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The Passion of the Christ 를 보고나서

글쓴이
바닐라아이스크림
등록일
2005-07-11 09:51
조회
4,7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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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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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앞둔 주말 저녁, 무어간 기분해소도 되고 색다른 영감을 얻을만한 영화가 없을까 싶어 DVD 2편을 빌려봤습니다.

한 10여분간 고민하다가 "블레이드3" 와 "패션 오브 더 크라이스트"를 빌렸습니다.
블레이드3는 전작들만 못한 연출효과라던가 어설픈 시나리오, 빈약한 특수효과... 등등 거의 최악의 영화가 되어버렸더군요.
나름대로 뱀파이어 세계관에 대해 재밌게 묘사했고 게인적으로 '웨슬리 스나잎스' 팬이였는데 많이 아쉽더군요.
큰 기대는 없이 한때 큰 반향을 일으켰었고 철저한 무신론자인 내게 어떻게 느껴질 것인지 궁굼해서 "패션~"을 빌리게 되었습니다.

이런말 하면 웃길지도 모르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몇번이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실감나는 연기나 예수가 처한 그 상황의 리얼한 표현이 물론 한몫 했겠지만, 종교적 신념을 가진 한 젊은이가 자신 앞에 놓인 엄청안 고난 앞에서도 꾿꾿이 자신의 신념을 지켜 나가는 모습이 너무도 강렬히 다가왔습니다.
진정 경외감이란것이 어떠한 것인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적으로 성숙해진 것 같습니다.
사물을 바라보는 눈이 이전과 조금은 달라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 템포 느려지고 생각을 한 번 더 하게 되고, 너그러움이 커진 것 같습니다.
그 동안 불만이 팽배해 항상 입에 '싸8'이란 욕을 달고 살았는데, 이틀 째 한 번도 욕을 안할 정도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인생을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살까하고 고민하고 있던 자신이 가련하게 느껴졌습니다.
나와 마찬가지로 다른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가엾게 느껴지네요.

그러고 보면, 어릴 때 부터 공부하란 소리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강요된 행동, 강요된 말투, 강요된 생각 등등만 주입받는 생활을 해서인지 삶의 의미라던가 삶의 목적과 같은 '나'란 인간의 존재가치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로지 남에게 보여지는 나를 만들기 위한 인생이었던 것이죠.
물론 부모님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짜맞추기 위해 아웅다웅 살다보니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는데는 당연히 소흘하게 된 것이죠.

이제나마 그런 사실들을 깨닫게 되면서, 조금은 나다운 나,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나가 되어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생기는군요.

요사이 밥먹고 사는 일과 관련해서 고민하다가 밥먹고 살아서 뭘할지에 대한 고차원적인 문제로 고민의 비중이 옮겨가는데... 갈수록 정리가 힘들어 지는군요.
고민할수록 나약해지기만 하는 것 같고...

아무튼, 한 번 인류역사상 최고의 성인 중 한명인 예수의 마지막 12시간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이 영화를 보시길 바랍니다.


  • culinar ()

      말 그대로 passion 보다는 fashion 이 어울리는 영화였죠.

  • Simon ()

      Passion 말고, Fashion of the Christ라는 영화가 또 있나부죠?

  • 바닐라아이스크림 ()

      ㅎㅎ 오자 수정했습니다.
    본문보다 '버그'에 더 신경쓰시는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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