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직장일기 - 생존의 법칙

글쓴이
관전평
등록일
2002-11-16 23:41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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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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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도 오고 해서 뭘 쓸까 하다가 평소에 궁금해 하던 질문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던져보고 싶군요. 

한국 직장과 미국 직장의 차이는 뭘까?  월급쟁이의 최대 관심사인 생존의 법칙은 얼마나 다를까? 하는 점입니다.  제가 뭐라고 한다고 해서 항상 맞는 얘기 일 수 도 없을 테니, 저도 한 번 쓰고 다른 분도 의견을 제시해주시면 서로 도움이 되지않을 까 싶네요.

1) 학벌 ( * 한국직장은 모두 몇 년전 얘기니까, 안 맞을 수도)
한국; 대학교때 돌멩이/화염병 던지느라고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서 학점은 엉망이었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어느학교 졸업했는 지만 물어보지 학점이나 뭘 공부했는 지 물어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더군요.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평균적으로 학벌 좋다고 하는 축이 좋은 프로젝트를 많이 받게 되더군요. 저도 학벌 도움 좀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미국도 학벌은 엄청 중요하다고 몇 번 말씀드렸죠?  아무래도 좀 더 기회를 많이 주죠.  하지만, 그때마다 실적을 보이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고 봐야죠.  근데, 아무리봐도 미국은 학벌 차별이 한국보다 더 노골적인 것 같은 데...

2) 인맥
한국; 젊어서 그랬는 지는 몰라도 인맥가지고 뭘해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회사안에서 여러 사람을  잘 사귀어놓으면 일을 좀 편하게 할 수 있죠.
미국; 믿거나 말거나지만, 미국에는 어디를 가도 꽤 잘 정비된 규칙과 시스템이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사람들의 대부분은 이런 규칙과 시스템에 따라서 행동하지요. "하지만" 이런 것들도 잘 형성된 인맥앞에서는 무용지물이지요.  취직은 상당수가 인맥을 통하지않으면 쉽지않지요.  우선 빈 자리가 있다는 것 조차도 알기힘들 때가 많으니까요.  한국이나 미국이나 사람사는 동네는 비슷하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3) 상사와의 친분
한국; 이거 엄청 중요합니다.  상사하고 형님, 아우하지 않는 관계라면 출세하기 힘들죠.  무슨 마피아 같다고나할까요?  하지만, 어차피 출세못할 거면, 상사한테 좀 잘 못보인다고 인생이 크게 망가지지는 않더군요.  동기들에 비해 좀 늦게 갈 뿐이죠 (이건 요새 많이 바뀌지않았을 까...).
미국; 상사는 하늘입니다.  제 연봉도 정하고, 맘에 들지않으면 자기 상사하고 짝짜쿵해서 두어시간만에 제 책상을 지워버릴수도 있는 하늘이지요.  "반항"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지요.  다행인 것은 그래도 대체로 인간성이 괜챦은 친구들만 상사로 만들고, 이 친구들을 등따습고 배부르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부하들을 괴롭히는 상사는 한국보다는 훨씬 적다는 점이지요.

4) 연장근무
한국; 월급을 주건 말건, 늦게까지 일하는 게 미덕이죠.  이건 아직도 여전한 듯...
미국;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이야말로 미국 직장의 최대 장점이 아니겠습니까"라고 생각하신다면....
적어도 제 경험으로는 잘못 생각하시는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정시출근, 정시퇴근을 할 수도 있는 것이 미국회사다라고 말씀드리는 게 정확하겠네요.  믿기지만 않으시면 퇴근후에 9시쯤 다시 회사에 가서 누가 남아있나 한 번 보세요.

5) 동료들과의 좋은 인간관계
한국; 상사하고의 관계가 원만하다면 이건 무시해도 큰 지장은 없죠.
미국; 제가 다니는 회사에는 블랙리스트가 있습니다.  재는 인간성이 더럽데 이렇게 낙인이 찍히면, 정말 곤란하죠.  일 늦게 해준다고 소리지르거나 박박 긁는 인간, 남이 한 일을 가지고 상사한테 가서 보고하는 인간등등 유형이 많지만, 한국 분들이 자주 해당되는 사항은 지나갈 때 인사안하기, 눈마주치고 얘기하지않기, 평소에 인상쓰고 있기, 고맙다는 말 안하기등입니다.

  • 백수 ()

      공감합니다. 제가 귀국한 이유의 하나도 이런 것을 알게 되었고, 연봉 십만불 받아도 노후 대책이 안서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직장의 가장 큰 차이는 리더그룹의 리더쉽입니다. 두번째로 들  수 있는 차이는 일하는 사람들이 피해의식에 지배당하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 리더쉽과 관련이 있겠지요. 한국직장은 돌이켜보시면 떠오르시겠지만,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너무 많지요. 저는 그것을 깨닫고, 귀국하게 되었지요. 모든 것은 맘먹기에 달렸거든요. 피해의식은 스스로 없앨수 밖에 없는 것이고, 행복의 열쇠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죠.

  • 소요유 ()

      하하하.  비슷한  것  같네요. 뭐 끼리끼리 모이는 것도  비슷하고.......  제가 있는 곳이 변방 시골 (down-under,  out-back) 이라 미국에 포닥갔다가 정착못하고 돌아온 넘들이 많습니다. 이들의 특징은 실력이 없거나,  실력은 있는데 인간성 더러운 넘들이라는 점입니다.

