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펌 : 중앙시평] 이공계 대학원의 슬픈 현실 (최재천 서울대 교수)

글쓴이
소요유
등록일
2002-09-11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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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게시판에 '공대생'님 올린 [중앙시평]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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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내 연구실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 하나가 박사과정에 진학하지 않겠다고 통보해왔다.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때 직장을 그만 두신 아버지께서 아직 쉬고 계신 상황이라 아무래도 자기가 직장을 얻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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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가 가족을 부양해야 하느냐 물었더니 그건 아니란다. 다만 더 이상 자신의 학업을 위해 집에서 돈을 타 쓸 수 없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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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학 혜택 못받는 국내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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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가 어디서든 돈을 끌어와 생활비를 대주면 박사학위를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그야 말할 나위도 없지만 선생님이 어디서 그런 돈을 가져올 수 있겠냐며 허탈하게 웃는다. 동네에서 꼬마들이라도 가르치며 학업을 계속하면 안되겠느냐고 묻자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는데 이젠 지쳐서 더 이상 못하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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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실력이면 외국 대학에서 장학금도 받을 수 있을 텐데 유학을 갈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는 선생님 밑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고, 또 부모님 곁에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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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구실만 해도 이 친구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몇년간 비슷한 이유로 여러 명이 학업을 중단했다. 이것이 우리 이공계 대학원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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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판국에 최근 정부는 내년 예산에 3백억원을 편성해 이공계 대학 졸업생 1천명에게 연간 최고 3만달러씩의 유학경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브라보! 이공계 말살정책으로는 거의 완벽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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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수천억원 규모로 새롭게 시작한 민간 장학재단들도 곧 각각 1백명씩의 유학생을 선정하여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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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다 외국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아 출국하는 학생들까지 합치면 이제 국내 이공계 대학원들은 확실하게 문을 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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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기피현상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초학문, 즉 '이(理)'의 위기는 벌써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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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동안 잘 나가는 줄 알았던 '공(工)'마저 흔들리는 바람에 갑자기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된 것이다. 유학을 가기 어려워 학생들이 이공계 진학을 꺼리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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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공부를 하면 직장이 보장되지 않고 대우가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형편없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을 잘못 짚어도 어쩌면 이렇게 헛짚을 수 있을까. 기가 찰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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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그동안 이 문제로 정부 위원회에 뻔질나게 불려 다녔지만 결론이 이렇게까지 엉뚱한 방향으로 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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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보다 먼저 이공계 기피현상을 겪은 선진국의 대학원들은 지금 거의 외국 유학생들의 연구로 연명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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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공하는 동물행동학이나 생태학은 이공계라 해도 장학금을 받기가 그리 쉽지 않은 분야다. 그래도 지난 몇 년간 내 연구실을 거쳐 외국으로 유학을 떠난 학생들 중 장학금을 받지 못한 친구는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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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큼만 착실히 공부하면 누구나 그리 어렵지 않게 장학금을 받으며 유학을 갈 수 있다. 멀쩡히 돈을 받으며 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은 더 집어주면서 국내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철저하게 외면하는 정책을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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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학 지원은 민간에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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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공계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독립해 생활할 수 있을 만큼의 장학금을 지원해야 한다. 지금 BK사업을 통해 지급하는 정도로는 턱도 없이 모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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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면제와 더불어 한달에 적어도 1백50만원 정도는 지급해야 학업과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다. 그래 봐야 1년에 2천만원 꼴이다. 정부가 확보한 3백억원 중 2백억원만 이를 위해 써도 매년 1천명의 학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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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우리 과학계도 당당하게 외국과 겨룰 수 있는 국제경쟁력을 확보했다. 다만 지원이 부족할 따름이다. 나머지 1백억원도 차라리 국내에서 학위를 마친 젊은 과학자들이 외국에서 박사후 연수과정을 하며 안목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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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외국 과학계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는 젊은 우리 과학자들의 상당수가 국내에서 학위를 받은 재원들이다. 외국유학 지원은 민간재단에 맡겨도 충분하니 정부는 제발 국내 대학원을 돌봐주기 바란다. 우리 세금으로 남의 나라와 그들의 대학을 도울 까닭이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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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在天(서울대 교수·생물학)

  • 박상욱 ()

      짝짝짝.

  • 김덕양 ()

      많은 분들이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 군요. 힘이 납니다.

  • 최성우 ()

      역시 최재천 교수님은 과학 저널리스트로서도 무척 탁월하십니다.  그동안 교양과학책도 많이 내셨지만...

