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를 꿈꾸는 분들에게

글쓴이
유레카
등록일
2003-09-06 22:25
조회
7,78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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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건
저는 컴공을 전공한 대략 인터넷 시초 세대 엔지니어입니다.

언론의 부추김과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점에서의 잠시 수요의 급증으로 프로그래머란 직종이
일반인에 알려지고 많은 부러움을 받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장미빛만이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필드에서 수년간 굴르면서 저 역시 반성하며 느끼는 것들을 간략히 적어보겟습니다.

흔히 프로그래머라 불리는 사람들은 3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은 프로그래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코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더는 프로그래밍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거나, 깊이가 없는 개발을 주로 하는 사람이죠. Java라는 랭귀지를 할줄 안다고 경력 2년의 코더가 연봉 4천을 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IT분야에서 가장 버티기 힘든 부류입니다. 진정한 프로그래머로 인정받는 사람들은 적은 것 같습니다.

그 다음은 PM입니다. 프로젝트 매니저라고 하고 팀장이라고도 하지요. 코더에 비해 개발지식뿐 아니라 설계, 기획, 문서, 조직 관리등의 역량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PM 역시 기술적으로도 뛰어나 설계능력 및 코더들을 이끄는 힘이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코더정도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PM도 많습니다. 그런 PM 밑에서는 코더들도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스킬을 올리기 힘듭니다. 아키텍터나 연구소장과 같은 사람들도 이 부류에 속한다고 볼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연구원입니다. 요즘 왠만한 벤처에서 연구원이라는 직함의 사람들은 이 부류라기 보다는 코더나 PM의 범주에 속하는 계층이 많은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말하는 연구원은 ETRI나 삼성, LG 등의 기업에서 신제품 기획 및 개발을 하는 사람들로 보입니다. 실제로 이 부류 사람들은 직접 코딩하기 보다는 설계 차원의 큰 그림을 그리는 일들을 주로 하지요. 회사의 규모가 있다보니 국가 성장 산업의 트렌드를 따라가는 일들을 하게 되고 대기업의 시스템 속에서 알게 모르게 스스로 성장하는 기회를 갖게되므로 여러가지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컴공과 및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분들은 3번째 부류인 연구원을 바라보겠지만, 실제 그런 곳에서 일할 수 있는 자리는 지극히 적습니다. 국내에 연구를 하는 곳은 손에 꼽을 만하고 굴지의 SI회사들도 사실은 PM을 키우는 것이 목표인 회사입니다. 대부분의 컴퓨터를 한다는 회사는 1,2번 부류의 사람을 필요로 하지요. 사실 세계적인 회사인 IBM이나 HP 같은 회사도 SI회사이지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SI 산업은 밝지 않습니다. 신문지상에서 sw산업이라는 것이 SI입니다. SDS나 CNS, C&C와 같은 대기업 SI회사들의 SI 이익율이 2% 아래를 밑돌고 SI 인력들은 밤낮 주말을 가리지 않고 일하지요. 대우도 연구원에 비해 좋치 못합니다. 이러한 회사들은 국가나 기업의 프로젝트를 수주해서 해당 기술을 가지고있는 더 작은 회사에 하청을 줍니다. 대부분의 벤처가 여기 포함되지요. 그러다 보니 하청을 받은 벤처 또한 상황이 좋치 못합니다. 이렇게 어려운데는 SW에 대한 이해 부족 및 관련자들의 자질 부족, SW를 제값을 쳐주지 않으려는 인식 등 여러가지 한국적 특색이 있지요. 큰 SI회사에서 하는 일은 결국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Communication하고 관리하는 일들이 많지요. PM의 역할입니다. 그러다보니 문서작업이 많습니다. 보통 한 프로젝트에 문서량이 대백과사전 사이즈 책으로 수십권이 나옵니다. 납기일을 지키기 위해 주말도 반납하고 일하는 일도 부지기수입니다. 이러다보니 나이 40만 되도 si 못하겠다는 말이 나오고 자영업으로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현실의 벽이 이러하고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PM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 결국 관건인데, 끝없이 공부해야 하며 그런한 공부의 결과를 여러가지 유형의 것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됩니다. 예를들어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이 기술사 및 최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고, 박사까지 공부를 더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모두 다 쉬운 일은 아니죠..

