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서울시장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

글쓴이
song
등록일
2004-07-02 08:32
조회
3,986회
추천
1건
댓글
11건
이명박 시장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

[오마이뉴스 2004-07-02 04:10]

[오마이뉴스 조호진/신미희 기자]


ⓒ2004 기독교TV(www.cts.tv) 화면
mindle21_174695_1[218283].jpg
▲ 이명박 서울시장이 지난 5월 31일 새벽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청년·학생 연합기도회'에 참석, '서울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봉헌서를 낭독하고 있다.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이 최근 한 기독교 행사의 봉헌식에서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골자의 봉헌서를 직접 낭독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이번 행사는 기독교TV를 비롯, 행사에 참여한 대형교회의 자체 방송을 통해 방영됐다. 봉헌이란 교회에서 신자들이 미사·성사 집행·전례, 또는 심신 행위와 관련해 자발적으로 바치는 일종의 예물을 뜻하는 말이다.


서울 소망교회 장로인 이 시장은 평소 종교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개인 자격이 아닌 서울시장 명의로 대규모 종교 행사에 참석, 직접 '서울 봉헌'을 공표한 것은 직위 남용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다.


이 시장은 '서울의 부흥을 꿈꾸는 청년연합'이 지난 5월 30일 밤 9시부터 31일 새벽 4시까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주최한 '청년·학생 연합기도회'에 참석해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서울을 하나님께 드리는 봉헌서'를 직접 낭독했다.


이 시장은 봉헌서를 통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거룩한 도시이며, 서울의 시민들은 하나님의 백성"이라며 "서울의 회복과 부흥을 꿈꾸고 기도하는 서울 기독청년들의 마음과 정성을 담아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다짐했다.


이번 봉헌서는 '서울특별시장 이명박 장로 외 서울의 부흥을 꿈꾸며 기도하는 서울 기독청년 일동'이란 명의로 작성됐다. 특히 이 시장의 직함인 서울특별시장을 별도로 적시, 개인 차원의 참여가 아님을 한눈에 알 수 있으며 봉헌서 표지에는 서울시 공식 휘장까지 새겨 있다.


교계, 2007년에는 대한민국을 봉헌할 계획도 선포

mindle21_174695_1[218285].jpg


▲ 이명박 시장이 낭독한 봉헌서.

ⓒ2004 '도깨비뉴스' 게시판

'Again 1907 in Seoul-서울에서 예루살렘까지'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교파를 초월, 서울지역 대형교회와 청년선교단체 등에 소속된 1만여명의 청년들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룬 종교집회이다.


주요 참가단체는 광림·충신·온누리·여의도순복음·왕성·사랑의 교회 등 서울시내 100여개 교회와 예수선교단·순회선교단·한국대학생선교회(CCC)·청년목회자연합(Young 2080) 등 20여개 청년선교단체 등이다.


특히 수도 서울의 영적 회복을 기치로 내건 이번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기독 청년들은 이 나라의 도덕적 위상을 바로세우고 영적 회복과 부흥을 위해 우리의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서울 기독청년 선언문'도 채택·발표했다.


한편 '서울의 부흥을 꿈꾸는 청년연합'은 올해 행사를 통해 서울의 영적 회복뿐 아니라 세계 대부흥을 일으키는 도화선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따라서 '서울의 부흥을 꿈꾸는 청년연합'은 내년, 후년에도 이같은 행사를 치르는 데 이어 2007년에는 대한민국을 하나님께 봉헌하는 전국적 행사를 개최하겠다고 선포했다. 2007년은 17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해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대형교회의 이같은 행사가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둔 이명박 서울시장의 정치적 행보와 맞물린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특히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이 시장의 봉헌서 낭독과 관련, 개인의 종교행위를 넘어 다른 분야의 종교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적절한 처신으로 비판하고 있다.


또 아무리 상징적인 표현이라 할지라도 서울시장이 서울시를 '봉헌한다'는 특정 종교행사에 선언자로 직접 나섰다는 것은 공직자 윤리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대형교회들의 경우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듯 자체 홈페이지에 걸었던 이번 집회 동영상을 폐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시장측 "개인적 종교활동을 왜 비종교적 관점에서 해석하는가"


mindle21_174695_1[218286].jpg

▲ 이명박 시장이 봉헌서를 낭독하고 있는 가운데 행사 참가자들이 열광하는 모습.

