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of

글쓴이
돌아온백수
등록일
2005-10-15 01:08
조회
5,89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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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건
기네스 펠트로, 앤소니 홉킨스 주연의 개봉한지 2주 되는 영화입니다. 존 매든이 감독했네요. 미친 수학자 (20대 초반에 난제 3가지를 풀고서 20대 중반 부터 미쳐버림)의 딸로 등장하는 기네스 펠트로는 세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보여주었던 보이쉬한 모습을 재현합니다. 주말 흥행은 별로이지만, 꽤 잘 만든 영화입니다. 앤소니 홉킨스의 연기야 두말하기 어려운 명연기이구요. 기네스 펠트로도 오랜만에 아카데미의 문을 두드릴것 같네요.

제가 영화를 좋아하는 백수이지만, 주중에는 잘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논문을 하나 마무리해야 하는데, 설명하기 힘든 현상을 어떻게 수학적으로 연결해야 하나 며칠째 고민 중이었습니다. 이미 학회에서 현상은 발표를 했고, 논문 마감날짜도 지나버렸는데, 제가 리뷰어이기도 하고, 에디터와 아는 사이라서, 제출을 미루고 뭉개고 있었습니다. 대강 마무리 하려는 생각과 끝까지 파고 들어가고 싶은 욕심사이에 갈등을 하다고, 극장으로 갔지요.

영화는 잦은 플래쉬 백으로 가끔은 관객을 힘들게 합니다. 플래쉬백을 이용해서 미스테리 처럼 꾸미고 있죠. 참을성이 있으면, 감독의 의도를 끝에가서 알수 있습니다. 또한 카메라 워크로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표현하려는 시도가 많아서, 영화를 좇아가지 못하면, 어지러울 수도 있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보통사람들이 괴짜라고 부르는 수학자들이나 이론 물리학자들입니다. 조금은 과장되어 있지만,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시간가는 것도 모르고, 날짜가는 것도 모르는 것을 경험해본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공감가는 설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기네스 펠트로는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은 듯이 나오는데, 그래도 아름답습니다.

극장을 나오면서, 일주일 더 파고 들어가 보기로 하였습니다. 첨부터 다시 짚어나가면, 실마리가 보이겠지요. 영화를 보고나서 외롭지 않다는 생각이 든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 한반도 ()

      '수학적으로 연결'을 시도하는 멋진 일을 하고 계시는 군요.
    proof 라기 보단, generalization이 더 어울릴 것 같네요.

    영화 'Beautiful Mind'에서 나오는 천재 수학자 '존 내쉬'도
    20대 초반 프린스턴 대학원에서 자연현상을 '일반화'시키려
    노력했었 더랬죠.

  • 한반도 ()

      어떻게 보면 np-complete 문제에 관해 한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하군요.

    (미국의 클레이 수학재단에서 발표한 7대 난제중에 1번 문제입니다)

  • Simon ()

      Fully appreciate your critique on the movie. One question apart from the topics you refer to:

    How could you define or introduce yourself as a "white-hand" even if you are in a position doing a 'peer-review" as a "reviewer" ? Your i.d. sounds fake and too much sarcastic. Why are you torturing yourself by "limiting your identity as a white-hand" that might give false impression on you? I expect you stop calling yourself "돌아온 ... ". It sounds absurd. No white-hand can be a reviewer of any journal. It's just painful to see your i.d. with the 100% guaranteed knowledge (on the basis of the observance we have done so far here) that you are not "백수" or whatever.

    I would beg. I am begging you: " Please change your i.d. into a decent one as you must be. "

    And thanks for the tips for the movie!

  • 돌아온백수 ()

      허허... 시몽 님께서 아픈곳을 찌르시네요. 한국인들의 시각으로 보면 백수이지요. 정규직도 아니고(물론 여기서는 별 차별이 없습니다만) 겨우 먹고 사는 정도의 월급에 (학교가 거의 비슷비슷한데, 한국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죠), 출퇴근 시간도 없고, 특별한 취미도 없어서 주말에는 골프 장에서 하루종일 시간 보내는 게, 백수죠 뭐.

  • Simon ()

      그나 저나, 저는 내일 감따러 갈 것 같습니다. 인근 과수원에...^^

  • 한반도 ()

      아니다... 생각해 보니,
    '정형화'시킨다는 의미에서
    formalization이 더 적합하겠군요!

  • 과학사랑 ()

      `돌백'님 글을 열심히 읽는 독자로서 저도 `사이먼'님과 같은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사이먼'님 우정어린 충고(?)를 흘려 듣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곳에서 `ID'는 자신을 표시하는 거의 유일한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데 `돌아온백수'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는 너무 부정적입니다. `ID'를 바꾸면 좋겠습니다.

    이곳에 올라오는 글을 읽으면서 `돌백'님이 세상 돌아가는 것을 이해하는 안목만은 이미 프로의 경지에 올라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에서 이를 공짜로 읽는 것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돌백'님. ID를 근사한 것으로 바꾸십시오. 앞으로 인생행로가 달라질 것입니다. `돌백'님이 종사하는 기술평가, 이것 아무나 할 수 있는 것 아니지 않습니까?

    다른 사람들에게는 주옥같은 좋은 말씀만 해주시면서 왜 자신은 `돌백'이라는 ID를 사용해 스스로 학대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trex ()

      돌백님은 뭐 연구하시는 분이세여?
    전의 글보면 반도체공정이나 소자쪽에 계신 분인줄 알았는데
    언젠가 AI 로보틱스에도 몸 담았다고 하시고 하여튼 궁금합니다.
    지금 외국에 계신 건가여? 아님 한국에?

  • 이민주 ()

      돌아온 천재로 바꿔주세요

  • 돌아온백수 ()

      과학사랑님// 관심가져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그래도 아이디가 정이 들어서 당분간 심경의 변화가 생기기 전에는 유지하렵니다. 제가 실증을 잘내기 때문에 머지 않아 변덕을 부릴 겁니다.

    이민주님// 유머가 대단하세요. 그런아이디 쓰면 돌맞ㅈ기 딱 좋겠네요. 그러잖아도 돌 피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trex 님// 원래 끈기 없는 편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이것저것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다 재미난 일들이었죠. 지금 하는 건 좀 다른 것입니다.

  • 한반도 ()

      실증 => 싫증...  ㅎㅎ

    저는 뭔가를 하나 배우는 도중에 수반되는 다른 분야를
    발견하면, 종종 그쪽으로 빠져서 완전 삼천포식 인생이 되었는데...

    결과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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