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급생활자의 중년 이후의 삶-특히 경제활동과 관련하여

글쓴이
보통상식
등록일
2002-09-0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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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회원게시판과 진로, 진학상담게시판은 활발한 반면 이 다양한 진로 게시판은 한산합니다. 그래서 강력한 경쟁자를 맞이한 이 게시판에 원주제에 맞는 상식적인 내용을 하나 써볼까 합니다. 나이드신 분은 다 아실테지만 사회초년분들은 마음에 와 닿으면 이런 이야기가 있구나 하고 한번 생각해 봄이 어떠할는지?

통계자료없이 가벼운 필체로 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들 위주로 부담없이 써 나가겠습니다.

요약
이러저러한 이유들로 인하여 봉급생활자는 중년이후를 반드시 대비해야 하고
별 뽀쪽한 수가 없지만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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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급생활자의 중년
1. 사십대에는 고용보장이 되지 않을 확률이 대단히 높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다른 게시물에서 논의된 것처럼 한국의 사회적인 분위기와, 피라미드식의 계급구조를 맞춰야 한다는 것, 고용주의 입장에서는 늙으면 생산성이 떨어지는데 봉급은 호봉제 때문에 더 많이 줘야 한다는 것 등등의 이유가 있습니다. 어쨌든 대단히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지 못하는 한 이 경향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2. 평균수명이 늘어남으로 인하여 정년퇴직을 하더라도 더 오래 살아야 한다.
70-80년대에 55세나 60세로 퇴직한 고용안정세대는 퇴직금 받으면 그 목돈만으로 먹고 살만 했으며, 그 돈 때문에 며느리 딸의 효도 받아가며 잘 살다가 몇 년뒤에 대부분 죽었습니다. 즉 은퇴후 수년뒤에 죽었으므로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았고 경로사상도 투철했으므로 노후가 살만했다는 거죠. 지금은 70살은 보통입니다. 뭘 먹고 살지?

3. 금리가 낮아졌다.
지금은 물가상승률과 금리가 “낮아진” 관계로 퇴직금이나 모아둔 돈의 이자론 살수 없습니다.

4. 사회보장제도는 아직 완전하지 않다.
현재 이 글을 읽는 이의 연령대에 따라 틀리겠으나 여러가지 사유로 인하여 은퇴후에도 예전의 품위를 유지할 수준의 지원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돈이 없으면 곤란한게 자본주의 사회죠. 레저나 취미생활을 즐기고자 하여도 필요한게 그것이고 며느리나 손자의 효도도 많은 경우 그것에서 기인합니다. 돈없이 오래 산들 뭐합니까

5. 직업이나 사회활동을 통해서 육체적/정신건강을 유지하기가 쉽다.

다시 말하자면
고용안정이 보장되지 않는 불안한 이 시대에, 적은 퇴직금에 금리도 낮고, 운좋게 정년퇴직을 하더라도 평균수명의 증가로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지 않은 한국에서는 은퇴이후의 비용수요에 대비해야 한다. 더 나아가 퇴직이후의 활동적인 삶이나 취미생활 등등을 위해서는 다른 형태의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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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후의 경제활동
별다른 정답은 없습니다. 있었다면 그 수많은 사람들이 노숙을 하진 않았겠죠.
그러나 준비를 하면 가능확률이 높아집니다. 방법을 들겠습니다.