ⓒ2004 '도깨비뉴스' 게시판
그러나 이 시장측은 개인 차원의 종교활동을 비종교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목영만 서울시 비서실장은 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종교인 장로로서의 종교 행위와 서울시장으로서의 행정행위는 별개"임을 강조하며 "개인의 종교 활동을 어떤 의도를 갖고 기사화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목 실장은 이 시장의 이번 행사 참여에 대해 "개인적으로 근무 외 시간에 참석한 것인데 크게 문제될 게 있느냐"며 "행정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닌 종교적 행위 자체를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는 게 더 이상하다"고 말했다.


또 '수도 서울을 바친다'는 봉헌사 낭독에 대한 지적과 관련, 목 실장은 "'사랑'이라는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에 다름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시장의 직접적인 설명을 듣겠다는 요청에 목 실장은 "이번 건으로 (이 시장이) 기자와 직접 통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연결을 거부했다.


다음은 이명박 서울시장이 직접 낭독한 '서울을 하나님께 드리는 봉헌서' 전문이다.


<서울을 하나님께 드리는 봉헌서>


흐르는 역사 속에서 서울을 지켜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섭리하심에

감사와 영광을 돌리며,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거룩한 도시이며,

서울의 시민들은 하나님의 백성이며,

서울의 교회와 기독인들은

수도 서울을 지키는 영적 파수꾼임을 선포하며,


서울의 회복과 부흥을 꿈꾸고 기도하는

서울 기독 청년들의 마음과 정성을 담아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합니다.


2004년 5월 31일

서울특별시장 이명박 장로 외

서울의 부흥을 꿈꾸며 기도하는 서울 기독청년 일동



2007년에는 대한민국을 하나님께 바치자?

---------------------------------------------------------------

시민들 "올바른 시정 수행자세인지 모르겠다"


이명박 시장의 봉헌이 단순한 종교행위를 넘어 시장 직위를 남용한 부적절한 처신였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2007년 대선을 내다본 정치행보와 연관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는 가운데 시민들은 불교 등 여타 종교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번 집회를 보도한 기독교TV 최현정 기자는 방송 멘트에서 "(주최측이) 2007년에는 대한민국을 하나님께 봉헌하는 전국적인 기도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또한 참석자 중 일부는 2007년 대선을 암시하는 듯한 표현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일부 대형교회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정권호(32·회사원)씨는 1일 "장로라고만 했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봉헌서에 서울시장 직함과 휘장까지 새겨서 바친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며 "왜곡된 종교행위를 넘어 2007년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행위로 볼 수밖에 없으며 이는 다른 종교활동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강호(33·서울시 강서구)씨는 1일 "시장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하는 게 과연 올바른 시장의 시정 수행자세인지 모르겠다"며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선출직 공무원이 다른 종교를 위축시키는 행동을 한 게 답답하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 시장이 청계천 복원과 시청광장 조성, 종교행사까지 대형 이벤트를 선보였는데 앞으로는 무엇으로 시민들을 혼란스럽게 할지 걱정"이라고 꼬집었다. / 조호진 기자


/조호진/신미희 기자 (tajin@ohmynews.com)


  • REVOLUTION ()

      대한민국 헌법 제20조 2항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

    이명박 시장은 착각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서울시장이 특정종교의 절대자에게 봉헌할 수 있는 사유재산이 아닙니다.

  • song ()

      저는 서울시의 주인이 서울시민이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조서시대 유생들을 보는듯 합니다.

    심지어 애국가를 부를때 일부 기독교 광신집단 사람들은 '하느님이 보우하사'를 '하나님이 보우하사'로 부르는 모습을 보고 .. .. 한숨이 나오더군요.

  • song ()

      차범근이도 전에 그러더만...

    감독으로 재직중일때 선수들이 죽을 힘을 다해서 이겼는데도 인터뷰때

     ' 하나님의 극적인 도움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이걸두고, 김용욱교수가 열변을 토하며 씹는 모습이 시원했습니다.

  • REVOLUTION ()

      유구한 역사의 서울은 우리의 선조들께서 지켜주셨으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선조들과 서울시민에게 감사와 영광을 돌리며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서울시민과 전체 공화국민들이 다스리는 도시이며

    서울의 시민들은 정교분리를 헌법에 명시하고 있는 것처럼 신의 지배를 받지 않는 자유로운 존재들이며

    수도 서울을 수호하는 영적 파수꾼은 서울시민과 공화국민들의 긍지와 희생정신이며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영원히 공화국의 공공재로 남을 것입니다.

