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인문학’도 뛰게 하려면...

글쓴이
BizEng
등록일
2010-06-14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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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돈이 된다는 것이 명확해 지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돈 우선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어렵겠죠. 안타깝지만요...

현재 한국의 인문학에 대한 이해 수준(?)을 보여주는 이건희 회장의 일화가 있습니다.

"십여 년 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스필버그를 만났던 일화가 떠올랐다.스필버그가 카젠버그와 함께 드림웍스를 출범하면서 투자자를 유치할 때 이건희 회장도 스필버그가 관심있어 했던 투자자 중 한 명이었다고 한다. 저녁을 함께 하며 약 9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이건희를 스필버그가 못마땅해 한 이유는 "대화하는 내내 반도체 얘기가 스무 번도 넘게 나왔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건희가 그 자리에 입자물리학자나 한국사 전문가를 대동했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인문학이 돈이 되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무궁무진한 "스토리", 즉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기본 재료랄 수 있는 "다양한 시각, 다양한 이해, 그리고, 다양한 대안" 을 만들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이게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고, 당장 돈 되는 것 처럼 보이진 않기 대문에 인문학이 홀대 받는 것이겠죠. 미국, 영국, 유럽 등지 에서도 Job Market 에서 인문학이 홀대 받은 지는 오래 되었습니다. 그래도 많은 학생들이 학부 수준에서 인문학을 전공하는 것은 이후 Career development 해 갈 때 다른 전공에 비해 그닥 "불이익" 이 되지는 않는 다는 것이 크게 작용 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미국의 인문학 전공한 학생들이 굉장히 다양한 Career 로 진출하고 이후 각자의 필요에 따라 Professional Graduate School (MBA, Law School 등등)에서 필요한 Skill 을 발전 시켜나가는데 다른 전공에 비해 조금 힘들어도 그닥 부담 스럽지는 않은 반면, 한국에서는 학부 전공이 거의 전 생애 Career 를 규정(?) 짓게 되니깐 인문학과 졸업 이후 Career Development 에서 심각한 장애(?)가 늘 발생하죠. 물론 이 현상은 과학기술분야 전공도 다르진 않아서 큰 문제이죠.

(나이 50넘은 자동차 분야 모 연구소 부장님이 이사로 진급하자 전공이 물리학과라고 다른 공학 전공 연구원들이 수근수근대면서 항명(?) 했던 일도 있었습니다. 공학을 모르는 사람이 연구소장을 할 수 있냐고 하면서 말이죠...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비일비재 했던 것 같습니다.)

해결책은, 서열화되고 획일화된 대학과 이를 공고히 하는 사회나 기업들의 채용/선발/승진 조건들을 보다 Flexible  그리고, Flat (평준화) 하게 하는 것과, 취업 이후 인재개발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을 해봅니다.


참고자료)

1)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핵심이 되는'스토리'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382524


2) Ten Ways to Market Your Liberal Arts Degree
http://www.quintcareers.com/marketing_liberal-arts_degrees.html


  • 예진아씨 ()

      숫자싸움이 진짜 중요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곳에서는 (예를 들면 CPU, 메모리 등 성능이 최우선하는 기본적이고 행심적인 부품) 스토리건 뭐건 숫자로 명확히 나타나는 성능이 장땡입니다.  그런 곳에서는 그런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방식으로 채용하고 조직을 운영하겠죠.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그렇지 않은 방식으로 채용하고 조직을 운영해야 할 거고요.  우리나라는 어떤 조직이나 다 비슷하게 (즉 별 생각없이 편하게 좋은 게 좋은 걸로) 채용하고 조직을 운영하기 때문에 문제겠죠.

  • BizEng ()

      Steve Jobs의 iPhone 4 Keynote 를 다시 음미 해 보자면,

    iPhone 4가 가진 기술적 우수성 얇은 두께, 최고의 CPU, 엄청난 Market Share 등등 숫자를 제시하기 보다는 왜 iPhone 4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가, 그리고 사람들이 이 제품을 가지고 어떤 멋진 일들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 즉, 사람을 위한 제품과 컨텐츠를 강조하고 있을 을 알 수 있습니다.

    <a href=http://iblogstory.tistory.com/118 target=_blank>http://iblogstory.tistory.com/118</a>

    다시말해 '사람을 위한 기술' 을 갖오하는 거죠, 여타 다른 high tech 업체들의 '기술을 위한 사람' 이 아니구요. 그러니 사람들이 내가 기술에 종속된 것이 아니, 기술이 나를 위해 도와준 다는 정확히 측정 할 수 없는 느낌, 감정을 갖게되고 애플의 제품에 매혹될 수 밖에요...

