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EU의 간통죄 폐지 요구

글쓴이
공도리...
등록일
2004-10-03 11:13
조회
2,00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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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건
개인적으로 한국의 민주주의나 인권에 대한 이해가 전근대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잡담으로 적어봅니다.

얼마전 EU에 새로 가입하고자 하는 터키에서 간통죄를 법률로써 강제하려고 하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터키는 아시다시피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는 아니지만 국교가 이슬람일 정도로 종교적 분위기가 강하죠.
그러나, 터키는 아직 EU에 가입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올해나 내년쯤에 가입할 예정이며
그에 대한 가입 조건은 상당히 충족시켜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터키 내부에서 간통죄를 법률로서 제정하려고 하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EU에서는 터키에게 강력하게 경고하면서 개인의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간통죄와 같은 법률이 제정되는 경우 EU 가입이 불가능할 것임을 수차 경고했습니다.
결국 터키는 간통죄 법률 제정을 포기한다고 총리와 정치가들이 선언하게 되죠.

위와 같은 사태를 보면서 몇가지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1. 국내 언론에 별로 보도가 되지 않았다.
요새 반미분위기 탓에 미국이 터키에 대해 이런 주문을 했다면
아마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반대 논리를 쓰고 언론에서 이때다 싶어서
수많은 기사를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간통죄와 같은 것이 이미 한국에서도 엄연히 존재하는 법이기에
오히려 더 큰 이슈가 될 수가 있음에도 언론 보도에는 별로 나오지를 않더군요.
여기서 드는 생각이 국내 언론사의 소위 말하는 핵심층들이 반미주의자이면서
친유럽주의자들이 많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이 했다면 내정간섭 수준이라고 온갖 반발을 했을지 모를 사안이
유럽이 했기 때문에 별 소리없이 넘어가는 것 같아 상당히 씁쓸했습니다.
아니면 유럽에서의 정보력이 상당히 떨어지기 때문인지도 모르죠.
그렇다고 하면 더더욱 문제이고요. 미국향 해바라기 정보통만 가지고 있는 꼴이니.
2. 인권에 대한 근원적 의문
구대륙인 유럽에서 인권에 대한 논쟁은 이미 그 실천과 이론에서 많은 경험을
했다고 보여집니다. 간통죄를 생각하면 한국에서는 당연한(?) 논리임에도
이를 인권침해로 간주하여 EU 가입의 부적격 조건으로 간주하는 EU의 논리에
순간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인권에 대한 논리도
간통죄는 여전히 당연하다는 생각이었거든요.
사회나 문화가 다르다는 어거지 주장을 하려고 함에도
이슬람권인 터키에서도 이를 받아들인다는 사실이
(경제적 압박을 동원해서 이슬람 국가인 터키를 억지로 받아들이게 했다고 주장하면
할말이 없지만) 당황스러웠습니다.
더 당황스러웠던 것은 이슬람 국가인 터키에 간통죄가 법률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죠. 결국 이슬람 국가보다 더 파시스트적인 인권에 대한 가치만을
한국이 인정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U에는 수많은 국가들이 있죠.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스웨덴, 스페인, 포루투갈, ...
대부분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무엇인가 긍정적으로 보는 국가들이죠.(최소한 미국과 비교해서요.^^)

전직금지에 대해서 이슈화가 되는 요즘의 현실을 보면서
아직도 파시스트적 가치관이 사회나 문화라는 미명하에 강제되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합니다.
  • Simon ()

      그것보다는, 우리 과학기술계의 "언론 장악력"이 아직 초기단계에 있다고 보시지요. 우리들이 언론 장악할 날이 있을 것입니다. 돈 모으자구요.

  • 안기영 ()

      간통죄에 찬성한대고 해서 파시스트적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그 주장이 파시스트적인 것 아닐까요? 윤리적인 문제는 가치관이 저마다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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