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학에 대한 간략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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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these
등록일
2002-07-2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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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사이트에서 간혹 이야기거리가 되는 독일에 대해 몇 가지 사항을 열거해볼까 합니다.
읽기의 편의를 위해 사항별로 일렬 번호를 붙여보겠으나, 이 번호에는 우선순위가 없이 그냥 생각나는대로 여러 사항을 적어보겠습니다.

1. 독일의 교육 제도
독일의 초등학교는 4년제로 4학년때 성적과 적성에 따라 대학진학을 할 수 있는 김나지움(Gymnasium)이나 졸업후에 직업 교육을 받는 우리시으로는 실업계학교인 Realschule나 Hauptschule에 진학합니다.
여기서 김나지움은 9년제 학교이므로 독일 학생은 우리나라 학생보다 1년 긴 13년간의 학교 과정을 이수하고 졸업 시험인 Abitur를 봅니다. 유급 제도가 있고 또 Abitur를 재시험 보는 학생들이 있어서 실제로는 더 오래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독일 대학 제도의 특이 사항은 굳이 이름 부치자면 학석사 통합 과정입니다. 즉 독일 대학 졸업이란 곧 대학원 졸업입니다. 이 석사 학위의 명칭은 각 학업 과정별로 다릅니다.
대체로 이공계는 Diplom, 인문학계열은 Magister, 법대나 의대 사법대등은 Staatexam(국가시험)을 봅니다. 여기서 '대체로'란 토를 단 것은, 예를 들어, 심리학같은 인문학의 경우 Diplom과정과 Magister과정이 있습니다. Diplom은 취득후에 심리학 상담소에서 일한다거나 적성검사같은걸 하고 Magister는 프로이드를 연구하는 식입니다. 상경대도 Diplom을 이수하지요.
Diplom은 이공계 석사 학위를 의미하는외에도 '자격증'이란 의미를 갖기도 해서 각 직업별로 다양하게 쓰입니다.
여기서 우리의 관심사가 될 Diplom과정은 Vordiplom시험을 전후로 Grundstudium(우리 나라의 학부과정)과 Hauptstudium(우리나라의 석사과정)으로 나누어집니다.  하지만 이건 이런 식으로 나누어진다뿐이지 석사 과정 중퇴도 최종 학벌은 고졸입니다. 그래서 제가 아랫글에서 에구에구님께 학부졸업후에 독일에 오실려는지 혹은 석사후 오실려는지 여쭤본겁니다.  이건 독일 유학에 아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 학부만 졸업후에 독일에 올 경우 아주 운이 좋아 Vordiplom으로 인정받는다하더라도 학부과정과 연계되어있는 석사 과정으로 중간에 들어와서 학업을 이수하긴 쉽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건 한국에서 석사후에 석사학위를 인정해준다는 학교로 가서 박사를 하는겁니다. 학칙상으론 5년정도지만 실제 평균 학업 기간은 과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7년에서 8년정도입니다. 이와같은 평균 학업기간 더하기 3학기 정도로 외국 학생 비자가 발급됩니다.
독일은 입학이 쉬운반면 졸업이 어렵습니다. 학교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Vordiplom에서 50%정도를 떨어뜨린다고 합니다. 그대신 Diplom에선 5%에서 10%정도만 떨어진다는군요.  이미 큰 시험을 겪었기 때문이겠지요. 이 합격률은 물론 절대평가의 시험제도에서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겁니다.
독일에선 모든 시험이 세 번까지 응시 자격이 있다고보면 됩니다.(의사 변호사 시험 포함) 한 대학에서 시험에 세번 떨어지면 독일의 모든 대학에서 그 '과와 연관된' 과를 공부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아는 어느 전산과 학생이 수학 시험을 세번 떨어졌는데, '수학과 연관된 모든 과'를 다닐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공계에 수학 시험이 없는 과가 어디 있습니까? 더구나 외국학생은 독일 대학 입학후 3학기 이내에만 전과할 수 있기때문에, 문과로도 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떨어지면 독일 학생들은 Fachhochschule에 가거나 직업 교육을 받습니다.
Fachhochschule는 우리 나라에서 전문대학이라고 번역되는데 우리 나라 제도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과정이 학칙상으로 5년내외지만 평균은 7년 정도 걸립니다. 이곳을 졸업하면 음 기술자라고 해야할까요?
그리고 실험보조를 하는 사람들은 직업교육을 3년에서 4년정도 받는다고 하더군요.
독일대학은 전부 국립대학으로 공식적으로는 수준에 차이가 없고 학비가 없습니다. 학생복지를 위한 돈과 한 학기 교통비로 100유로에서 200유로 내외 정도만 냅니다. 대학별로 이 돈이 차이가 나는건 교통비때문에 그렇습니다. 대도시는 구간이 넓으니까요.
'공식적으로 수준에 차이가 없다'는건, 단지 과별로 엄밀하게 말하면 유명한 연구소와 교수가 있을뿐, 학석사 학업 과정은 독일 어디서 하든 졸업하면 그 수준에는 차이가 없도록 하자는게 독일 교육부의 공식적인 지향점이라는겁니다. 
학비는 지난 학기부터 한 주에서 '학칙상의 학기수'를 넘어가는 학생에게 받고 있습니다. 제가 있는 주에서도 내년부터 '학칙상의 학기수'를 넘어가는 학생에게 학비(650유로)를 받는다고 해서 수업거부와 데모가 있었습니다. 시민의 세금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공부를 게을리하니까 이를 방지하기위해 거품을 뺀다는건데, 음 이 이야기는 다음에 관심갖는 분들이 계시면 하도록하지요. 단지 이 정책이 시사하는 바는 독일도 십년이 걸리든 이십년이 걸리든 '순수하게 학문을 하는 아카데미의 장'에서 '국가 경쟁력(?)을 갖춘 직업군의 양성'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겁니다. 이런 정책으로 사실상 철퇴를 맞은 곳은 인문학이죠. 그리고 어려위진게 복수전공입니다. 복수 전공하면 공부 기간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데 교육 정책의 변화는 이런 일들을 어렵게 만들겁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식 학제를 본따 bachelor-master과정이 생겼습니다. 한 3년전부터 학교별로 과별로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해서 지금은 꽤 많은 학교에 생겼을겁니다. 이 과정의 목적(?)은 아주 빨리 (5년 정도) 학생들 손에 학위증을 쥐어줘서 일을 하게끔 만드다는거지요. 아까 설명한대로 7년 가까이 공부하던 학생이 Diplom시험에 떨어져서 고졸자로 사는게 아니라 중간에 학사학위를 받게끔 한다는거지요.  하지만 아직 정착 단계가 아니라서 학기 마다 학칙이 바뀌고 있는 과가 수두룩합니다. 여기에도 독일 정부의 아주 복잡한 정치적 저의가 있지만 이는 논외로 하고, 우선 우리 나라 학생들이 바로 학사로 인정받고 master과정을 시작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전에는 한국 석사들이 여기서 학부 일학년부터 시작한 일들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이 과정에 대해서는 학교별 홈페이지에 영문으로도 설명이 잘 나와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한 번 읽어보십시오.


