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을 결행하기 전에....

글쓴이
포닥
등록일
2002-04-16 00:57
조회
4,8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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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건
유학에 대해 많은 관심들이 있군요.
나쁜 일만은 아닙니다. 바람직한 면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개개인의 판단과 결행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시길 부탁드립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경제구조가 웃기는 짜장이거든요.

외환위기를 겪은지 얼마 되지 않았고,
현재의 외환보유고의 대부분은 외채입니다.
97 년 외환위기전의 상황과 지금과 외환보유고상의 외채비율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단기 외채 비율도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최근 자료를 찾아 보십시오.

다시 한번 강조드립니다만, 미국의 5 대 수출품중의 하나가 대학입니다.
가족이 유학을 오는 경우, 적게 잡아도 일년에 3 만불 가량의 생활비가 필요합니다.
물론 해가 갈수록 액수는 적어지고,
또 대학에서 생활비를 지원받는 경우에는 더 줄어들겠지요.

미국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손쉽게 돈을 벌어들일 뿐아니라,
유학생 가족들은 결국 미국의 또다른 최대 수출품인 문화 수출의 역군으로 사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지요.
스타벅스 커피숍의 손쉬운 서울 진출을 생각해 보세요.
결국 유학생들이 돌아가서 미국 문화 수입에 앞장 선 셈입니다.

무역이란 일종의 전쟁인데, 현재의 대한민국 상황은 무장해제에 전면 투항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개개인의 행복을 위해 선택한 길에 대해,
모두가 사회적인 고려를 해야 할 필요가 없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많은 사람들이 유학을 나와서,
그리고 학위를 따서, 돌아갔을때 과연, 대한민국에 뭐가 남아 있겠는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 되어 간다는 느낌입니다.

유학을 와서 배우고 돌아간다는 것이 국가적인 투자가 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에서 파이를 키우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의 파이를 들고 나와서 외국에서 써버리고 돌아가면,
결국 나누어 먹을 파이는 자꾸 줄어들어 버리는 결과가 되죠.

몇년 후에, 유학하고 돌아와 보니, 먹을 것 없다는 한탄이 나올까 걱정입니다.
그리고, 원정 출산이니 뭐니 미국이 시민권 주는 것도 마찬가지 장삿속입니다.
자식을 미국인으로 키우기 위해 필요한 돈을 계산해 보면,
미국이 시민권 팔아서, 얼마나 손쉽게 돈을 벌게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정상적인 월급 받아서, 자식을 미국인으로 키우기 어렵습니다.
결국, 이러한 행위는 대한민국에서 앞으로 벌어질, 각종 착취와 수탈의 예고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학을 통해 과연 여러분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며,
합리적으로 그런 것들이 이루어질 확률을 잘 따져 보고 결정하십시오.

아무런 연고 없는 간난아기에게도 시민권을 파는 미국입니다.
여러분이 마음만 먹으면, 유학갈 수 있습니다.
미국이 아무런 이익없이 그런 짓을 할 넘이 아니지요.
어떤 나라도, 이익되지 않는 짓을 외국인을 위해 하는 곳은 없습니다.



  • It'sSystem ()

      그럼 유학 갈 사람들이 국내에 남아있어야 할까요? :-)

  • 김진구 ()

      미국이 그런 나라라는 것 정도는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남아있기는 정 싫으니 어쩌겠습니까? 자식 낳으면 자식은 공부 잘 하면 의사, 변호사 시키면 되지만... 저는 그럴 생각이 없으니까요. 물론 자식이 이길을 죽어도 간다고 하면 말리지는 않겠지만요.

  • 포닥 ()

      토종 박사들 중에서 미국서 교수되신 분들도 꽤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서 정식으로 월급받으면서 포닥하시는 토종 박사들도 많이 있습니다. 사실 개인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면, 유학하지 않고도 -- 즉, 달러를 낭비하지 않고도 --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포닥 ()

      제가 통계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자신있게 말씀드리진 못하지만, 성공적인 유학 -- 학위 후 경쟁력을 가지는 것 -- 을 하시지 못하는 분들의 비율이 상당합니다. 스스로 수학이나 물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유학간다고 갑자기 머리가 깨는 것은 아닙니다.

  • 이공계2 ()

      미국대학은 그 과의 사정에 따라 전년도에는 똑똑한 애들만 들어왔다가 다음해는 바보들만 들어온다던지, 학과장이 바뀌어서 퀄리가 빡세진다던지, 널널해 진다던지 하는 일이 많습니다. 앞으로는 어디서 학위를 하던 그 사람이 쭉정이인지 아닌지는 판별이 될것입니다. 끝까지 질문을 물고 늘어져서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낼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침묵만 하다가는 자신이 쌓은 실력이 도리어 정치에 묻혀버릴수도 있습니다.

  • 이공계2 ()

      살아남기 위해서는 좋은게 좋은거지, 또는 살다보면 그런것은 모를수도 있지 란 말도 필요가 없습니다. 경기가 않좋을때 외국에서 직장잡으려 할때, 기업의 고용매니저들은 수업 들은 내용은 그 자신이 다 안다고 assumption 하고 이너뷰한다고 합니다. 무서운 이야기지요...