    스필버그한테 메모리 성능(?) 이야기만 댑다 해대봐야 그 냥반 그런거에 관심있겠습니까? 보통 사람들 대부분이 그럴겁니다. 메모리가 몇 G byte고 속도는 몇 G Hz 고 얼마나 많이 팔았었나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예쁘고 멋진 사진/동영상을 담을 넉넉한 "공간" 이면 충분하죠. 그게 좀더 쉽고 빠르다면 더 좋겠지만, '공간' 이란 본질이 늘 먼저죠. 따라서 이런 인간에 대한 보다 치밀한 이해를 위해서 다양한 관점이 필요하고 Critical thinking 도 필요하고, 창의적 자세가 필요한데 이런건 기술적인 냉철함과 이성적 판단과는 또 약간 다른 방식의 접근일 것 같습니다.

    인문학이 이런 것들을 잘 가르친다면 좋겠는데, 한국의 인문학이 이런 것들을 도 가르치느냐 하면 그런 것 같지는 않은 것도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한국 인문학과에서 무슨 과목을 어떻게 가르치고, 또한 다른 학과들과 얼마나 통합적으로/유기적으로 공동 활동을 하는지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노력들이 더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 통나무 ()

      자치통감이 완역되었습니다.
    <a href=http://www.aladdin.co.kr/search/wsearchresult.aspx?PublisherSearch=%b5%b5%bc%ad%c3%e2%c6%c7+%bb%ef%c8%ad@20452&BranchType=1 target=_blank>ad@20452&BranchType=1" TARGET="_blank">http://www.aladdin.co.kr/search/wsearchresult.aspx?PublisherSearch=%b5%b5%bc%ad%c3%e2%c6%c7+%bb%ef%c8%ad@20452&BranchType=1</a>
    번역을 혼자 하셨고, 번역할때 국가 지원을 받으신것으로 알고 있는데
    출판해주는 출판사가 두번바뀌었다가 결국 본인 스스로 출판사를 만들어 출판했습니다.

    그리스로마 고전번역도 한출판사에서 한저자가 번역을 하고 출판을 하는데요.
    <a href=http://www.aladdin.co.kr/search/wsearchresult.aspx?PublisherSearch=%b5%b5%bc%ad%c3%e2%c6%c7+%bd%a3@11678&BranchType=1 target=_blank>a3@11678&BranchType=1" TARGET="_blank">http://www.aladdin.co.kr/search/wsearchresult.aspx?PublisherSearch=%b5%b5%bc%ad%c3%e2%c6%c7+%bd%a3@11678&BranchType=1</a>

    토요일날 강릉에 모대학 사학과에서 답사다녀온 분 얘기를 듣는데
    조선시대 이이의 성리학과 오죽헌의 집에 온돌형태가 전기와 후기에 이어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바뀌고 그때 온돌이라는게 어떻고 땔감이 어떻게 있어야 되었고, 장자상속으로 바뀌는 시점이 그 이전에 딸들도 권리를 가지고 있는 시점에서 국가가 세금을 걷기에 얼마나 편해졌으며 중앙집권화가 더 강해져 조선후기 비약적인 발전의 토대가되었고, 강릉지역에 신석기 시대부터 죽 이어지는 역사적 유적에 대해, 얘기듣고 차타고 가다 길거리 공사판에서 흙상태를 보고 이게 신석기 유적인데 하고 어쩌고 저쩌고 신라 토기 나온것 보면서 그때 신라가 어떤식으로 북부공략을 하는데 그 증거를 토기를 가지고 어떻게 확인을 하며 등등.
    역사를 보는 연습문제의 단면을 보여줄수도 있고, 하나의 유물을 통해서 그 시대를 재구성해볼수도 있고, 제도적 변화와 사회적 변화의 관계도 생각해볼수도 있고 이러고 저러고 할수도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 대학은 그냥 졸업후입사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상태아닌가요.

    인문학은 죄가 없고, 어설피 돈벌은 사장님,이사장님,총장님, 정신차리세요. 이렇게 얘기해야 될까요.

  • Wentworth ()

      해결책은 한국에서 거의 적용 불가능한 것이네요.

  • 빨간거미 ()

      제가 알기로 지경부가 지원하는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는
    "정량적" 지표를 최우선으로 평가하더군요.
    그게 맞는 분야가 있고, 아닌 분야가 있다고 있을텐데 말이죠.

    물론 이미 만들어진 물건과 시장에 대해서는
    인문학적인 것들오 정량적으로 통계낼 수 있습니다만..
    새롭게 만들 것들은 그렇지가 않죠.

    그럼 왜 이렇게 하느냐 ?
    면피를 위해서입니다.

    그럼 면피를 생각하는 녀석들이 잘못된거야 ?
    꼭 그렇게 말하기 어렵스니다.

  • 푸른등선™ ()

      "정량화" "표준화"가 가장 큰 걸림돌이죠. 공무원들이야 공정성을 기한다는 이름으로 복지부동하는 집단이라 저 두 키워드를 쉽게 포기할 인간들이 아닙니다. 하다못해 이공계만 봐도 해외에선 실체도 없는 SCI논문 집착을 하지 않습니까? 왜? 공무원들이 그렇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놓으니까요. 어디서 실마리가 풀려야 하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각 주체가 해결해야할 과제들은 많은 것 같습니다. 정부-학계-일반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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