  • song ()

     
    ----------------------------------------------------------------
    담에 서울시장을 천주교 신자로 뽑으면 ' 수도 서울을 성모마리아님께 봉헌'

    담에 서울시장을 불교 신자로 뽑으면 '수도 서울을 부처님께 봉헌'

    담에 서울시장을 이슬람 신자로 뽑으면 '수도 서울을 알라신께 봉헌'
    --------------------------------------------------------------

    기본적인 공과 사를 구분못하는 고위공직자를 뽑은 시민들의 잘못.

  • 조범석 ()

      점점 교회 다니기 싫어지는 군...
    지도교수에...
    이명박이에...

  • 황인태 ()

      하나님 줄려구 심시티한거였군요...--;;
    - 도로를 빨간색으로 칠했습니다.
    - 교통비를 40% 인상했습니다.
    - 시민들의 원성이 높아졌습니다.
    제길...--;;

  • 과학사랑 ()

      내가 기독교도들은 싫어하고 기독교도들을
    안믿는 이유가 다 이런 것들이지요.
    패거리 만들어 지내끼리만 잘 지내고...........

    사실 지구상의 대부분의 분쟁은 기독교도들이 일으키고
    있는 건 아닌지.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 cantab ()

      은혜가 충만하신 이명박 시장을 차기 대통령으로 적극 추천합니다. 이참에 국교를 기독교로 정하고 이명박시장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는 하"나"님이 보우하사 선진국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이상 횡쑤 되겠습니다. 뷁~

  • november ()

      예수쟁이들 하는 짓 하고는.. 쯧쯧..

  • 정정당당 ()

      "하느님, 저는 명박이를 하느님께 봉헌할께요."
    - 그래 봉헌하거라.
    "하느님, 그런데 명박이가 버스번호를 뒤죽박죽해놓고 교통대란을 일으켜서 봉헌하러 가는데 시간이 걸려요. 걍 말로만 봉헌할테니까 알아서 데려가 주세요."
    - 그래 할 수 없지. 근데 명박이가 니꺼냐?
    "그럼 서울시가 명박이꺼에요?"

목록


펀글토론방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199 한국대기업들의 실적이 초라하군요. 댓글 2 THQ 07-04 3591 0
198 긴급 시리즈 갈곳 없는 유학생들 3·끝 댓글 1 탈레반 07-04 3303 0
197 긴급 시리즈 갈곳 없는 유학생들 (2) 댓글 6 탈레반 07-03 3315 2
196 현장 속에서 전문성 키워라 .. '공부 그만 해라' 댓글 2 황인태 07-02 3337 3
195 긴급시리즈 갈곳 없는 유학생들 (1) 댓글 2 탈레반 07-02 3756 1
194 노란 권언유착 댓글 1 REVOLUTION 07-02 2881 1
열람중 이명박 서울시장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 댓글 11 song 07-02 3987 1
192 답변글 [re] 종교도 비지니스라고 여기면 되지요. 아니면 시민소환제를 하든지. 댓글 3 과학사랑 07-02 2951 1
191 교수당 학생 40명 넘는 대학 '2006년부터 정부지원 중단' 댓글 2 시렌 07-01 3378 8
190 답변글 [re] 교수당 학생 40명 넘는 대학 '2006년부터 정부지원 중단' 댓글 6 cantab 07-02 3279 5
189 scieng의 참여가 필요하네요. 댓글 1 THQ 07-01 3633 9
188 공기업 등 채용때 학력.연령 제한 '폐지' 댓글 26 REVOLUTION 06-30 5139 28
187 답변글 revolution님과 쉼업님 댓글 8 사색자 07-01 3405 7
186 성공 날개 T-50 국익 성능 테스트 댓글 3 이민주 06-30 3977 9
185 `국민의식,반공성향 줄고 반미성향 고조' 댓글 2 REVOLUTION 06-30 3791 0
184 시·군·구보다 대학이 많은 나라 Seyun Kim 06-30 3580 0
183 [사설1] 西海교전 유족이 조국을 떠나겠다는 이유 댓글 3 이민주 06-30 3439 0
182 한국에서 역차별받는 국내업체들 댓글 2 THQ 06-29 3298 1
181 이러다가 나중에 고구려가 중국역사가 되는게 아닙니까. THQ 06-29 3242 0
180 큰일났군요. 한국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마저 불황이군요. 댓글 2 THQ 06-29 3310 0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