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회사의 차이점 하나더

글쓴이
삼성맨이었다가
등록일
2002-03-28 05:21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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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건
지금 제가 1년넘게 일하고 있는 미국 회사에서 느낀점 입니다.
처음에 입사했을때 혼자 많은 자료를 다 복사하고 있는데
저를 고용한 보스가 주의를 주더군요.
자네 월급이 얼마인데 지금 이런걸 직접하고 있나?
다음부턴 서무를 시키게.
아 그렇더군요. 처음에 나에게 심적 위축을 주었던 금발의 미녀가
잡일 담당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회사의 미녀들은 대부분 머리비고 얼굴예쁜
한국 식으로 말하면 서무더군요.
여기와서 직접 땜질할 일도 없어졌습니다.
엔지니어와는 근본적으로 구분되는 테크니션이 있으니까요.
한국에서는 이런 구분이 거의 없었는데.

근데 고민이 생겼습니다.
회사에서 골치 아픈 일만 시킵니다. 한국에서는 아무 생각없이
납땜이나 복사같은걸로 시간을 때울수 있지만
여기서는 머리가 쉴 틈을 안주는군요.
공장에서 일 터지면 바로 벵기타고 날아가야 됩니다.
조금이라도 설계에 관련없는 일 하면 눈치 보입니다.
태크니션들은 시킨일만 하지 창의력은 전혀 없죠.
개내들은 시키는 데로 하니까 잘못돼면 내 책임입니다.
일은 8시간 안에 못끝내면 무능력자로 보일지 모릅니다.

삼성에 있다가 두배이상을 준다고 해서 여기 미국에 왔는데
예내들은 삼성이 나한테 뽑던 세배이상의 본전을 뽑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나중에 이용 가치가 없으면 나가야 하니까, 이전에 회사에서
시간만 많이 보내면 자동으로 진급이 됐는데..
지금쯤 삼성에 있었으면 과장이 됐을지도.
그러면 스트레스 받은거 부하직원에게 화풀이 할때라도 있을탠데.

  • 관전평 ()

      저도 동감입니다.  하지만, 머리쓰게해주니까 웬지 제 자신이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좋더군요.  시키는 데로 평생 테크니션만 해주는 사람을 한국에서 구할 수 없기때문에 시스템이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 포닥 ()

      우와... S전자에서도 외국으로 나오는 군요. 그곳은 대우가 좋다고 알고 있는데..... 인재들이 이렇게 빠져 나오는데 뭣들 하는지 모르겠군요. 앞으로 자주 좀 뵈었으면 합니다. S전자 얘기도 좀 듣구요.

  • 배성원 ()

      비슷한 경험을 저는 미국의 학교에서도 했습니다. 책상 옮기는데 maintenance 백인 아저씨 안 불렀더니 다음엔 꼭 부르라고 하더군요. 안불러서 안 써 줫다고 약간 볼멘(?) 소리도 했던 것 같구요. 제가 짧은 영어로 감정까지 정확히 체크하진 못했지만...

  • 배성원 ()

      흡사 제가(처음본 외국인이) 자기 밥그릇까지 뺏으려고 하는 걸로 착각한 듯 했습니다. 교수도 그러더군요. 책상 옮기지 말고 연구하라고. 우편물도 그 친구한테 주고요. 형광등 시원찮으면 전화해서 불러라. 복사? 2~3장은 직접하더라도 10장 넘어가면 서무시켜라 등등. 아주 구체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하더라구요. 덕분에 6개월만에 실험 끝내고 논문 썼습니다.

  • 포닥 ()

      저도 온지 얼마안되서, 실험실 청소하겠다고 빗자루 어디있는지 물어보았다가 비서한테 교육 단단히 받았죠. 그때 부터 경제를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 일자리를 나누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결국 사회적으로는 더 큰 이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 방문객 ()

      한국 대학원에서는 학생들이 테크니션+엔지니어를 요구받는 것 같습니다. 사실 생각해 보면 테크니션 쪽 비중이 더 크죠. 이른바 잡일입니다. 그런데 잡일 할 사람이 없으니 어쩌겠습니까?

  • 이공계2 ()

      대학원의 경우엔 미국도 경우에 따라 천지차이인 것 같습니다.

  • 송세령 ()

      우리 회사엔 외국인 TA들이 적어도 60명 이상 있는데.. 역시 한국에 오니.. 점차 한국화(?)되어 가는 것 같더군요. -_-a;;

  • 송세령 ()

      처음엔 한국말이 안통하니 시킬수도 없고.. 그러다가.. 대부분이 스스로 하게 되더군요.

  • 류근호 ()

      결국 시스템 전체의 효율성이냐, 까라면 까는 거지 군말이 많으냐(박정희식)의 차이군요. :(

  • 배성원 ()

      더큰 문제는 그런 일 하라고 월급주고 고용한 사람(누군지 아시죠?)들도 기술 관리직 비슷하게 자기 일을 define해 버린다는 것이죠...상전이죠...한마디로.

  • 소요유 ()

      그게 우리사회의 문제점입니다. 전문성. 제 연구소(외국)의 일하는 사람들 중에  하다 못해 청소하는 아저씨만해도 자기일에는 칼같죠. 아 그러면 잘리니까요. 그런데 더 황당한 건 이 청소부 아저씨가 여기 방문객에게 연구소를 소개해 줄 정도의 실력이라는 겁니다. 그 양반 말이 자기가 여기 연구소가 자기 밥먹여주는데 당연히 그정도는 알아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비서하나가 채용되었는데 연구소에 딸린 평생교육원에서 연구소에 관련된 학문을 두 학기 강의를 듣더라고요. 그런 프로의식에서 경쟁력이 나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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