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방향은 "스피드와 네트워크"

글쓴이
백수
등록일
2002-08-12 13:57
조회
3,67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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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건
제가 요 아래 글에서 대학과 출연연 소속 과학자들을 도매금으로 씹은 적이 있지요.
답답해서 그랬습니다.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만하고, 어떻게 변화해야하는지 말씀안드렸다고 삐진 분들이 계실것 같군요. 변화의 방향은 분명합니다: "스피드와 네트워크".

자, 기본적으로 IMF 라는 이정표를 기준으로 우리가 처한 상황은 변했다는 것을 인정합시다.
변화된 상황을 간단히 나열하면, 다음과 같지요.
첫째, 더이상 성장진행형 사회는 오지않는다.
둘째, 누구도 나의 고용을 보장해 줄 수 없다.
셋째, 윗대가리가 잘못해도 내가 고통을 당할 수 있다.

이렇게 변화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당연히, 생존이 우선입니다.
내가 먹고 살고, 자식을 먹이고 가르쳐야 하고, 노후도 준비해야지요.

어떻게 생존해야 하나요?
정글의 법칙으로 돌아가면 될까요?
그런데, 정글의 법칙을 알기나 합니까?

지금 세계는 정글이 아닙니다.
통신 인프라로 둘러싸인 정보의 바다속에 있지요.

여기서 과학자들이 생존하기 위한 수단이 무엇일까요?
첫째, 스피드입니다.
남들보다 빨리 움직여서, 결과를 내야 합니다.
둘쨰, 네트워크입니다.
혼자보다는 여럿이 효율적으로 일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여, 투자대비 수익을 최대화 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스피드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첫째, 기초체력을 길러야 합니다.
둘째, 몸집을 가볍게 해야 하지요. 군살을 빼고 필요한 근육만 키워야 합니다.

기초체력은 과학자들의 전문지식에 해당하지요.
군살을 빼자는 것은, 잘 쓰지 않거나, 이미 효용가치가 낮아진 장비나 인력을 과감하게 정리하자는 것입니다. 자기가 속한 조직의 통제만으로 속도를 조절하기 어려운 장비나 조직들은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조직내에서는 의사결정을 가능한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제도와 조직의 결정시스템을 바꾸어야 합니다.

네트워크는 무엇입니까?
자신의 전문분야와 관련된 사람들과 연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자칫 패거리문화로 변질될 수 있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는 일은 없어야 겠지요.
사람이 전지전능하지 못한 이상, 혼자서 세계적인 수준을 항상 좇아갈 수는 없답니다.
그러니, 뭉쳐서 대비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그리고, 스피디한 점조직들이 필요에 의해 그때, 그때 협력하여 일을 해나가는 능동적인 시스템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넘의 정때문에, 그넘의 지연, 혈연, 학연때문에, 골치덩어리 장비와 조직을 안고 가려는 방식은 자신도 망치고, 그 잘난 패거리들도 함께 지옥으로 끌고 들어가는 짓이라는 것을 생각해 주십시오.

대학과 출연연이 우리나라 박사들의 70%-80% 를 독식하고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여러분들이 잘하면, 이공계 문제를 거의 해결할 수도 있답니다.



 
  • 소요유 ()

      좋은 지적입니다. 현재 한국의 과학자들이 네트워크 면에서 문제가 많은 것 처럼 보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 있는 과학자들이 외국인들과 공동연구 등 네트워크는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마 국내에서는 외톨이더라도 외국에 지도교수를 비롯한 여러 liason들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 자신 혼자 살아가는데 별로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체적인 면을 볼 때 결국은 '학문적 영향'면에 있어서 긍정적인 결과를 우리사회에 남기지 못하게 됩니다. 

  • 소요유 ()

      두 번째 스피드의 문제인데 역시 현재에는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제 경험을 이야기해보면 연구소에 입사한지 얼마 안되어 작은 독립된 연구프로젝트 하나를 따는 행운을 잡아서 1990년대 초반 한국의 지도교수를 '모시고' 외국에 처음으로 연구 여행을  가게되었습니다. 지도교수는 1970년대 국내에서는 드믈게 외국에서 포닥을 하였고, 1970년대말 한국에 '패기있게' 들어와  80년대 초반 학번인 저희들과 패기있게 시작해 보려고 했으나 '국내의 여건' (잘아시죠 ? 연공서열 등등) 때문에 어찌어찌해서 외국있을 때보다 제대로 활동을 못하였거든요. 1970년대 당시에는 세계 최고의 연구시설을 쓰던 분이 10년가 국내에서 '썩은 후에'  말썽 피우던 제자 한 넘의 꼬임에 외국을 나갔다가 '경이로운 경험'하게됩니다. 

  • 소요유 ()

      19070년당시 최고시설에서 1시간 노력해야 얻는 결과를 그때보다 좀 허접한 시설에서 불과 10분에 같은 결과를 얻는 것을 목격하였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에 이 지도교수님은 '행정'으로 발길을 돌리시더군요. 현재는 우리의 실정이 이정도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많은 연구결과를 네트워크를 통해서 거의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소요유 ()

      예를 들면 논문이라는 것이 과학 전분야에 걸쳐 학술지에 투고되자 마자  그 결과들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한편 국제학술대회 발표라는 것도 가깝게는 1개월, 멀게는 6개월 전의 결과를 발표하게됩니다.  따라서 스피드는 연구성과에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 소요유 ()

      국제동향이라는 것도 generalists들이 보는 것과는 다른, 과학자 개개인이 과학적 직감을 동원해야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따라서 좀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국내에서 배출된 연구자의 연구실적의 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다가가야 그게 진정한 우리의 실력이 세계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학파에 의하여 길러진 1.5세대 (저같은)나 아니면 국내 자생세대 (백수님은 1.5세대?) 혹은 유학파의 2세대들이 능력을 어떻게 발휘하는냐가 중요합니다.

  • 소요유 ()

      학문은 기본적으로 생명과 같아서 자기복제에 의한 발전적 '전승'이 아주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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