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코이치 씨의 노벨화학상 공동수상을 축하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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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09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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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본 시마즈 제작소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는 다나카 코우이치 씨(43세)가 노벨화학상을 공동수상하기로 결정되었읍니다. 이로서 일본은 3년연속 노벨상 수상에, 올해 2명의 일본인이 노벨과학상을 받았으며, 1934년이래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되었읍니다. 민간연구소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다는 사실은 거의 충격입니다. 두명 다 일본 국내에서 이룩한 연구업적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것도 한국 과학기술계로서는 대단히 큰 충격입니다. 이것은 단지 뛰어난 개인의 업적이 아니라, 일본 과학기술 시스템의 승리라고 볼수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일본인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나올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비교해서, 한국의 국가,민간연구소의 연구환경과 핵심 연구원 이직실태들은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읍니다. 지금 이시간에도 한국의 뛰어난 젊은 인재들이 미국으로 가거나, 혹은 대우가 좋은 타분야로 옮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나카 코이치란 사람은 알본 동북대학 전기공학과 출신에다 박사학위가 없읍니다 ! (노벨상 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http://www.nobel.se ) 한국으로치면 지방 국립대출신에 박사학위도 없는 사람이 민간연구소에서 근무한 연구결과로 노벨상을 받은셈이 됩니다. 더군다나 주변사람말로는, 회사에서 연구를 계속하고 싶어 승진시험도 거부했다고 합니다. 한국의 연구분위기에서는 거의 상상도 못할 사람이지요.
 
이제는 우리도 시스템이 바뀌여야 합니다. 수능과 고시이외에 정당한 인재 평가방법이 없는 한국 교육, 과학기술, 사회 시스템을 바꾸어야 합니다. 한번 잘했다고 평생 부와 명예를 보장하는 시스템을 고치고, 한번 못했다고 평생 밑에서 고생해야하는 시스템도 고쳐야 합니다.  뛰어난 이공계 인재들이 마음놓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고, 그들을 잘한다고 칭찬하고 힘을 북돋아주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일본도 이공계에 대한 경제적 대우가 좋은 나라가 아니라서, 민간기업 이공계 연구원인 다나카 코이치 씨도 그렇게 많은 연봉은 받고있지 못할거라 추측됩니다. 그렇다면 다타카 코이치 씨를 연구로 몰두시킨 원동력은 단지 돈이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그것을 찾아내 시스템화 해서, 미국이 아닌 한국에 심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루하루 변하는 주가가 우리를 구원할수 없으며, 다만 기초를 튼튼히 하는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기 때문입니다.







 
  • 최성우 ()

      '노벨상'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만, 축하해 줄 것은 마땅히 축하해 줘야겠지요...  더욱이 일본의 민간연구소에서, (그것도 나이든 원로들이 받는 경우가 대부분인 화학 분야에서) 40대의 젊은 연구원이 수상자가 되었다는 점은 일본 과학기술 시스템의 저력을 보여준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 최성우 ()

      그러고 보니, 21세기에 들어서는 (과학분야) 노벨상에 약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지않나 하는 느낌도 드는군요... 학문적 업적 못지않게, 기술적 공적도 상당히 고려가 되고 있는데, 2000년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잭 킬비(반도체 IC에서 '킬비특허' 라는 원천기술의 제창자) 물리학자라기보다는 TI에서 오래 근무했던 엔지니어 였지요...  이번의 다나카 고이치도 비슷한 경우로 보이는데, 그동안 노벨상에 대한 여러 비판들이 감안된 결과인지도 모르겠군요...

  • po닥 ()

      제가 알고 있는 동북대의 원명칭은 동북제국대학이었고, 일제시절 문학부(영문과)에서는 한국의 문인(이름을 들으면 알만한)들을 배출했고 아큐정전을 쓴 노신도 동북대의학부의 전신인 센다이의학전문학교 출신으로 추정되며, 재료공학연구에서는 현재 세계에서 top이고 전기전자통신부분도 일본내에서 최상위권 수준(분할양극마그네트론,야기 안테나,자기녹음기,광섬유,수직자기기록방식 개발)으로 동경공대와 동격인 대학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나카 코이치씨가 박사도 석사도 아닌 학사출신이란게 정말 쇼킹하군요. 정말 경악입니다.

  • 최성우 ()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또 한마디 얘기가 안나올 수 없는데...  한국에서도 단기간 내에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내겠다고 발버둥치고 호들갑 떤다고 한국인 노벨과학상 수상자 나오지 않습니다.  이번의 다나카 고이치씨도 아마 자신이 '노벨상을 받을 목표로' 연구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기초체력'을 꾸준히 기르고, 과학기술 시스템적 역량을 쌓아 나아가면서 '상' 자체에는 어느 정도 초연하게 연구개발에 매진한다면, 언젠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수상자가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 윤영욱 ()

      물리학상을 받으신분이 공동수상 아닌가요?

  • 허크 ()

      다나카 고이치씨의 직책이 주임이라는군요... 어허... 문득 우리나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한다면 지금의 인식으로는 다나카 코이치씨는 못받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용...

  • 최성우 ()

      윤영욱님, 제가 언급한 2000년도 물리학상 수상자 잭 킬비 말인가요?  다른 2명과 공동수상한 것 맞습니다만... 그건 이번 화학상의 고이치도 마찬가지인데...  원래 노벨과학상은 최대 3명까지 '개인'에게만 주도록 규정되어있는데, 최근의 수상자들은 거의 공동수상인 것으로 기억됩니다만...  (아무래도 공동연구가 대부분인 오늘날의 추세를 반영하는 듯...) 

  • po닥 ()

      재미있는 것은 다나카씨가 학부졸업 후 소니에 지원했다가 물먹은 적이 있다는 군요. 그래서 지금의 회사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일본의 학생들에게 소니는 가장 들어가고 싶어하는 회사로, 우리나라의 삼전과 비슷한 위상입니다. 삼전떨어져 본 분들 힘내십쇼!

  • 안기현 ()

      요즘 노벨상 수상 방향을 보면 이론도 좋지만 Theory를 이해하고 Practice의 경험으로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내는 방향이더군요. 경제학상도 실 경제를 설명하는 이론을 쓴 사람에게 많이 상이 간걸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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