  • 문기원 ()

      그런데 아마 이공계 말살정책이 필요할 겁니다. 국내 수많은 대학 중에 공대 없는 대학 얼마 없죠... 말려 죽이자는 거 맞을걸요. 아마... 그리고, 글쓰신 분은 서울대 교수님인데, 실력이 아닌 간판으로 경쟁하는 사회를 만든 서울대의 교수님 말씀 답군요. 피터지게 경쟁하는게 그렇게 겁나시는지... 한번 경쟁해 보십시오. 더 강해질 겁니다...

  • 문기원 ()

      우리 과학계가 당당하게 외국과 겨룰 수 있는 국제 경쟁력을 확보했다? 전 동의할 수 없습니다. 국내 공대 나와서 현업에서 피터지게 일본 업체랑 경쟁하고 있는 입장에서... 저도 빡세다는 대학 나왔지만, 대학교육... 허접합니다. 교수.. 나보다 더 모르는 교수 많습니다. 기업의 기술.. 공개 안됩니다. 편하게 대학에만 몇십년 있는 사람이 어떻게 경쟁력 있는 제자를 길러낸단 말입니까. 무슨 배짱으로 우리가 국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건지..

  • 문기원 ()

      외국에 돈보태 준다는 점에서 좋지 않다고 저 역시도 생각합니다만, 대학 사회에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지원보다는 반성이라고 봅니다. 반성 이후 지원이 이루어져야지, 아무런 반성없이 지원만 해달라.. 이미 국제 경쟁력 있는데 반성 필요없다. 니네가 돈만 주면 잘할거다... 전 동의 못합니다.

  • 배성원 ()

      문기원님. 그래도 대학원의 '교수'가 아니라 '학생'들은 지원을 좀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 문기원 ()

      지금 상태에서 학생들의 생활비만 해결되면 이공계의 경쟁력이 국제수준이 되고, 모든 사람들이 공대를 오고싶어한다면 찬성입니다.

  • 최성우 ()

      너무 극단적인 관점이나 이분법적으로 문제를 볼 게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대학원(및 교수)에 문제가 많고, 반성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감합니다.  수준 역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곳도 있고, 수준이 한참 미달인 곳들도 있겠지요.  그러나, 이공계 대학(원)이 붕괴 상태로 치닫으면 기업들은 어디서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까요?  인도, 러시아, 필리핀에서 끌어오면 그만일까요?  지원할 것은 지원을 하고, 잘못된 부분들은 그 시스템을 바꿀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을 해야겠지요... 

  • 고양이 ()

      큰 관점에서 일시적인 붕괴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수많은 은행들... 스스로 문제 있다는거 알면서 끝까지 버티면서 세금먹는 하마 된거 아시잖습니까. 기업에서 앞서나가는 연구를 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은 대부분 알려진 것을 잘 베껴서 양을 늘여서 돈을 벌자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급 인재가 필요할까요? 빠릿빠릿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런 인식들이 바뀌기 전에는 아무리 소리쳐봐야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원에 돈을 좀 지원해서 살려준다고 쳐도, 결국 기업에서는 그 대학의 졸업생을 대접해 주지 않습니다. 어디건 마찬가지죠. 노력에 비해 대접받지 못한다.

  • 고양이 ()

      노력에 비해 대접받지 못하는 분위기 자체를 결코 바꿀수 없다는 겁니다. 남아돌아가는게 공대생이고, 잘하는 놈이나 못하는 놈이나 하는 일은 머리쓰는 일 별로 없으니까.. 결국 대접 못받고, 상황은 똑같아지는 겁니다. 죽어가는 대학 몇년 더 살리는거야 돈들이면 되는거지만, 지금 상황이 우리나라 분위기의 반영이라고 볼때, 그 분위기를 반전시킬수는 결코 없다. 반전시키려면 결국 '당해봐야 된다'는 겁니다. 국비로 유학나간 사람들이 외국에 돈벌어주는 꼴을 목도해 봐야 한다는겁니다. 그 동안 경쟁력 없는 대학들은 자연히 문을 닫겠죠. 남은 대학에 집중시키면 되는겁니다. 지금 이대학 이대학이 잘하니깐 니들빼고 다 아웃.. 하면 누가 받아들일까요? 구조조정이 됩니까?

  • 최성우 ()

      그리고 대학(원)이라는 곳이 꼭 기업과 같은 범주에서 비교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도 약간의 재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지금처럼 급변하는 환경에서는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에 현업에 투입할 정도의 사람들을 당연히 원할 것이고, 대학(원)도 가급적이면 그 욕구에 맞출 수 있어야 하겠지요. 그러나 대학(원)과 기업은 그 본질과 역할이 좀 다릅니다.  그러므로 부문에 따라서는 대학교수보다 현업 연구원들이 더 잘 아는 경우가 당연히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역시 그랬고요...)  당장 기업의 요구에 맞추지 못한다고 해서 무조건 '경쟁력이 없다'고 규정한다는 것은 약간 무리라고 봅니다...

