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싸이트에서 퍼온 IT관련 직장인이 쓴글..

글쓴이
이민주
등록일
2002-10-16 21:53
조회
7,4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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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건
여러분 직장구하기 힘드시죠?
어떻게든 들어가기만 이라도 하면 좋겠구요.
하지만 그건 당장의 문제일 뿐입니다.

이글은 절대 푸념이 아닙니다.
제 경험담과 함께 어떻게 장래를 설계해야 할지를 말씀드리는겁니다.

전 프로그래머로 10년 넘게 한 회사에서 근무했습니다.
회사가 좋아서가 아니라 그회사 키워놓으면 뭔가 댓가가 있겠지 하는 마음에서.....

신입부터 5년간은 하루에 3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었습니다.
큰회사 들어가서 인정도 못받고 열심히 일해도 티도 안날바엔 차라리 작은 업체에서..... 뭐 이런생각을 한거죠.

그회사 그만두고 나와 보니 남는것은 배신감뿐이었습니다.
왜 나왔냐구요?
봉급은 올라야 하는데 하는일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프로그램짜기는 마찬가지고
내 밥값을 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뭔가 해주어야 하는데 같은일만 시키고
수입은 똑같은데 봉급은 올라가고....

뭐 그런 이유때문에 사표를 내고 나와보니 황당하기 짝이 없더군요.

시장 상황이 바뀐겁니다.
그전에 소프트하우스들은 모두 없어지고 전부 인력파견회사뿐....
10년동안 해온 회계프로그램은 이젠 경력 5년차들이 팀장으로 앉아 있을정도로 흔하디 흔해졌구요.

시장상황을 빨리 파악해서 그에 따라갔어야 했지만 그게 어디 제맘대로 되나요?

하루에 3시간자면서 회사와 집만 왔다갔다 한 제게 그럴 여유도 없을뿐더러 만일 시간이 있더라도 그건 불가능할겁니다.
회사차원에서 지원하지 않은이상은요.

그 회사에 있을때는 모두들 저 하나만 믿고 어려운일 있으면 윗사람 아랫사람할거 없이 제게 굽신거렸죠.

하지만 그동안 우물안의 개구리 꼴이었던겁니다.

같이 컴퓨터 공부하던 친구들을 얼마만인지 생각도 안날 정도로 오랫만에 만났습니다.

대부분이 사업을 준비하고 있더군요.
그들은 지금까지 안정된 직업이 없어 떠돌이 생활을 해오던 친구들입니다.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있던 저는 우물안의 개구리 였고요.

여러분 이래도 안정된 직장을 원하십니까?

또 다른 예로 영업을 하던 친구가 있습니다.
보험에서부터 학생들 시험지 까지 안해본 영업이 없을정도입니다.
공부를 못했으니 시험봐서 번듯한 직장 못들어간것이 한맺힌 친구입니다.

얼마전 쇼핑몰에서 영업을 하다보니 자본없이도 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변두리에 보잘것없는 사무실 하나 내놓고 영업을 시작했답니다.

사무실엔 거의 들어가지 않고 핸드폰하나 가지고 발로 뛴거죠.
물건 주문들어오면 업체선정해서 직접 납품하게하고 중간에서 소개비정도만 챙기는 겁니다.

직장다닐땐 영업 못해서 몇달에 한번씩 봉급이랍시고 받았는데 그래도 워낙 오래 그바닥에서 굴러먹다보니 전화번호는 많이 모이더랍니다.

안면몰수하고 구걸하다시피 이쑤시게부터 자동차까지 아무거나 좋으니 팔아만 달라고 졸랐더니 이제 자기 식구들 먹고살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이래도 안정된 직장을 원하십니까?

만일 젋은 분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한번쯤 다시 생각해보십시요.

안정된 직장이 아니더라도 분식점 아르바이트를 5년동안 한다면 라면 하나 라도 남들이 모르는 노하우가 생길겁니다.
(라면집 우습게 보지마세요. 명동에 어떤 라면가게는 메뉴라고는 라면 뿐인데 한달 매출이 2천만원이랍니다.)
먹고사는데 지장없죠?

피시방에서 3년동안 아르바이트하면 아마 장사안되는 피시방과 잘되는 피시방의 차이를 알게 될겁니다.

하지만 직장생활 10년한 저는 회사를 차릴려도 자금은 물론이고 영업도 문제입니다.
사무실 안에 틀어박혀 매일 밤샘만 했으니 그나마 있던 인맥도 끊어져 버리고 남은거라고는 나이들면 쓸모없어져버리는 프로그램 짜는 기술뿐입니다.

프리렌서로 나선 지금 전 커다란 결심을 하려 합니다.

돈 많이 주고 편하고 내가 하고싶은일이 아니면 차라리 놀아버리겠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여기저기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사람들도 만나면서 앞으로 할일을 찾아야 겠다겁니다.

처자식이 있긴 하지만 지금당장 먹고사는게 무슨 문제입니까?
두명 자식들이 대학가면 한 학기에 천만원이 넘는 돈을 직장생활로 어떻게 마련합니까?

지금은 프리렌서로 일 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있으면서 아무 사무실이나 들어가서 전단지 뿌리고 다니고 있습니다.

40이 다된나이라 늦기도 했고 이나이에 그런일 하는것이 창피하기도 하지만 지금 안하면 언제 합니까?

여러분 안정된 직장만 찾지마시고 장래에 무엇을 할것인가를 먼저 결정하세요.
그리고 그 목표에 가까워 질 수 있는 곳에서 생활해야 합니다.

여기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영업이라고 꺼리는 분들 많던데 정말 영업해보면 집에 돈가져가기 힘듭니다.

하지만 영업은 직장생활하면서 넘어야 할 산입니다.

만일 영업이 싫다면 직장생활 포기하고 차라리 아르바이트하면서 장사라도 배우는게 낳습니다.
하긴 장사도 영업이네염.

기술직이요?
나이 40넘어서 까지 할 수 있는 기술직 있으면 말해보세요.
없진 않겠지만 만일 그럴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그쪽도 괞찬을꺼구요.

하지만 언젠가 그 기술로 개업을 할때도 영업은 필요하죠.

오너가 직접 영업을 하지않고 성공한 회사는 본적없습니다.
  • 김성욱 ()

      IT라서 더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기술 변화의 속도가 다른 분야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 김성욱 ()

      제가 볼 때는 '기술'보다는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제일 좋은 게 아닌가 싶군요. 말 그대로 나이가 들 수록 대접 받을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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