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나이 어린(?) 대학원생이 연애에 대해 고민하시길래 사족으로 글을 씁니다. 아무리 바빠도 연애 그까짓 거 눈치껏 하시면 됩니다. 대신에 자신의 삶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만요 :)

저는 병원에 매여 살고, 여자친구는 제3세계 전기도 종종 끊기는 오지에서 홀로 모자보건연구를 하러 가 있습니다만, 그래도 뚝뚝 끊어지며 들리는 인터넷 전화로라도 연애 계속 하면 지냅니다. 그것도 안하면 외로움과 스트레스에 죽을 것 같거든요. 누군가 날 이해해주고 격려해주는 사람이 지구 저편 어딘가에 같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심리적 안정과 위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종교보다 가끔은 낫습니다. 국제우편으로 선물이라도 주고 받을 수 있거든요. (아직 저는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본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시련과 은총은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서로 별로 할 얘깃거리도 없습니다. 분야도 너무 다르고, 매일매일의 일상은 정말 루틴하기가 그지없고. 그래도 그냥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지식을 학생들에게 딜리버리 할 수 있을까?", "무엇이 좋은 에세이를 만들어내는가?" 이런 얘기라도 하면서 서로의 친밀감(?)과 유대감(?)을 확인하곤 합니다.

남들 보기에 nerdy해 보이면 뭐 어떻습니까. 우리만 좋으면 되지. 연애는 그렇게 어떤식으로든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