이러한 일을 시작하기 전이고, 진정한 프로그래머로 성공하고 싶다면 남을 따라가지 말고 주도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한 분야에 뛰어들어 그 분야에서 이름만 대도 다 알정도의 사람이 된다면, 나이 40 이후에도 충분히 프로그래머나 PM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학부때부터 전공을 정말 열심히 파고 들어야 합니다.  미국에서 CS라 하면 정말 공부 많이 하는 학문중에 하나이고, 이론에 프로젝트에 방학도 없이 하루에 자는 시간 빼고는 전부 공부에 투자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의 현실은 과연 그러한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초학문의 기반을 튼튼히 쌓아놔야 합니다. 그리고 산업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그를 따라가는 통찰력도 필요하고요. 이렇게 해서 한 분야에서 성공하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하면서 보람도 찾는 직업을 가질 수 있을겁니다.

프로그래머를 자바나 C 같은 프로그램만 짜는 사람으로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말씀드린바와 같이 혼자 모든것을 처리한다면 모를까 팀과 조직 단위로 일들이 이루어지고 갑과 을 사이에 서로 얻고자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설득력, 이해력, 문서능력, 리더쉽 다양한 요건들이 요구됩니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확실히 정하시고 가능하면 깊이 공부하시고, 좋은 PM과  일하십시오. 



 

  • 김선영 ()

      3번째는 조금 수정되어야 할것 같습니다. 사실 트렌드라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각 분야의 expert들이 보기에는 재탕해먹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실제로 앞으로 무엇이 나올지 아는 것은 퍼즐맞추기처럼 쉽죠. 그리고 국내 PM은 실력보다는 영업력과 협상테이블에서의 능력이 우선시 되므로 사실상 어떤 프로젝트든지 PM(협상가)와 sub-PM(기술쪽)이 같이 다닙니다. 그런 모습이 실제로 좋은 결과물을 이끌어 내더군요. 그리고 왠지는 모르겠지만 PM이 다 될려고 하는데, 개발지식이나 마인드 없는 PM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한 분야라도 전문가의 소리를 들어본 PM이 소원하기만 한게 이 바닥의 현실이겠죠. ^^*

  • 김덕양 ()

      좋은 진로상담 게시물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좋은 제안들, 답변들 모아봤으면 좋겠는데 엄두가 나질 않는군요.

  • 유레카 ()

      3번 부류는 아무래도 한분야에 깊게 파고들고, 조직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진 곳이 많기때문에 실제 능력보다 플러스 알파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제대로된 PM을 위해서 요즘 PMP 같은 자격도 생기고 하더군요. PM도 사실 순수 솔루션 제품개발을 주도하는 부류와 SI를 위한 부류가 있지요. 주로 욕을 바가지로 얻어 먹는데 후자의 경우입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기술능력만 뛰어나면 되지만 후자는 전혀 마인드가 없는 갑을 상대로 설득해야 하고 영업능력도 병행되어야 하고 심지어 갑의 담당자는 무얼 하려고 하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있더군요. 그러다 보면 수정에 수정을 거치고 기한내에 끝나는 프로젝트 보기 힘듭니다. 우선 정부기관부터 말뿐이 아닌 정말 SW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인식이 있다면 바뀌어야 합니다.

  • someone ()

      그런데 미국에서 cs하는 학생들은 위와 같이 전공만 공부하고 사나요? 전공도 듣고 다양하게 공부하는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네요

  • 김선영 ()

      CS와 프로그래머는 조금 다릅니다. 순수 CS쪽은 주로 이론적인 부분이나 일반적인 것을 다루고, 프로그래머는 특정 영역을 같이 공부하거나 특화된 분야의 부전공도 합니다. 예를 들면 공장자동화쪽이라면 제어나 기계, 산공쪽의 전공과 겸하는경우가 상당히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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