  • 포닥 ()

      흠.... 하기야, 학문적인 성공이 꼭, 성공 유학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죠. 어떻게 보면, 지금의 엑소더스가 민족에게 쓰지만 좋은 약이 될 수도 있죠. 용한 점쟁이들에게 잘 물어보고 결정하세요. 아직, 대한민국의 운이 다했다는 점쾌를 말하는  점쟁이는 없는 것 같더군요. 자, 내일 쪽박을 찰 저언정, 일단 떠나고 봅시다.

  • 소요유 ()

      아 참 초닥님이 실패한 유학 이야기를 하시는데  제 분야 (제가나온 대학)에서 실패율 (전공을 바꾼 경우 모두)이 대략  30%쯤 되는 것 같네요. 물론 다른 전공으로 바꾼 사람도 있고, 그냥 눌러 않은 사람 (연락안되는 사람)도 있고.

  • 소요유 ()

      전 개인적으로 유학을 권합니다. 학문적인 것 보다도 우리민족은 좀더 진취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신라시대 이후에 그 진취성이 너무 사라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로 대학원생의 반 정도는 나가야 된다고 봅니다.

  • 배성원 ()

      뭐니뭐니해도 나가서 포닥하고 논문 많이 쓰고 들어오면 장땡입니다. 기업이나 연구소나 학교나 그거 아니면 찬밥입니다. 아무리 논문이 훌륭하고 개인의 실력이 뛰어나도. 우리 인정할건 인정해야지요. 사회가 그렇지 않습니까?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가치를 높이기 위해 유학하고 포닥하는 것 결코 막을 수 없으며 막아서도 안됩니다. 전 오히려 모든 수단을 써서 장려하고 싶습니다.

  • 포닥 ()

      그래도, 이미 벌어지고 있고, 가까운 장래에 더 심해질 우린 민족이 당하게 될 착취, 억압, 수탈을 보고 있기가 마음이 아픕니다. 하물며 천한 짐승이라도 주인을 잘 만나면 호강하는 것이 세상살이 인데, 지지리도 운도 없이, 늘 당하고만 살아야 하는 민족의 앞날이 가엾고 불쌍한 것을 어찌 하겠습니까?

  • 배성원 ()

      요 앞 자유게시판에 보니까 "지성인"들 (머, 교수,언론인, 기업인..등등) 있더라구요..이 사회의 기득권층과 자칭 지성인들이 알아서 해야지요. 그 부류들이 생각하는 애국애족은 이공계와 과학기술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포닥님도 애국의 굴레에서 벗어나시면 한결더 홀가분해지실것 같은데요....

  • 포닥 ()

      누구나 굴레를 쓰고 살죠.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건강에 좋다고 하더군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 즉 세계관이란 그 사람의 습관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크게 보면, 한 국가와 민족의 습관은 국가 구성원의 세계관이 결정하는 것이겠지요. 국가 구성원의 세계관에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지도층들이 제시하는 비젼입니다.

  • 포닥 ()

      그래도 한반도에서 4 년제 대학 나왔다고 하면, 지도층입니다. 자신들은 아니라고 하겠지만요. 소위 "지성인"들을 욕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몸을 먼저 닦고, 자신의 세계관을 점검해 보는 자세는 꼭 필요합니다. 그것이 대학나온 사람들의 의무이기도 하거든요. 이런것을 가르치치 않는 우리나라 대학들의 책임도 크지만, 대학을 다닌 사람들의 책임도 면할 순 없답니다.

  • 김영배 ()

      하지만, 한국의 입장에서 가장 싸게 연구인력을 키우는 방법이 또한 유학입니다. 저는 생물전공입니다만, 한해 약 3-5만불 정도 (월급빼고 순수 시약대금으로만)는 우습게 쓰며 실험을 하고있는데요. 물론 결과는 전부 미국 좋은 일해주는 것이지만, 그런 돈을 쓰며 연구인력을 양성하기란 한국에서는 쉽지 않겠지요. 저는 되도록 많이 나가서 죽지만 말고 살아 돌아가서 한국을 위해 일하는 것이 가장 남는 장사라는 생각인데요..

  • 포닥 ()

      네에... 다시 한번 투자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런 시약을 수입하기를 계속 한다면, 당연히 미국서 배우는 것이 싸게 계산되지요. 역시 시장논리인데, 일년 단위로 계산해 보면 그러합니다. 그럼, 우리나라 대학에서 연구는 하지 않는 것이 국가를 위해서는 이익입니다. 이런 식의 논리가 아직 지식이란 자원을 인식하지 못하는 데서 나오는 큰 모순입니다. 심지어 대학에서 가르치시는 분들조차 이런 혼란에 빠져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자리를 옮겨서 한번 토론해 보도록 하지요.

  • Ph. D. Candidat… ()

      살아 돌아와서 한국을 위해 일하려 할때 누구랑 일하시렵니까?

  • 익명좋아 ()

      포닥님의 견해는 공학과 경제관이 같이 들어가 있군요.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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