1. 안정적일 때 미리 준비하라
현재 안정적일 때 즉 직장에 다니면서 미리 장래에 대비하여 준비를 하라는 말입니다. 물론 준비하느라고 잘리지 않냐 하는 질문이 있겠으나 수년에 걸쳐서 서서히 준비하면 됩니다.
어떤 직업을 택하든지 잠재적인 경쟁자는 그 방면에 있어서 프로입니다. 퇴직후 통닭집을 한다고 할 때 경쟁자는 벌써 수년의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습니다. 신참이 유리할것 전혀 없습니다. 심하게 이야기해서 몇번 망해봐야 상대와 같은 수준에 오르게 되죠. 상대는 영어와 복식부기도 할줄 모르고 break even point도 모르지만 가장 큰 경험이 있습니다. 경영학박사와 꽃집경력 10년짜리가 처음으로 치킨집 차려서 경쟁하는 경우 저는 후자에 배탱하겠습니다. 그렇지만 벤처의 경우는 당연히 전자죠. 그래서 빵집하고 싶으면 친척이나 친구중 빵집하는 사람과 자주 대화를 갖고 무임금으로라도 수개월 이상 일을 해보라는 거죠. 미리 제빵사 자격증을 따 두고요. 수년간 준비하다 보변 뭐가 보입니다.

2. 취미를 경제활동에 연계시켜라
평소 난이나 열대어를 기르는데 이게 돈이 될것 같으면 미리 길러서 조금씩 팔아 봅니다. 그러면 유통구조를 이해하고 마진폭이나 규모의 경제 등등을 알수 있고 적당할 때 가족의 도움으로 소규모를 운영해보는 거죠.
잘리는 순간 바로 전업이 가능합니다. 위의 빵집의 경우와 비슷한데 차이점은 취미와 연관되면 진행과정에서 즐길수 있고 전문성에서 일단 50점 먹고 들어 가는거죠. 비슷한 case로 동남아에 스쿠버 tour갔다가 돈 되겠다 싶어 눌러 앉아 그 섬 유일의 ‘한글이 통하는’ 한국인 shop 운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3. 현재의 직업과 연관된 쪽이 유리하다
전관예우가 성립되면 뿌리내리기가 쉽습니다. 다른 예로 화학전공자가 나중에 약품 수입상하면 전공에서는 경쟁력이 있겠죠. 기계전공자가 직장에서 무역관계 실무하면서 그 계통의 mechanism을 파악한 후에 나중에 독립하여 offer상 할수 있습니다.
커다란 기업의 이사나 부장 출신이 퇴직후 그 회사에 장갑이나 식품 납품하는 경우 많습니다. 어느 경우에서나 –빵집을 하든, 다단계를 하든 - 직장에서의 인간관계 아주 중요합니다.

4. 직장생활중에 준비하라
안정적인 수입원이 있을 때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공인중개사 공부를 하든 장사를 하든 회사내의 인맥과 장비, 설비는 좋은 수단이 됩니다. 직원과 업무상 접촉하는 많은 사람들이 잠재고객입니다. 고시공부가 아닌 이상 직장생활중에 퇴직후의 대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사구분 못한다고 잘리지 말자!)

5. 인간이 가장 큰 자산이고 관건이다.
각자가 해석하시기 바랍니다.

6. 틈새산업을 발굴하도록 노력하고 눈과 귀를 열어 두라.


이상 별 뾰쪽한 수도 없는 방법이었습니다만 자신의 style에 따라 계속 봉급생활을 할지 사업을 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사업하는 style에 대해서는 이 란에 어느 분의 질문에 대해 제가 약간 써놓은 것이 있으므로 참고하시길.

그럼 0.02M


P.S. 리플 5사람 이상 안달리면 앞으로는 이런 글 안쓸꼬얌. ^^

  • 배성원 ()

      하하하..상식님. 리플욕심!^^ 저는 대책에 하나 추가해놓고 싶네요. 와이프도 나와 동격으로서, 와이프의 적성과 대학때 전공 등등을 살릴수도 있을 겁니다. 전 나중에 미술학원 차릴겁니다. 울 마누라가 회화과 나왔고 처녀때 노니 뭐하나 싶어 학원에서 애들 돌보는 것도 했고 고교생 입시지도도 해 봤다니깐요. 저야 뭐 평생을 연구랍시고 보고서 쓰고 실험하고 반복해서 뭘 할 수 있겠습니까? 여기 대부분도 직장에서 하는 업무가 사회에서 맞장 뜰 툴(tool)이 안돼는 경우이지 않겠습니까? 엑셀 잘써봐야 아무 소용없지요. 그리고 내가 직장 다닐때 애들 왠만큼 큰 이후엔 마누라 집에서 놀리느니 막 써 먹어야지요.^^ 와이프를 잘 이용하자!

