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미선이와 효순이를 이대로 가슴에 묻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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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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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03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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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이와 효순이가 미군 궤도차량에 의해 스러진지도 여섯 달이 지났다. 하지만, 죽은 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이, 미군 병사들은 무죄 평결을 받고 자기 나라로 떠나버린 상황이다. 미군 부대 앞에선 연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지난 6월 붉은 악마의 함성으로 뒤덮였던 광화문엔 붉은 촛불이 일렁이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은 이 땅의 모든 젊은 이공인을 대표하여, 먼저 두 어린 영혼에 대해 깊은 애도와 추모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미군은 사고 원인 조사에서부터 오락가락하는 증언으로 혼란을 조성했고, 책임 떠넘기기와 자국 병사 보호에만 급급했으며, 고압적이고도 비협조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또한 재판권 이양을 거부했으며, 급기야는 현직 미군 판사와 미군 검사, 미군 변호사에 의해 재판을 하고, 결국 미군 배심원들에 의해 무죄 평결이 내려지게 되었다. 또한  한국 내 반미 감정이 고조되자, 두 가해 병사 중 누가 썼는지 모를 사과문 한 통을 남기고 본국행 수송기에 올랐고, 부시 대통령은 대리인을 시켜 사과를 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군 병사들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지휘책임이 있는 일선 지휘관, 부대장, 사령관, 나아가 미국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주한 미 대사와 주한 미군 사령관의 무성의하고 형식적인 사과는, 사건 진상규명과 사건 재발 노력, 그리고 근본적으로 불평등한 SOFA 재개정에 이르기까지 전혀 이루어진 것이 없다는 측면에서 우리가 도저히 수긍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이 주권 국가로서 국가적 존엄성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주한 미군은, 주둔의 불가피성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한국인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존경과 존중을 아울러 갖춰야 할 것이다. 미국민의 생명이 소중한 것처럼 타 국민의 생명도 소중하다. 무엇이 참을성 많은 한국인들을 이렇게 흥분시켰는지를 미 당국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다. 한국인들은 사고를 낸 두 미군 병사 때문이 아니라, 사후 처리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행한 주권 침해와 무성의한 자세에 보다 분개해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땅의 기득권층은 약소국민으로 자임하기에 익숙하며 기득권의 수호자인 미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국민 대다수의 심중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은 작금의 사태를 개탄하며, 미 대통령의 직접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 노력, 그리고 SOFA의 전향적 재개정만이 한미 동반자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길임을 미국이 자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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