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수석 졸업하면 뭐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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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렌체
- 등록일
- 2004-02-2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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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석은 통역병·연대 수석은 의대 편입
서울대와 연세대에서 수석졸업의 영광을 안은 이공계학생들이 택한 졸업 후 진로(進路)가 우리 사회가 처한 이공계 현실을 다시 한번 실감케 하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대 학위수여식에서 평점 4.26(4.3 만점)으로 최우수 졸업생이 된 박상준(22·자연대 물리학부)씨는 재학 중 단 4과목을 제외하고 모두 A플러스 학점을 받았다. 박씨는 졸업을 앞두고 자신의 전공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병역특례 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몇 군데 알아보았으나 순수학문인 자신의 전공과 맞는 자리가 남아 있지 않았다. 결국 그는 올 상반기 중 통역병으로 현역 입대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연병장을 구르며 체력을 단련하겠다”며 “군을 제대한 뒤 다시 공부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만 21세의 나이로 최연소 졸업생이 된 박모(공대 기계항공공학부)씨. 01학번으로 6학기 만에 조기 졸업한 그는 다음 학기부터 같은 대학 치대로 편입할 예정이다. 그는 자신이 이름이 이공계 위기와 관련해 나오는 것을 극구 꺼렸다.
또 지난 23일 연세대 학위수여식에서 전체수석 졸업의 영광을 차지한 최보윤(여·22·식품영양학과)씨도 오는 9월부터 같은 학교 원주캠퍼스의 의대 예과 2학년으로 편입한다.
그녀는 “의사의 꿈을 하루빨리 이루기 위해 방학 중에도 그 흔한 어학연수나 배낭여행 한 번 다녀오지 않고 시간을 쪼개 쓰며 독하게 3년, 6학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요즘 추세처럼 ‘돈’을 보고 의대에 간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그녀는 “그러나 뜻을 세우고 이공계를 선택한 친구들이 무엇 때문에 진로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는지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성진기자 dudmie@chosun.com )
다른 사람들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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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달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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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제도가 환자위주로 싹 바뀌고 적어도 돈없어서 병원못간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어지겠군요. 치대 의대 가시는 분들이 모두 돈보다는 의사로서의 사명감에 가득차 있으니.. 기대됩니다. 그런날이 어서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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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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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의대생의 대다수가 경제적인 이유로 의대를 지원했다고 했으며 이에 대해서는 의협자체에서도 의대생들의 심각한 배금주의에 대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하더군요. 겉으로야 의사로서의 사명감이라고 하고싶겠지만 설문조사결과에서는 누구나 예견할수 있는 결과가 나온것뿐이죠. 그렇다고 의대생(의사)들을 비난할수는 없다고 봅니다. 자신의 선택일 따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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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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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누가 대놓고 전 돈이 좋아요. 의대가서 부자될래요. 라고 감히 말해서 벌집을 쑤셔놓겠습니까? 대부분 돈때문은 아니다. 이공계 기피도 아니다. 원래 의학을 하고 싶었다. 이공계는 적성에 안맞는다. 뭐 이러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졸업을 관둔 학생들은 자신들의 미래 청사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선배들도 졸업후 어떻게 살아가는지 잘 봐뒀으니 진로선택에 그 영향력이 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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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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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기자들은 선정적인 내용을 좋아하는 모양. 아래 기사랑 한 부분 빼고는 거의 비슷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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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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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돈 때문에 의대를 갔다고 보는 것보다는, 독립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갔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일단 사업을 할 수 있는 자격증을 가지고 자기 사업을 하는 것은(변호사, 의사, 한의사 등) 자격증 없이 직장에서 노동력을 판매하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이 독립적인 삶이 보장되죠. 소수의 개인이나 집단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절대 다수의 사람-시장(market)에만 휘둘리는...한마디로 눈치 보고 살 필요가 없죠. 망해도 항상 새롭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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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z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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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리 중요한 건 아닙니다만, 저 기사 보니 성함에 오타가 있군요. 박상준 이 아니라 박성준 씨 입니다.
뭐, 제가 알기로는 안정된 직장과 보수로 인해 의대가는 분들도 꽤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무조건 비난만 하기도 좀 그렇군요. 이공계 분야만 하더라도, 이 방향으로 진로를 설정한다고 해서 요즘에 돈에 전혀 욕심이 없고, 애국심으로만 점철된 사람도 거의 없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