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은퇴대국을 보며 2

글쓴이
남영우
등록일
2019-12-25 09:29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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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은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오면 은퇴를 하게 될 것 같다고 이미 수년전부터 밝혀온 바가 있습니다. 이는 기사회와의 갈등과는 별개로 이세돌이 밝혀온 입장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기사회의 갈등과 맞물려서 은퇴를 몇 달 앞당기는 결과를 가져왔는데 기사회와 갈등 때문에 예정에 없던 은퇴를 결정한 것은 아닙니다. 이세돌 본인이 30대에 은퇴를 할 것으로 예상한바 있었고, 기사회와의 갈등은 은퇴를 번복하는 것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세돌은 은퇴를 결심하고 번복할 성격은 전혀 아니기에 어느 경우에도 30대에 은퇴선언을 하였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한가지를 덧붙입니다. 기사회 정관의 개정으로 인하여 한국기원 주관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된 기사 중에 이세돌의 친형인 이상훈 프로가 포함되었습니다. 이세돌의 기사회 탈퇴 선언할 당시 이상훈도 같이 기사회 탈퇴를 하였기 때문입니다.

기보를 보겠습니다. 제 설명은 실력이 매우 얕은 아마추어 개인의 감상이기 때문에 누구나 이의제기 및 반론을 할 수 있습니다. 맞지 않은 부분이 있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은 읽는 분이 감안하여야 합니다.
이세돌과 한돌의 치수고치기로 진행된 대국은 먼저 이세돌이 2점을 놓고 시작합니다.  알파고 이후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이 프로기사의 실력을 넘어선 것을 프로기사들은 인정합니다. 지금은 2점을 프로기사가 놓고 두어도 승률이 50% 가 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첫 판 대국은 2점 접바둑 역덤 7집반 입니다. 역덤은 흑이 공제하는 덤을 말합니다. 즉, 흑이 8집을 남겨야 반집승이 되는 조건입니다. 이세돌 흑, 한돌 백. 접바둑이므로 백이 첫 수를 둡니다. 따라서, 호선이나 정선바둑과는 다르게 홀수번이 백, 짝수번이 흑이 됩니다.

1국 기보입니다. 링크를 참조하면 됩니다.
전체기보가 있는 연합뉴스 링크입니다. 기보가 TV해설판에서 보던 것과는 위아래가 반대로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감상은 지장이 없습니다.
https://sports.v.daum.net/v/20191218170239798?f=o

사이어오로의 기사입니다. 한 수씩 놓아가며 볼 수 있습니다. 이 링크의 기보는 두 점을 놓은 흑1번으로 시작하여 숫자가 한 번씩 바뀌었습니다. 78수가 아래 링크의 사진 아래의 기보에서 79수로 표시됩니다.
http://www.cyberoro.com/news/news_view.oro?num=526231

기보를 보면 백이 흑대마를 잡으로 가는 장명에서 흑78수로 날일자로 씌워 갑니다. 이후 백이 79 단수친 이후 81수로 밀었는데 패착입니다. 이후 중앙 흑이 장문으로 잡히면서 바로 바둑이 끝납니다. 워낙 인공지능 기력에 맞지 않는 황당한 실수여서 이른바 말을 잇지 못하는 장면을 연출합니다. 그냥 장문을 보지 못한 것이 그렇게 놀랄만큼의 실수였는가...그렇기도 하지만 보는 이를 당황케 한 약간의 이유가 있습니다.

기보에서 백이 중앙 흑을 끊어서 대마를 잡으로 가기 전에 사전공작을 합니다. 먼저 흑이 70수로 중앙에서 한칸 뛴 장면입니다. 백은 71수로 변쪽을 막으면서 흑의 연결을 차단하려고 시도합니다. 흑은 71수를 받을 수 없으므로 72수로 중앙을 밀어갑니다. 처음에 흑이 77수로 뛰지않고 70수로 뛴 것은 72수로 밀어갈 것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상당한 강수인데 타개할 때 가장 강력한 행마를 선택하는 이세돌의 기풍이 드러난 수법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백은 73수로 변을 한번 밀어간 뒤에 75, 77수로 중앙을 끊어 흑대마를 잡으러 갑니다. 프로바둑에서 보기힘든 노골적인 수단으로 대마를 반드시 잡겠다는 선언입니다. 프로기사끼리의 실전이라면 나오기 어려운 수법으로 보는데, 이후 변화에 대한 수읽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한시간이 짧은 요즘 바둑에서는 더욱 보기 어려운 수법입니다.

문제는 이 끊어가는 수가 중앙 백3점에 대해서 자충이 되기 때문에 백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을 먼저 확인을 한 뒤에 결행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73으로 밀어간 것이 사실 중앙을 끊고 난 뒤에 나타나는 축을 방지하는 축머리 입니다. 즉, 양쪽 축이 안되고 장문도 안되는 것을 확인하고 끊어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음 흑78수 날일자로 씌워간 수는 두점 머리를 두드린 상태에서 축과 장문이 모두 안될 때 공격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모양으로만 보면 이른바 책에 나와있는 수법에 해당이 됩니다...하지만, 이후 변화의 수읽기를 한 뒤에 결행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프로기사들은 말을 아낍니다. 중앙변화를 모두 읽고 변화가 끝난다음의 형세변화까지 판단을 하여 착점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후 백79 단수는 거의 당연한 수이고, 문제의 81수는 성립만 된다면 모양은 이쪽이 낫습니다. 하지만, 이건 수읽기가 뒷받침 되어 백이 잡히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이야기이고, 이 경우는 백 세점을 살려야 하므로 79수 단수 이후 모양이 좋지 않지만 바로 백91수 빈삼각으로 나와야 했습니다.

관전자나 대국자가 당황한 이유는 애초에 백73수로 축머리까지 선수하면서 대마를 잡으러 결행한 백이 갑자기 장문을 착각한 것이 흐름상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축을 읽을 때 장문도 같이 읽어야 중앙을 끊어서 대마를 잡으러 가는 강수를 결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백79수 이후 백91수로 밀어갔으면 아마 중앙이 바로 잡히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백81수로 밀어간 것은 사람이라면 "대착각"이라거나 "엄청난 실수"라거나 이런 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납득하기 어려운 수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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