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미국직장일기 - 생존의 법칙

글쓴이
김덕양
등록일
2002-11-17 01:21
조회
3,95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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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건
제가 다니는 회사 버전입니다. 저야 아직 학생이지만 지난 3년간 눈팅한 결과 얻어낸 것들이고요.

>
>1) 학벌 ( * 한국직장은 모두 몇 년전 얘기니까, 안 맞을 수도)
>한국; 대학교때 돌멩이/화염병 던지느라고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서 학점은 엉망이었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어느학교 졸업했는 지만 물어보지 학점이나 뭘 공부했는 지 물어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더군요.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평균적으로 학벌 좋다고 하는 축이 좋은 프로젝트를 많이 받게 되더군요. 저도 학벌 도움 좀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미국도 학벌은 엄청 중요하다고 몇 번 말씀드렸죠?  아무래도 좀 더 기회를 많이 주죠.  하지만, 그때마다 실적을 보이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고 봐야죠.  근데, 아무리봐도 미국은 학벌 차별이 한국보다 더 노골적인 것 같은 데...

-> 미국 학벌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한국과 같이 과동기들이라든지 같은 실험실방 사람들이 곳곳에 퍼져있으니까 얻는 네트워킹 효과 절대 무시못합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엔 미국의 학벌차별은 '실력'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 대학원보다는 학부를 따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고, 좋은 학교의 학부 프로그램은 정말 큰 차이가 납니다. 한국에서는 어느 대학 어느 학부를 나오든, 제대로 못배워나오는것은 마찬가지 아니었던가요?

    친한 보스 한 사람(지금은 개인사정으로 그만두었지만)이 technical manager 급으로 회사내에서 아주 촉망받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외국대학 출신에 석/박사 U of Rhode Island 화학과 출신으로, 다른 아이비리그 학벌이나 MIT/Stanford 보다 약간 밑지는 장사를 할 수 밖에 없죠. 그러나 워낙 실력이 출중하니까 모두들 존경하더군요.

    모든 의사결정과정에 합리적으로 이성적으로 일의 수행이 가능할 것인가를 따져보는 것이 (좋은 학교 나왔다고 외국에서 학위했다고 목소리 큰 거 없습니다. 제대로 남들에게 이해시키지 못하면 그냥 바보됩니다. 그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환경에서...아는게 많고 배운게 많은, 좋은 학교나온 사람 절대 못당합니다. 학벌때문이 아니라 실력차이 때문에.


>
>2) 인맥
>한국; 젊어서 그랬는 지는 몰라도 인맥가지고 뭘해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회사안에서 여러 사람을  잘 사귀어놓으면 일을 좀 편하게 할 수 있죠.
>미국; 믿거나 말거나지만, 미국에는 어디를 가도 꽤 잘 정비된 규칙과 시스템이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사람들의 대부분은 이런 규칙과 시스템에 따라서 행동하지요. "하지만" 이런 것들도 잘 형성된 인맥앞에서는 무용지물이지요.  취직은 상당수가 인맥을 통하지않으면 쉽지않지요.  우선 빈 자리가 있다는 것 조차도 알기힘들 때가 많으니까요.  한국이나 미국이나 사람사는 동네는 비슷하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 구직을 할때 인터뷰자리를 구할때까지는 인맥의 힘이 큽니다. 하지만 취업이 되느냐 마느냐는 그 사람 실력이겠지요? 인맥이란게 어디서 같이 술마신다고 형성되는 것이 아니고 철저하게 공동작업을 통해서 좋은 결과들이 나오거나 학회같은 곳에서 서로의 연구발표등에 감동받아 생기는데 핵심이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실력이 바탕이 안된 인맥은 정말 소용없습니다.  낙하산? 바로 짤려나갈겁니다.


