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대학원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글쓴이
양신규
등록일
2002-09-11 01:28
조회
3,39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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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지식인들이 아직도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은 지식이 물과같이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즉 교수는 많이 알고 학생은 그것을 배운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식습득이 용이해지므로 대학원교육이 필요없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바로 이런 구닥다리 지식관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자왈 맹자왈 외우면서 옛날 책에 주석이나 다는 걸 학문이라고 여기던 시절에는 그런 생각이 맞는지 몰라도 지금은 그렇지 않지요. 현대의 지식생산에 그래도 맞는 모델은 Positive Feedback 에 근거한 Network 모델이지요. 

무슨 말이냐하면 똘똘한 선생과 똘똘한 학생이 모여서 밤새 고민도 하고 실험실에서 실수도 하고 하다보면 멍청한 선생과 멍청한 학생이 우싸우싸 떠드는 것보다는 훨씬 새롭고 창의적인 지식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그럼 학생들도 사실은 선생들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저만해도 요즘 학부 석사 박사 과정 학생들이 뭐에 관심이 많나가 항상 궁금합니다. 결국 그들이 곧 연구활동의 주역이 될 것이고, 그들이 관심많은 주제들이 연구주제의 중심이 될 것이니까 말이지요.

그럼 대학원에서 배우는 것은 결국 뭐냐하면 "프로페셔널 커뮤니티의 생활방식과 코드"를 배우는 것입니다.  석사과정학생들은 석사논문정도 그러니까 한두학기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주위사람의 도움을 받아 푸는 과정을 통해 기업이나 연구소에서 할 일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이고, 박사과정은 2-3 년 과제를 푸는 과정을 통해 독립적 연구자의 능력을 배우는 것이지요. 이것은 법대, 의대, 경영대학원 등 소위 직업대학원도 마찬가지라고 보면 됩니다. 그냥 지식전달이라면 님말대로 웹 뒤지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웹 뒤져서는 알 수 없는 소위 tacit knowledge 나 Conduct Code, Norm 등은 community member 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배는 것이지요.

그럼 문제는 어디서 누구한테 배우느냐인데, 결국 그것이 그 사람의 프로페셔널 라이프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것은 뻔한 이치입니다. 다시말해 썩은 물에서 배우면 썩은 프로페셔널이 될 것이고, 맑은 물에서 배우면 맑은 프로페셔널이 될 것이지요.

썩을 물과 맑은 물 낮은 수준의 커뮤니티와 높은 수준의 커뮤니티를 구별하고 찾아내는 것은 당연히 당사자가 해야합니다. 

> 전자 계열의 전공을 하고 있는데요..
> 앞으로는 정보기술의 발달로 정보의 공유가 활발해지게됨에 따라
> 누구라도 능력만 있다면 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용이해지므로
> 어떤 특정 분야의 학위라는 것이 별로 가치를 지니지 못할 수도 있다
> 는 말을 책에서(JOB SHOCK)읽었는데요..
>
> 실제로 제가 학부를 다니면서 중요하게 배우는 지식은
> 강의를 통해서라기 보단
> 토론과 개인교습(?), 고민등을 통해서 인데
> 대학원을 진학해서는 얼마만큼
> 학부와 다른 방식으로 지식을 창출하고
> 습득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 그리고 앞으로 이공계쪽도 이런 논리에 따라 학위의 유명무실화가
> 일어날 수 있다고 보시는 지요?
> 실제로 외국의 논문들도 웹 상에서 현재도 많이 찾아 볼 수있더군요.
> 그리고 지식의 창출면에서 현재의 대학원 제도가 과연 특화된 경쟁력을
> 가지는 것일까요? 혹시 이런 측면에서 외국 대학원은 많이 다른가요?
>
> 만약에 일정한 기준의 시험을 거쳐서 모인 일련의 학생들이
> 어떤 연구를 의지적이고 열정적으로 해 나간다면
> 그리고 여러가지 강의들을 사이버 상에서 들을 수 있고
> 필요한 실험에 대해서  기기를 빌려서 실험해 볼 수 있다면
> 대학원에 진학한 사람들과는 어떤 차이를 가질까요?




> 전자 계열의 전공을 하고 있는데요..
> 앞으로는 정보기술의 발달로 정보의 공유가 활발해지게됨에 따라
> 누구라도 능력만 있다면 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용이해지므로
> 어떤 특정 분야의 학위라는 것이 별로 가치를 지니지 못할 수도 있다
> 는 말을 책에서(JOB SHOCK)읽었는데요..
>
> 실제로 제가 학부를 다니면서 중요하게 배우는 지식은
> 강의를 통해서라기 보단
> 토론과 개인교습(?), 고민등을 통해서 인데
> 대학원을 진학해서는 얼마만큼
> 학부와 다른 방식으로 지식을 창출하고
> 습득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 그리고 앞으로 이공계쪽도 이런 논리에 따라 학위의 유명무실화가
> 일어날 수 있다고 보시는 지요?
> 실제로 외국의 논문들도 웹 상에서 현재도 많이 찾아 볼 수있더군요.
> 그리고 지식의 창출면에서 현재의 대학원 제도가 과연 특화된 경쟁력을
> 가지는 것일까요? 혹시 이런 측면에서 외국 대학원은 많이 다른가요?
>
> 만약에 일정한 기준의 시험을 거쳐서 모인 일련의 학생들이
> 어떤 연구를 의지적이고 열정적으로 해 나간다면
> 그리고 여러가지 강의들을 사이버 상에서 들을 수 있고
> 필요한 실험에 대해서  기기를 빌려서 실험해 볼 수 있다면
> 대학원에 진학한 사람들과는 어떤 차이를 가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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