  • 고양이 ()

      정책 입안자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외국 유학을 지원하겠다는 것은 물론 아닐겁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국내 대학에 돈 몇푼 더 주고, 대학원생들 생활비 몇푼 쥐어주는게 답은 아니라는 겁니다. 당장 먹고살게 되었다고 치면... 좀 잠잠해 졌다가 나중에 또 이런 문제 불거질테고, 그럼 또 국내 대학을 살려야지.. 돈을 달라. 지금 돈을 좀 쥐어주면 대학과 교수들이 스팀팩맞은 마린처럼 돌진할까요? 생활비 좀 해결되었다고 갑자기 자신이 자랑스러워지면서 미친듯이 연구를 할까요? 그거보고 고등학생들이 우우우 몰려올까요? 제 꼬리를 걸로 장담하건대, 결코 아닙니다.

  • 고양이 ()

      최성우님과 같이 글을 쓰고 있었네요..^^  말씀대로 기업과 학교의 역할이 분명 다른데, 이 사회는 대학의 역할은 커녕 기업에서 수행되는 '돈안되는 것 처럼 보이는 연구' 자체를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라는 겁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교수들이 원하는 대학교 지원? 대학원생 생활비 지원? 그게 아니라는거죠. 여론만 나빠지지 사회가 깨닫게 하는 방법이 아니니까..

  • 최성우 ()

      고양이님의 의견에도 상당히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국내 대학원의 지원과 정상화라는 것이 꼭 '대학원생 생활비를 많이 주자"는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전술적으로 현재의 단계에서 어떤 것이 가장 바람직한지는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소요유 ()

      가장 손쉬운 방법이 '확 망해버리고' 다시 세우는 것일겁니다 (태풍은 왜 이런 것들 안쓸어가고 애매한 사람들만...).  문제는 대학이 망하고서 다시 세워질 때까지 세월이 기다려 주겠느냐 입니다.  우리가 (혹은 위 대학교수를 비롯한 사람들이) 년 몇천명 유학보낸다고 국내 대학원이 망한다고 하는 것이 좀 호들갑인지 모르겠지만 심리적인 효과로 봐서 그렇지 않아도 고사 중인 국내 대학원으로서는 망해가는 수준에 이를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아마 잘나간다는 대학원들이 일단 피해가 클 것이고, 이미 붕괴된 군소 대학원들은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 같습니다. 

  • 소요유 ()

      제가 판단하기에 현재 대학교수들이 파탄난 대학원하에서 연구능력이 얼마나 버티느냐가 중요할텐데 제가 보기에는 5년이상 갈 것 같지 않습니다. 물론 현재 대학원이 거의 붕괴된 지방대의 몇몇 능력있는 교수는 벌써 5~6년째 개인적인 능력으로 버티고있는 실정이긴합니다만 그들도 아마 40대를 넘어서면  버티기 힘드리라 봅니다. 즉 향후 5년내에 회복되지 않는 다면  대개 국내 연구기반은 붕괴되리라 생각됩니다.

  • 소요유 ()

      물론 이러한 변화들이 분야마다 다르겠지요. 예를 들면 아이러니하게 정부가 지원하는 6T분야나 기업자체적으로 필요하여 해외유학에 의하여 육성하는 분야는 우선 국내기반이 먼져 붕괴될 것으로 보입니다.  즉 이들이 유학후에 돌아올 4~5년 (국비유학 통계에도 나타나듯 전 3년내에 학위받는 것에 회의적입니다)후에는 유학나간 수만큼 국내기반은 없어질테고,  이들이 들어와 기업이나 출연연구소, 그리고  대학에 들어앉게 될텐데 이때를 상정해보면

  • 소요유 ()

      이미 기반이 무너진 대학에 이들 중 일부를 수용할 자리가 있을 것 같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기업의 경우 이들이 귀국하여 그런대로 버티긴하겠지만  이들역시 현재와 같이 한시적인, 즉 10년이상 기업에 붙어있기 쉽지 않을테니 역시 향후 10~15년후에 같은 문제로 고민하게될 것입니다. 정부출연연구소는 상대적으로 넉넉해 보이기는 하지만 역시 정부출연연구소의 한계로 이들을 다 수용할 처지가 아닐 것입니다.