>
>3) 상사와의 친분
>한국; 이거 엄청 중요합니다.  상사하고 형님, 아우하지 않는 관계라면 출세하기 힘들죠.  무슨 마피아 같다고나할까요?  하지만, 어차피 출세못할 거면, 상사한테 좀 잘 못보인다고 인생이 크게 망가지지는 않더군요.  동기들에 비해 좀 늦게 갈 뿐이죠 (이건 요새 많이 바뀌지않았을 까...).
>미국; 상사는 하늘입니다.  제 연봉도 정하고, 맘에 들지않으면 자기 상사하고 짝짜쿵해서 두어시간만에 제 책상을 지워버릴수도 있는 하늘이지요.  "반항"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지요.  다행인 것은 그래도 대체로 인간성이 괜챦은 친구들만 상사로 만들고, 이 친구들을 등따습고 배부르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부하들을 괴롭히는 상사는 한국보다는 훨씬 적다는 점이지요.

-> 다른 곳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회사내에서는 직급을 절대 안부릅니다. first name base 죠. 상사는 자기 부하직원이 일을 잘 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지 이거해라 저거해라 명령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물론 개인성격에 따라 후자인 사람을 몇 보았습니다만, 결국 뒤에서 욕을 주로 먹더군요.


>
>4) 연장근무
>한국; 월급을 주건 말건, 늦게까지 일하는 게 미덕이죠.  이건 아직도 여전한 듯...
>미국;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이야말로 미국 직장의 최대 장점이 아니겠습니까"라고 생각하신다면....
>적어도 제 경험으로는 잘못 생각하시는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정시출근, 정시퇴근을 할 수도 있는 것이 미국회사다라고 말씀드리는 게 정확하겠네요.  믿기지만 않으시면 퇴근후에 9시쯤 다시 회사에 가서 누가 남아있나 한 번 보세요.

-> 하고 싶은 사람은 열심히 합니다. 상사가 집에 안간다고 눈치보면서 못가는 경우는 없죠. 보통 상사들도 다 가정이 있기 때문에 갑자기 일찍 들어가야한다든지 하는 부분을 이해해주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물론 반대 경우도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
>5) 동료들과의 좋은 인간관계
>한국; 상사하고의 관계가 원만하다면 이건 무시해도 큰 지장은 없죠.
>미국; 제가 다니는 회사에는 블랙리스트가 있습니다.  재는 인간성이 더럽데 이렇게 낙인이 찍히면, 정말 곤란하죠.  일 늦게 해준다고 소리지르거나 박박 긁는 인간, 남이 한 일을 가지고 상사한테 가서 보고하는 인간등등 유형이 많지만, 한국 분들이 자주 해당되는 사항은 지나갈 때 인사안하기, 눈마주치고 얘기하지않기, 평소에 인상쓰고 있기, 고맙다는 말 안하기등입니다.
>

-> 여기도 왕따 있더군요. ㅋㅋ. 어차피 모든 일이 공동작업인데, 왕따면 일하기 힘듭니다.

  • 김덕양 ()

      회사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수 있습니다. Union 사람들이 많은 개발부서 쪽은 한국과 많이 비슷한 것 같더군요. 저는 연구중심 부서에 있습니다.

  • 관전평 ()

      저도 객관적인 실력차이가 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미국은 워낙 학교 수준도 천차만별이니까, 남들이 좋다는 학교는 대체로 좋은 학생들을 만들어내더군요.  하지만, 갈수록 그 차이가 커지게 만드는 요소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 김덕양 ()

      관전평님 말씀이 맞습니다. 제가 실력차이라고 말씀드리는 부분은 off the head 로 나올수 있는 지식량의 차이 입니다. 무슨 문제가 발생하거나 논쟁거리가 생겼을때 누가 더 많이 제대로 정확한 정보를 논리적으로 설명해내느냐 이죠. 보통 좋은 학교 나온넘들이...쩝. 저는 여기 3류대 출신이라서 맨날 밟힌답니다. -_-;;

  • 소요유 ()

      이 넘들하고 일하다가 느낀 점  중에 하나가  대부분은 허접하지만  질하는 놈들은 못말릴 정도라는 것을 발견할 "대 입니다.  잘 하는 놈들은 정말 대단하죠. 입이 "덕  벌어집니다.

  • 황인태 ()

      외국취업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입니다. 읽다보니 느낀점인데 여기랑 가장 틀린점이 외국엔 내가 잘하는지 몬하는지 아는 넘이 있다는 거군요.. 여기엔 없습니다. --;; 그러니 우왕좌왕 말이 많고 인간관계에 의존도가 높아지는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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