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고시 준비 및 진로

글쓴이
임호랑
등록일
2002-07-24 22:41
조회
8,84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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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건
아래에 기술고시에 대한 문의가 있는데, 며칠이 지났지만, 답변드리죠.

저는 기술고시에 합격했던 사람입니다.
오래전에 책도 냈었는데, 아마 품절일거고. 'KAIST(전기전자, 전산) 및 기술고시 안내서' 아마 이런 제목이었던 것 같은데..... 벌써 15년도 더 됐네? 세월도 참 빠르군!

지금은 오래돼서 잘 기억이 안 나지만, 그 때 합격했던 동기들의 현재 모습 등을 간단히 말씀드리죠.
시험은 어렵기가 비슷하다고 생각되는데, 같은 5급이라도 행정, 외무직에 비해 진출범위가 좁고 높은 직위에 올라가기 힘듭니다.

현재 선발인원이 20년전 40명보다 조금 늘어 50명정도이고요, 경쟁률은 해마다 다르지만, 1차 50-100:1, 2차 5:1 내외라고 보면 될겁니다.  KAIST합격할 정도면 기술고시도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되고요. 노력도 비슷하게 소요된다고 봅니다.

일단, 공무원으로 임용되면 교육을 받고 배치를 받는데, 주로 과기부, 철도청, 특허청 등 이공계 관련 정부부처입니다. 특히 특허청이 많은데, 특허사무를 주로 맡죠. 하지만, 제 고시 동기생들 보면, 과기부에 있다가 청와대 비서실에도 가고,  나름대로 정책집행을 하는데 실무를 주무르더군요. 'IT산업 육성 대책'같은 것을 이 동기가 관장했는데, 국가적으로는 큰 일을 한거죠?

지금 17년 근무한 동기들 모두 서기관 진급한지 5년 내외되었고, 이제 부이사관(3급) 진급을 저울질 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사회에서는 진급이 최고이거든요. 특허청에 간 친구들은 절반이 변리사 자격증 따가지고 나와 사무실 차렸는데, 요즘은 별로 경기가 안 좋다고 하네요.

공무원으로 있으면서 대개 석사학위는 국외위탁으로 다녀오더군요.

문제는 3급 이상으로 진급이 무지 어렵다는 것인데, 그 이유 중 하나는 기술고시 출신이 언변이 안 좋고 사교적이지 못해서라는게 동기들의 고백인데, 제가 보기에는 그러한 이유보다 기시 선발인원이 너무 작아 이공계 주무 부처에서조차 행시에게 밀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Critical mass보다 작으니 밀려서 진급이 안되는 거고, 특히 위 국장이 행시출신이 많아 기시출신이 쪽을 못펴는 것도 이유라고 봅니다.

보수는 아주 나쁘진 않아요. 30대 대기업 중간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사무관(실무담당)이나 서기관(과장)만 되어도 힘이 셉니다. 대기업 이사나 대학교수 정도는 오라가라 할 정도가 되죠. (이런게 무슨 의미가 있겠으며, 이공인들은 이런데 맛들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무엇보다도 소신이 있고 국가관이 있다면,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전 이공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물론 머리가 융통성이 있으면 행시를 쳐도 좋습니다. 그게 전망은 밝죠.

기시를 하고도 관료사회의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게 저 나름대로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만,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군요.

전에, 기시에 대해서는 몇 가지 답변을 이 싸이트 어디에 했었는데, 참고하시길...

경쟁률은 무시하시고 커트라인만 넘기세요. 그럼 합격이예요. 그럼.........
 
  • 궁금이 ()

      임호랑님의 홈페이지에 가서 글을 읽었는데 공감이 갑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정말 합리적인 대책을 세우시지만 결국엔 대책으로만 끝나네요. 이공계의 특징인듯 싶습니다. 자기일에는 열심히 하지만 집단에서 힘든일에는 비판만하지 정작 자기가 나서서 고치지 않는거요.

  • 임호랑 ()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일에는 순서가 있다고 봅니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내공을 기른 후 세상에 나가야지요. 이미 이 싸이트에서 많은 논의를 하는 것이 내공을 기르고, 수신제가 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일부는 논평형식으로 발표되어 언론에도 나오고 있고, 또 정부, 언론,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이 싸이트에 들러 정보를 얻어가기도 한다고 합니다. 비록 시작은 미약하고, 스스로 하는 일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한국 과학기술계 역사가 새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그래도 전체 이공인 숫자에 비하면 형편없이 작지만) 이공인이 모여 진지하게 한국 미래를 고민하고 토의한 적이 없습니다. 첫숟가락에 배가 부르겠습니까만, 이미 기대이상의 많은 내공이 축적되어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 zecks ()

      임호랑님 말씀 정말 공감이 갑니다..작은 꿈틀거림이 나중엔 천지를 바꾸는 첫걸음이 되겠지요..그리고 무엇보다도 여기서 논의되고, 이야기 되어 지는 것들이 다른 쪽에 참고가 되는 자료가 된다니 가슴이 벅차군요..

  • ... ()

      자기일에는 열심히 하지만 집단에서 힘든일에는 비판만하지 정작 자기가 나서서 고치지 않는건 사실 어디서나 같습니다. 그게 이공인의 특징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군요. 그리고 생각으로만 그치지 않고 스스로 변화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그런뜻에서 사이엔지와 운영자분들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 궁금이 ()

      제가 감정적으로 생각한듯 싶네요. 죄송합니다. 그러나 모연구소에서 연구하시는 박사들의 행동을 보면 위의 생각들이 절로 나오게 하죠. 슬픈것은 그 밑에서 일하는 석박사들은 욕을 하면서도 결국 그들과 같은 단세포적인 생각과 행동을 자연스럽게 습득을 한다는 겁니다.(여기서도 조심스럽게 말해야겠죠. 모든 박사급 책임연구원들이 다 그렇다느건 아닙니다.) 여하튼 임호랑님을 비롯하여 사이엔지 운영자분들의 노력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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