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안식년 제도 과연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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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ody
등록일
2004-04-22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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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안식년 제도 과연 필요한가?"

초빙교수, 객원교수, 교환교수 등 여러 명칭으로 주로 미국으로 나가는 교수 안식년 제도에 대해서 간혹 논란이 되고 있지만 대학이 보장하고 마련해 주고 있는 제도인 만큼 외부의 비난으로 부터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안식년 제도에 대해 긍정적이고 자연스러운 혜택으로 받아들여지는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아무도 문제시 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음은 A 교수를 통해서 본  안식년에 대한 생각이다.

"교수들은 7년마다 한번씩 안식년이라는 혜택(?)이 주어집니다. 안식년은 직장인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쉬는 안식일처럼, 교수들에게 6년동안 강의나 연구를 열심히 했으므로 부담없이 1년동안 재충전의 기회를 가지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즉, 편안하게 쉬는 해라는 의미의 "안식년"에는 연구를 하건, 골프를 치건, 선거운동을 하건 본인의 자유입니다. 대학에서도 안식년을 지내는 교수에게는 아무것도 요구하지않습니다. 이는 마치 회사에서 일요일에는 사원들에게 회사 일을 요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라고나 할까요. 이러한 안식년은 강의를 면제받고 일정 수준의 연구 결과를 제출하는 연구년과는 다른 제도입니다. 물론 대학마다 안식년과 연구년에 대한 운영 방식이 다르긴하지만..."

하지만 대학원 연구원생들의 연봉의 반을 삭감하면서도 교수들은 이러한 대학의 풍요로운(?) 제도를 누려야만 하는가는 상당히 의문이다. 주로 미국 대학으로 떠나는 안식년은 국제학술 교류라는 명분보다는 한인 교수들의 자녀 어학연수를 위한 제도로 종종 변질되기도 한다. 심지어는 아예 A 교수처럼 1년 동안 푹 쉬기를 작정하고 골프 연습에 몰두한 경우도 미국 대학에 가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기독교 국가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6년 일하고 일년 쉬는 종교적 색채가 강한 안식년 제도를 굳이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얼핏보면 A 교수 말대로 대학에서 마련한 제도를 가지고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정은 그렇지 않다. 첫번째 거의 대부분의 교수들이 모든 경비를 대학 또는 국가에서 받고 안식년을 떠난다는데 문제가 있다. 연구활동을 인정 받아 안식년으로 떠나는 대학으로부터 연구비 (stipend) 를 받아 가는 교수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국내 대학에서 주는 혜택이라고 하지만 안식년에 들어가는 돈은 사실 적지 않은 부분이 국민의 세금이다. 심지어 어떤 교수들은 과학재단에서 해외 체제비를 비롯한 모든 경비를 받아간다. 또한 대학에서 주는 돈이라고 해도 교외 연구비의 경우 순수히 대학의 돈이라고 보기에는 공적자금에 가깝고 사립대의 경우 과연 교수 자제 어학연수비 대주려고 대학생들이 그 많은 등록금을 내지는 않는다고 본다.

두번째로 순수하게 연구활동을 위해 안식년을 떠나는 경우를 봐도 대부분 국내 대학내에 연구환경이 열악하거나 진급심사를 위해 SCI 논문수를 늘리려 미국으로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최근 들어서 특히 사정이 안좋은 지방대 교수들사이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광경이다. 하지만 안식년에 들어가는 경비를 모교에 투자하면 어떨까? 안식년이라고 해서 꼭 미국으로만 가야하는지도 의문이다. 그 돈으로 기자재 하나라도 더 사서 열악한 환경으로 부터 벗어나는데 기여하는게 안식년보다 더 먼저 해야할 우선순위가 아닌지 지방 대학당국에 묻고싶다. 연구환경 안좋다고 투덜거리는 지방대 교수들은 어떻게 해서라든지 국내에서 여의치 않았던 연구실적을 만회해 보려고 귀중한(?) 안식년을 실험실에서 지새우는 경우도 보았다. 열심히 하는 모습은 좋지만 교수들이 혼자만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칠게 아니라 좀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주어진 안식년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더 옳은 일 일것이다. 국내 대학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교수들이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해야지 자꾸 현실을 외면한채 아웃소싱에 의존하다보면 기반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두어야 한다.

요즘 대학간의 통폐합이 시작 되었다고 한다. 이는 대학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보다 과감한 대학 개혁이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교수 안식년 제도는 눈여겨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 JHC ()

      안식년은 제한적으로 줘야합니다. 저는 미국살면서 지금까지 미국에 안식년이라고온 교수들 중 공부하는 사람은 거의 못봤습니다. 특히 부교수나 정교수같이 정년보장된 사람들은 미친 사람이 아니면 공부 안합니다.

    심한 사람은 공항에서 나올 때부터 골프복장에 골프채 매고 나오더군요. 이런 사람들 위해서 학생들 등록금, 국민 세금이 축난다고 생각하면 정말 한심합니다. 이렇게 놀면서 말로는 자기가 교환교수라고 하는데 미국에 교환교수라는 직함으로 오는 사람은 1%나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직함은 거의 대부분 객원연구원(visiting research fellow)입니다.

    요즘은 교수들이 무슨 돈이 그렇게 많은지 별볼일 없는 미국학회에까지 많이들 오는데, 진지하게 발표듣고 뭔가 알아가려는 자세를 가진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결국 국민세금으로 교수들 해외여행 시켜주는 셈인 경우가 많습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교수들이 이런식으로 많은 혜택을 받기 때문에 회사로 가려는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교수혜택을 줄이는것 보다는 회사원 혜택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대우가 눈에 띄게 틀리기 때문에 실력있는 사람들이 회사에 안가고 교수로 가서 썩는다는 것은 불행입니다.

    안식년은 반드시 상대국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인건비 지원을 받는 경우에만 보내주면 아무 목적없이 놀러가는 안식년은 피할 수 있습니다. 돈받고 놀 기는 상당히 힘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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