  • 소요유 ()

      즉 붕괴는 대학원 - 국내 중소기업 - 대학 - 정출연 - 국내대기업 순으로 이루어 질 것 같은데 이는 '고급인력'의 측면에서 바라본 것이고,  문제는 이들 뒷받침하는 그룹이 함께 붕괴된다는 점입니다.

  • 정문식 ()

      그런데 이공계 대학이 몰락한다면 그 많은 고교 졸업생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여? 문과로 가서 고시 공부에 매진한다? 아니면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준비에 몰두한다? 그런데 둘 다 성공 확률이 극히 낮을 것은 자명합니다. 그러면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갈 곳은 실업자밖에 없겠군여... 이공계의 몰락은 단순히 교수나 연구직 자리 몇 개 없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국민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사회경제적 기반 자체의 붕괴입니다. 그렇다면 옛날 1970년대 이전처럼 이른바 sky를 졸업하고도 일자리가 없어 서독이나 브라질로 가기 위해 아우성쳤던 그런 사태가 재연될지도 모릅니다. 아마 40년간의 경제 성장으로 인해 눈높이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만큼 국민들의 허탈감은 더욱 심해지겠네여... 이 사이트를 통해서 본 한국의 미래상

  • 정문식 ()

      은 묵시록보다도 더 무섭고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보다도 더 소름끼치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그 때 많은 국민들은 누구를 원망해야 할까여?

  • 소요유 ()

      위에서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는  '망했다가 다시 일어설 시간적, 물질적 여유'가 없다는 점을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즉 유학에 의하여 훈련된 고급인력이 국내에서 나름대로 활동하기 위하여는 일정수준의 국내 기반을 필요로 합니다.  국내 연구 기반이 없어지는 경우는 제반 인프라들이 같이 없어지게 마련이고,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기업은 외국으로 연구소를 옮기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유학에 의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국내대학원을 살릴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대학원을 살리는 첫번째 할일이 바로 대학원생을 외국유학생과 같은 정도로 '직접'지원해 주어야한다는 것입니다.   

  • 소요유 ()

      왜 우리는,  정부는, 국민은 외국에 비하여 아주 열악한 환경 - 공부는 뒷전이고 먹고살기 위하여 다른 짓해야하는  국내 대학원생들의 환경은 무시하고 '몇몇 특별한 천재나 성인'의 모습을 기대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최근 잘나다는 몇몇 국내파 젊은 연구자의 모습을 언로보도를 통해서 봅니다. 그들을 잘 바라보면 본인이 특출나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일전에 연세대학교 천문학과 박사학위자 중에서 세계적으로 뛰어난 업적으로 졸업하고  옥스포드 대학으로부터 포닥 장학금을 받은 '윤석진 박사'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지도교수와 본인이  한 말 중에 기억나는 것이 "지원이 아주 적절했다"는 말이었습니다. 

  • 정문식 ()

      그렇습니다. 우리 한국은 미국이나 독일, 일본이 아닙니다. 이들 나라들은 한 번 정치, 경제적 위기로 인해 국가 파탄 직전까지 간 적이 있었고, 독일이나 일본 같은 경우는 히틀러나 도조 같은 인류 문명사에 '길이 남을' 범죄자를 낳기도 했지만, 그렇지만 이들 나라들은 비록 제국주의적 침략을 일삼긴 했지만 사회경제적 기반이 단단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과학과 공학이 그 기반을 구축하는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20세기 역사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여... 그런데 한국은 미국이나 독일, 일본과 같은 튼튼한 '펀더멘털'이 없습니다. 그래서 소요유님이 갈파하신 것처럼 한 번의 붕괴가 회복 불능의 상황으로 전락할 수 있는 것이져... 아마 2010년까지의 시대상을 냉정히 관찰한다면 그 결과

  • 정문식 ()

      가 어떨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미 국내에는 인문학의 몰락으로 인해 '역사'를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혜안을 가진 이들이 이미 사라져 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또다시 외국인 학자와 각 분야 전문가들의 관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겠군여... 결국 인문학에 이은 이공계의 몰락이 우리의 정신 세계마저 황폐화된 '백치 아다다'로 가고 있지는 않나 생각이 듭니다.

  • 소요유 ()

      전 이들이 특별한 사람들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한편 그래도 아직은 우리에게 국내에 좋은 지도교수가 꽤 있습니다. 연구외적인 일에 신경쓰지 않도록 하는 적절한 지원과 적당한 국제경험이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인력을 양성할 수 있습니다.  국내 대학원생들은 그럴 정도의 능력과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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