 일이고..으흐흐...

  • 소요유 ()

      앗 그러고 보니 질문이 여러가지였군요. 새벽에 비몽사몽간에 읽어서 그런지 앞만 본 것 같으네요. 우선 학위의 미래를 전망한 그 책의 의미를 생각해 볼 때  한 연구자가 다방면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특정 학위가 무의미해 진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런데 대용량의  빠른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언뜻 생각할 때  특정 학위의 필요성보다는 전체적인 부문을 포괄하는 학위의 필요성이 더 커지지 않을까 하는 점일 것 같습니다.   

  • 소요유 ()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러한 현상, 즉 인접학문 영역으로의 상호 침투가 일어나고 있고, 그러한 포괄적인 학문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사실상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학과의 통폐합, 혹은 공동과정 형태로 제도적으로 추진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것이 학위의 유명무실화와는 관계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특정학문 영역에 국한된 학위보다는 좀더 광범위한 분야 학위, 그야말로 '만물 박사' 형태로 진행되리라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학위라는 것이 지난 거의 천년동안이나 이어내려온 학문적 전통이고, 학문 자체를 담고있는 하나의 파라다임이 보수성을 띠게되기 때문에 그러한 전통은 쉽게 변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지식정보를 생산하는 입장으로서의 학(위)자 보다는       

  • 소요유 ()

      이를 '가공하여 판매'하는 '정보지식상인'들이 과거의 지식정보를 독점했던 국가, 권력, 일부 자본력에서 일반 시민들에게 기회가 주어짐으로서 나타나는 '소정보지식상인' 들이 등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수요자로서 기존 권력의  역할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기에 과학기술자는 아마도 현재의 '생산자 위치' (농민들을 생각해 보세요)를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 사실 우려 됩니다.

  • 소요유 ()

      다음 대학원 제도의 문제는 지식이 늘어나면 그 지식을 새로 습득할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그러한 기간이 상대적으로 늘어나게 될 겁니다. 예를 들면 기초학문으로 갈수록 대학원에서 이수해야하는 코스웤이 중요해지고 그 것에 집중하게 됩니다. 현재 외국 대학원의 추세는 코스웤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학문외적인 면들, 예를 들면 교수들의 입지확보라는 측면도 있지만  학문 영역이 넓어질 수록  코스웤은 더 중요하게 될 겁니다.   

  • 소요유 ()

      외국에도 사이버 대학과 대학원이 활성화 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석박사 학위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숙력된 전문가의 코치' 입니다. 즉 지도를 받을 사람입니다.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될텐데 그게 바로 문기원님이 지적하신 대로  대학원이 됩니다.  문제는 왜 이게 대학원이어야하는가 인데  그 이유는 학위라는 것이 천년이상의 전통을 잇는 학문적 행위인데 이게 '카톨릭적인' 문화에서 비롯된 의식을 내포하고 있어서  학위를 줄 수 있도록 위임받은 기관이나 사람이 천년전부터 '족보'를 계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여기 사이엔지에서  박사 몇명이 모여서 누구에게 박사를 줄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학위과정이라는 것이  사실은 오랜 전통을 이어온   

  • 소요유 ()

      학문 수련자로서의 의식인 나름대로의 '형식'을 배우는 기간입니다.  그런 형식적이고 의식적인 면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 이봉춘 ()

      전기전자공학을 독학한 경험자로서의 생각입니다. 결론적으론 소요유님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저도 나름대로 기초를 착실하게 다졌고, 수 많은 아이템과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연구방법과 분석능력을 키웠으며, 특정분야에선 일가견을 이루었다고 자부하지만, 과학적이고 학문적인 사고에 있어서는 항상 미흡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가령 특정 최신기술과 관련된 세미나나 강의를 동일한 조건에서 교수들과 같이 청강한 경우, 강의 내용에 대한 이해력이나 실무적용 능력에 있어선 제가 앞선다고 느꼈지만, 그 결과물에 있어선 도저히 따를 수 없음을 경험했습니다. 제게 있어서는 그 강의내용이 수 많은 지식중의 하나에 불과했지만, 모 교수는 그 강의내용에 피와 살을 붙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책으로 출간하더군요.

