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교수당 학생 40명 넘는 대학 '2006년부터 정부지원 중단'

글쓴이
cantab
등록일
2004-07-02 14:27
조회
3,278회
추천
5건
댓글
6건
그다지 의미가 없는 정책입니다. 교육부의 방침에는 전임·겸임·초빙교수 등을 모두 교수확보율 계산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전임교수보다는 겸임교수나 초빙교수등을 임용해서 교원확보율을 맞추려 할 것입니다. 겸임이나 초빙은 전임보다 인건비가 싸고 별도의 사무실과 연구실을 제공하지 않아도 되므로 비용이 절감된다는 장점아닌 '장점'이 있음은 물론 나름대로 갖다 붙이기 좋은 임용 구실도 있습니다. 예컨데 산업현장의 실무경험이 풍부한 인력이 교육을 담당함으로써 학생들에게 현장적응력을 길러준다든지, 그 분야의 석학을 모셔서 수준높은 강의가 가능하다든지, 외국인 교수를 초빙해서 영어강의를 진행한다든지 하는 것들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교육은 상시지도가 가능한 전임교원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 한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시간강사급의 선생들을 다수 확보하면 학부나 대학원의 수업은 어떻게든 해결될지 모르나 대학의 또다른 중요한 기능인 연구부분에 대해서는 겸임이나 초빙이 풀타임으로 대학원생을 지도하고 연구를 수행하리라고는 기대하기 힘듭니다. 비정규직으로 구분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으나 겸임, 초빙 등의 교원은 원래 자기 직장이 있으면서 출강하는 경우가 거의 100%이고 또 계약기간도 단기이기 때문에 대학원생을 지도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수업에 있어서도 제대로 된 선생이라면 한시간 강의를 위해 10시간은 준비를 해야 할텐데 3학점짜리 한과목 강의에만도 이들이 직장에서 퇴근시간을 활용한다 치더라도 과연 충실한 준비가 가능할지는 미지수 입니다. 여기에 출강에 따라 원 소속 직장에서 근무를 못한 부분에 대한 보충까지 고려한다면 겸임교수 등이 심도있는 충실한 강의를 하기에는 한과목 맡는 것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교수확보율 계산에 있어서는 함정이 있으므로 그것도 피해야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될 것입니다. 어느 학교의 교수 1명당 학생수가 예를 들어 30명이라고 하더라도 인문대 20명, 의대 10명, 자연대 40명, 공대 60명 등등으로 큰 편차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률적으로 이학교의 평균 30명이라는 숫자를 보고 국가가 지원을 해준다면 이 학교는 이공계 교육 및 연구부분의 열악한 환경개선에 전혀 신경 안쓸 것입니다. 학교 재단이 인문계 및 의약계 편향적이라 국가지원 받아서는 인문대와 의대교수만 더 늘릴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해마다 각 대학의 계열별 교수확보율 통계를 냅니다. 이 통계자료에 따르면 극소수의 대학을 제외하고는 심지어 서울대에서 조차도 공대가 교수확보율이 최저입니다. 산자부, 과기부, 정통부 등의 과제를 주로 수행하고 연구비 벌어서 학교에 오버헤드 떼주는 기여도는 공대와 자연대가 최고일텐데 정작 교수확보율 등에 있어서는 학교에서 가장 열악한 처지에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정책을 구체화 하면서 반드시 단과대별 교수확보율을 보고 거기에 맞춰서 지원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현재의 열악한 이공계 교육 및 연구요건은 거의 개선되지 못할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서 교수확보율을 계산할 때 반드시 단과대별로 전임교수의 숫자만 세서 교수대 학생비를 산출하고 기준에 들지 못하는 학교는 과제중단은 물론 각종 국고보조금 지급도 중단하는 특단의 조치가 없는한 이공계 대학의 부실한 교육과 연구환경은 별로 개선될 것이 없을 것입니다.

  • 배성원 ()

      Excellent!!!!!

  • 사색자 ()

      You Won!!