  • 소요유 ()

      1 학벌)  한국에서는 아주 중요합니다.  노골적인 제식구 감싸기가 성행합니다. 이것은 개인의 실력과 상관없이 챙겨줍니다. 물론 중요한 프로젝트도 독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 역시 잘나간다는 학벌 출신들이 목에 힘주게 됩니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철저하게 실력을 기반으로 합니다. 실력은  단순하게 연구성과만을 "다지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기여도를 객관적으로 고려하는 것 같더군요. 실력과  업적이 "뒤어나도 성질 더러우면 역시 시간이 갈수록 힘들어지더군요.

  • 소요유 ()

      2) 인맥 :  이것은 한국이나 여기나 별로 다르지 않더군요. 다만 차이점은 한국의 인맥은 학벌, 지연 "다위에 의하여 생기는 '가축적인' 것을 기반으로 한다는데 비하여  이넘들의 인맥은 학벌이 기여하기도 하지만  좀 더 개인적인 성향, 즉 공동 관심사, 동일한 일을 경험한  경우, 철학적 공통성 "다위를 기반으로 하는 것 같았습니다. "다라서 이러한 인맥은 철저하게 '실력 위주', 즉 자신이 배울 수 있거나 득이 될 수 있는 경우에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한편  이러한 학벌이나 인맥을 건전하게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그 인맥의 명예를 더렇히지 않을 정도의 자질과 실력을 갖춘 경우만 혜택을 받게 된다는 점입니다. 

  • 소요유 ()

      3) 상사와의 친분 : 한국은 절대적이죠. 경우에 "다라서는 안되는 것도 되고, 되는 것도 안되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의 상사는 실력이나 인성도 중요하지만 역시 "끼리끼리"의 학연이나 지연이 강하게 작용합니다.  여기 호주의 경우도 역시 상사와의 관계는 절대적이지만 상사와 부하간에 대개는 한국보다는 좀 더 쌍방향 평가가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즉 차상위자가 상위자를 선택할 "대  실력, 연줄 "다위 뿐만아니라 (부하) 직원들의  세평도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로 거론되는 것 같습니다.

  • 소요유 ()

      4) 연장근무 : 한국의 연구소는  9 to 5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대개는 일이 밀려서 그렇게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 : 가능한한 9 to 5를 지키려고 합니다. 이들은 가족과의 좋은 휴식이 생산성을 증대 시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연구는 '싸우는 것'이 아니라 '즐겨야 하는 것' 쯤으로 이해합니다. 물론 연구직의 경우 경우에 "다라서는 날밤도 새고, 휴일도 반납하기도 하고, 뭐 그렇게 되지만 일의 성격에 "다라 적당하게 보상해주거나, 그냥 개인적인 일로 취급합니다.

  • 소요유 ()

      5) 동료들과의 관계 : 한국에서는 수평적 관계보다 수직적 관계가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연구소라도 말이죠. 수평적 관계에서 욕을 좀 먹더라도 수직적 관계가 OK이며 만사가 즐겁습니다.  그러나 한국에도 왕"다가 작용합니다. 그런데 이 왕"다는 인맥, 특히 학연의 명령을 어겼을 경우에 작용합니다. 한국에서의 수평 & 수직적 관계는 피상적으로는 공조직적 관계이나 내부적으로는 학연+지연의 관계입니다.  여기 : 여러 면에서 세평이 상당부분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수직적 관계와 수평적 관계가 같은 정도의 비중을  갖는 것으로 보입니다. 공식적인 곳에서는 공적인 관계가 아주 중요하게 작용하나 공적인 면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수직적 관계는 소멸되는 듯 합니다.

  • 호섭이 ()

      저도 관전평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 직장의 문제점이 미국에도 그대로 다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다른것은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그리고 개인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어서 일을 할 때는 개인적인 요소가 한국보다는 덜 작용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조금만 일 밖으로 눈을 돌리면 한국이나 다를 바가 없고 어떤 면에서는 한국에서는 큰일날 차별이 공공연하게 행해짐을 알 수 있습니다. 명문대 출신에 대한 우대가 거의 눈에 뜨일 정도인데 이랬다가는 한국직장에서는 난리가 날겁니다. 한국과 다른점은 한국은 명문대 출신이 실력이 없는걸로 판명이 나더라고 어떻게 사적관계로 비벼볼 수 있는 여지가 많지만, 여기는 일단 명문대라도 무능하다고 찍히면 비빌 언덕이 별로 없다는 점이 다릅니다.

  • 김용국 ()

      오늘 우연히 우리회사 우리 그룹내 세명의 Vice President의 프로필을 보았습니다. 그중에 가장 그래도 이름이 알려진 학교를 나온 사람은 Clarkson University 공대 출신이였습니다. 20년전에 세일즈퍼슨으로 입사하여 VP가 된 것이지요. 다른 한사람은 맨하탄컬리지 화학과 출신이고요, 마지막 사람은 테크니션 출신으로서 물리와 전자에 학위가 있다고만 나와 있더군요. 유명 대학 출신이 아닌 테크니션 출신으로서 Vice President가 될 수 있는 곳, 꼭 명문대의 명성이 실력이나 출세를 보장하는 것은 아닌 곳임을 확인 하였스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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