  • 이봉춘 ()

      저는 이곳 싸이엔지에서 스스로를 기능인이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연구원, 엔지니어, 기술자 등등의 그럴듯한 명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능인이란 칭함은 제가 가진 능력이 실무능력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굳이 정확하게 말하면 고도의 기능인력이라 함이 합당하겠죠. 독학자에게 있어서 자격검증 방법은 기술사와 특허권 유무가 될 것 같군요. 하지만 학문과는 거리감이 있어 보이죠? 이게 바로 독학자의 한계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대학원에 가야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 소요유 ()

      이봉춘님이 아주 중요한 지적해 주셨군요. 결국 문기원님의 이야기와 맥이 통하는 말씀이지요 ?  뱀다리를 붙이면 세계적으로 잘나가는 연구 그룹의 경우에는 숙련된 과학자와 보조 과학자,  숙련된 엔지니어와 테크니션이 한 팀이 되어 문제를 해결해나가  면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가는 시스템이 대부분입니다.

  • 배성원 ()

      소요유님 의견에 동감하면서....제가 느낀바로는 외국 ,특히 미국대학에 비해서 국내 대학이 취약한 면이 바로 숙련된 엔지니어와 테크니션의 학내 부재'문제입니다. 공학분야에 치우친 판단입니다만, 교수들도 현장에서 오랜 실무경험을 가지고 있으신 분들을, 연구조교수 정도나 기술교수등으로 학계에 많이 영입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위를 가지고 있든 아니든 말이지요. 꿈같은 얘기죠? 잘나가는 미국 공대엔 교수개개인의 능력도 탁월하지만 이런 기술교수 그룹의 역량이 매우 뛰어나서 실질적인 연구 산출물이 많이 나오더군요. 영국의 모 명문공대에선 이런 기술교수 그룹이 LDV도 만들어서 공급해 준다더군요. 놀라운 기술입니다.(LDV=laser doppler anemometer).

  • 쉼업 ()

      Velocimetry겠죠..^^

목록


자유게시판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541 양신규님.... 댓글 4 신경 09-12 3319 0
540 '이공계 국비유학'정책에 대학들 우려 댓글 26 tatsache 09-12 3121 1
539 대학의 위기 댓글 10 백수 09-12 3378 0
538 운영진께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음다. 댓글 3 SoC 09-12 3352 1
537 답변글 [re] 꼭 생각을 Negative 로만 해야하는가? 댓글 6 양신규 09-12 3596 0
536 답변글 [re] 꼭 생각을 Negative 로만 해야하는가? 정상범 09-12 3602 0
535 [조선] “러·中·동구 과학자 모십니다” 댓글 2 준형 09-12 3095 0
534 [연합] 과학 꿈나무 양성 위한 카드 갖기 운동; 이런 신용카드도 있네요. 김덕양 09-11 2966 0
533 [연합] 과학문화재단, 과학기술 홍보대사 모집 ; 추천한다면 누구를? 김덕양 09-11 3312 0
532 [또 펌 : 중앙시평] 이공계 대학원의 슬픈 현실 (최재천 서울대 교수) 댓글 27 소요유 09-11 4333 0
531 [동아일보] 닮고 싶은 과학자, 되고 싶은 과학자. 댓글 4 정문식 09-11 3504 1
530 좋은 게시물 모음이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sysop 08-22 3602 0
529 구타사건경위! -광주과학기술원 게시판에서 퍼옴 댓글 5 tatsache 09-11 5648 0
528 답변글 [re] 본받아라 원딩들아 댓글 2 SoC 09-11 4475 0
527 답변글 [re] 미국 유학의 좋은 점 하나 댓글 9 양신규 09-12 4883 1
526 [매경] [매경춘추] 사이언스 오블리쥬 댓글 29 박상욱 09-11 3819 1
525 답변글 이분을 모셔다가 2차 강연회를 열어보면 어떨까요? 댓글 2 김덕양 09-12 3224 2
524 [연합] KAIST-중국 칭화대-삼성, MOU 체결 ; 환영할 일입니다. 댓글 8 김덕양 09-11 4170 0
열람중 학부생으로서의 질문 댓글 24 han 09-10 3536 1
522 답변글 [re] 대학원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양신규 09-11 3401 2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