  • 오호라 ()

      맞는 말입니다. 그리고 대학평가시에 학문의 다양성도 평가 척도가 되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소위 논문 잘내고 특허 잘내는 분야만 집중된 곳과 기초부터 응용까지 다양하게 갖춘 대학들에 대한 합당한 대우도 필요 할 것 같습니다.
    추가로 위에 언급하신 글을 보고 정말 설대 내에서 공대가 확보율이 젤 안좋은지 설대 홈에서 백서를 봤는데 공대는 설대 내에서 '중간'쯤 확보율 이더군요.(약28:1) 자연과학대학이 17:1정도. 물론 설대 평균 20:1보다는 매우 높은 수치이니 좀더 전임 교수 확보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경영대 법대 같은 곳이 교수대 학생 수가 많고 의대 쪽이 매우 낮더군요.) 설대 백서에서 계산한 것은 전임 교수수만 갖고 계산했더군요.

    여튼 님께서 정확히 집으셨습니다.

  • cantab ()

      상세히 다룬 기사를 보니까 의대는 계산에 안넣는다고 하네요. 그렇더라도 숫자로 눈속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학생수를 계산하면서 학부생만 센다든지 대학원생까지 다 포함시키면서도 파트타임 학생들은 뺀다든지 하는 눈속임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 과학사랑 ()

      교육부에 산정기준이며, 산정통계 집계를 맞기면 안되지요.
    원래 교육부는 산수를 잘 못해요.
    정답이 많아서, 전부 답이거나 무효처리하는 문제를 자주 출제하잖아요.

    공신력있는, 교육부 하수인이 아닌 곳에
    산정을 맞겨야 합니다. 그래야. 객관적인 기준과 심사가 가능할 것입니다.

  • 황인용 ()

      궁금하네요. 겸임교수나 초빙교수가 대학원생을 main advisor 자격으로 공식적으로 지도하는 경우가 있나요?
    여담입니다만, 대학원의 교수대 학생비율은 당분간 별 의미없는 지표가 되겠네요.

목록


펀글토론방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199 한국대기업들의 실적이 초라하군요. 댓글 2 THQ 07-04 3590 0
198 긴급 시리즈 갈곳 없는 유학생들 3·끝 댓글 1 탈레반 07-04 3303 0
197 긴급 시리즈 갈곳 없는 유학생들 (2) 댓글 6 탈레반 07-03 3315 2
196 현장 속에서 전문성 키워라 .. '공부 그만 해라' 댓글 2 황인태 07-02 3335 3
195 긴급시리즈 갈곳 없는 유학생들 (1) 댓글 2 탈레반 07-02 3755 1
194 노란 권언유착 댓글 1 REVOLUTION 07-02 2881 1
193 이명박 서울시장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 댓글 11 song 07-02 3986 1
192 답변글 [re] 종교도 비지니스라고 여기면 되지요. 아니면 시민소환제를 하든지. 댓글 3 과학사랑 07-02 2951 1
191 교수당 학생 40명 넘는 대학 '2006년부터 정부지원 중단' 댓글 2 시렌 07-01 3378 8
열람중 답변글 [re] 교수당 학생 40명 넘는 대학 '2006년부터 정부지원 중단' 댓글 6 cantab 07-02 3279 5
189 scieng의 참여가 필요하네요. 댓글 1 THQ 07-01 3633 9
188 공기업 등 채용때 학력.연령 제한 '폐지' 댓글 26 REVOLUTION 06-30 5137 28
187 답변글 revolution님과 쉼업님 댓글 8 사색자 07-01 3405 7
186 성공 날개 T-50 국익 성능 테스트 댓글 3 이민주 06-30 3977 9
185 `국민의식,반공성향 줄고 반미성향 고조' 댓글 2 REVOLUTION 06-30 3790 0
184 시·군·구보다 대학이 많은 나라 Seyun Kim 06-30 3580 0
183 [사설1] 西海교전 유족이 조국을 떠나겠다는 이유 댓글 3 이민주 06-30 3438 0
182 한국에서 역차별받는 국내업체들 댓글 2 THQ 06-29 3298 1
181 이러다가 나중에 고구려가 중국역사가 되는게 아닙니까. THQ 06-29 3242 0
180 큰일났군요. 한국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마저 불황이군요. 댓글 2 THQ 06-29 3310 0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