  • 보통상식 ()

      배성원님. 멋진 제안이십니다. 리플 하나요!

  • 백수 ()

      아..뜨...! 배성원님이 믿는 구석이 있으셨구만유. 현 시점에서 동기들 중에 젤 잘나가는 친구는 바로 의사에게 장가가서, 그 의사가 개업한 케이스입니다. 그 친구랑 학교다닐때 농담처럼 샷다맨~ 되고 싶다고 그랬던것 같은데, 그는 꿈을 이룬셈이죠.

  • 백수 ()

      이공계에서 중년이후에 가장 안정된 직장은 뭐니뭐니 해도 교수입니다. 100 % 정년이 보장된 직업이 우리나라에 남은것은 대학교수이죠. 물론 교사란 직업도 버금가는 건 잘 아시죠?

  • 백수 ()

      이 외에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진 않지만, 오래 해먹을 수 있는 직업들이 세금 관련 일반공무원이나 인허가 부서의 일반공무원, 기업의 경리부서 직원, 구매부서 직원등등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아직 허점이 많고, 미숙한 사회라서 이런 잘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 천국이 숨어있는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요.

  • 백수 ()

      이런 환상적인 직업의 공통점은 Know-Where 를 중요시 한다는 것이죠. 대한민국의 인터넷 활용률이 후진국 수준인 이유는 바로 Know-Where, Know-When, Know-Who 가 밥줄인 환상적인 직업들이 음지에서 엄청난 세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어쨋거나, 봉급생활자라고 다 같은게 아니라는 것도 우리 후배들이 꼭 알고 계셔야 합니다.

  • anold ()

      참, 좋은 글 올리셨네요. 수많은 사람의 고민일 겁니다. 직장을 재수좋게 정년까지 다녔다고 해도 55살, 은퇴하기에는 너무 젊죠. 그나마 법정년한을 채운다는 것도 바늘구멍에 낙타들어가기니.

  • 천칠이 ()

      오랜만에 보통상식님의 글을 두편 보게 되는군요. 회원게시판 건의 포함해서. 저는 원래 피씨방 같은 류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제가 세계최초의 PC방 주인이 되지 않을까 했더니 이렇게 빨리 시작돼서 이렇게 빨리 포화상태에 이를 줄은 정말 몰랐네요.

  • 보통상식 ()

      여러 고수님들. 후배들을 위해 좋은 리플 달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지금 머리는 열심히 회전시키면서 건강 & 체력을 강화시키고 있읍니다. 건강들 하시길......

  • 송세령 ()

      예. 중년 이후의 삶에 대한 대책 중에 뭐니 뭐니해도 가장 철저히 준비해야될 부분이 건강입니다. 상황 상황을 대처하는 민첩성을 경험과 체력에서 기를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송대범 ()

      저도 많이 고민했던 문제였는데..... 암튼, 좋은글 감사합니다. 공대생이 중년걱정없이 열심히 연구하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으련만....

  • 보통상식 ()

      두분 의견 감사합니다. 별 영양가 없는 글을 올렸는데도 많은 고수분들이 좋은 의견 많이 달아 주셨군요. 저 자신도 20대에 이런 것을 알았다면 인생의 궤도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읍니다. 건강하시길...

  • Rane piao ()

      저도 오랜만에 우리나라와서 강북에서 사는데 주변사람들이 모두 한마디씩 하더군요 해외파는 모두 강남살아야하나? 어쨋든 학교로 안가고 자회사라고 새로 차리고 사업자등록하고 모 그런일만 남았슴다.제친구들중 대부분 자기사업하는게 속편한지 학교남는사람은 없더군요.글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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