2. 독일 취업
"독일은 이민을 받는 나라가 아닙니다." 이 말은 기민당쪽 사람들이 인터뷰때마다 하는 말입니다.^^ 현재 독일 실업자가 사백만을 오르내리면서 어떻게든 독일내 외국인을 줄여보려고 온갖 애를 쓰고 있습니다. 9월에 수상 선거가 있는데 제일 쟁점이 되는 사항이 이주민에 대한 법입니다. 그린카드발급문제, 망명자문제, 난민문제, 독일 국적이 없는 이민 2세대문제 등등을 포괄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아래 '유럽쪽 학위 가치에 대해' 질문하신 분 글의 답글에서 썼으니까 이 부분을 참고히시기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독일취업은 매우 어렵다입니다. 애초 유럽 연합을 만든것도 미국의 세계경제 패권주의, 급부상하는 아시아권의 경제 성장에 대항하기 위한 만큼 유럽 연합에 속하지 않는 나라 출신에 대해서는 일자리 얻기가 아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현재 시행되는 바로는 어떤 일자리를 고용주가 외국인에게 주려할 경우 6개월간의 공지(기간에 주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음)를 통해 어떤 독일인도 지원하지 않으면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고 그 외국인이 그때서야 취업 허기를 노동청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라면 겨울에 사과 나무 가지치기 자리도 몇 달  공지 기간을 두어야한다는 결론이 나지요? 아니면, 그 자리를 그 외국인이 아니면 수행할 수 없는 일이라는걸 증명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몇 년전만 해도 아시아권 언어 가능자라는게 근거 제시의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에 대한 수요도 포화상태라더군요.
독일의 이 이주법이 선거 쟁점이 되는건 실업률이 너무 높기때문입니다. 실제로 IT인력 몇 천명이 외국에서 온다고 나라가 망하는것도 아닌데, 정치가들이 국민들의 일반적 정서에 감정으로 호소하는거지요. 거기에다 망명자 심사를 강화하고 난민을 받지 않는겁니다. 예를 들어 터키에서 망명한 쿠르드족 사람들을 보면, 전에는 교도소에 갔었다는 정도가 망명 사유가 되었습니다. (쿠르드족 사람들이 자기네 말로 학교에서 수업했다거나 책을 출판하면 터키에서 중형을 받는다는건 다들 아시죠? 거주 이전의 자유도 없기때문에 아무데로 이사가도 다 잡혀간다든가 하는건 우리나라에도 알려져있는 사실이리라 봅니다.  이런 인권 탄압의 사례로 터키가 유럽 연합 가입이 거부되는 공식적 사유입니다.) 요즘은 총상을 입었다거나 고문의 흔적이 아주 역력할때나 가능합니다.
그리고 코소보 전쟁과 아프카니스탄 폭격때 등에는 유럽 연합에서는 실리적 이유에서의 반전 분위기도 있었죠. 미국과 달리 이 근방에서 전쟁이 나면 난민을 받아들여야하니까요. 멀리는, 동구권 공산권이 몰락하면서 불체자가 엄청나게 늘어났고 아프리카에서 오는 불체자도 엄청나게 늘었지요.
이런 저런 이유로 유럽 연합국들은 우경화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처음 오스트리아에서 극우인사가 정권을 잡을때만 해도 열심히 비웃기까지 하던 독일이 이탈리아를 보면서 조금 정색을 하더니 프랑스의 르펜 선전을 보면서는 독일도 우익화의 바람이 불것이라고 우려하더니 요즘 지방선거에서 계속 참패를 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분위기를 전해도 되는건가요?)

3. 에구에구님께
제가 님이라면 일단 학생 비자로 독일에 와서 상황을 보겠습니다. 우리 나라 회사원으로 이곳에 오지 않는한 한국에서 취업해서 독일로 온다는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역서도 박사 과정을 마쳐가는 사람들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한국에서 오던 기업 설명히도 눈에 띄게 줄었고 그렇다고 독일에서 몇년 일하면서 기회를 보기도 어렵고 해서 유학생들 걱정이 아주 큽니다. 심지어는 박사 시험을 미루는 사람도 있던데... .
일단 아직까진 대부분의 대학이 학비가 없는만큼 지금 master과정으로 오시던가(정말 권하고 싶진 않지만) 한국에서 석사를 하시면서 논문도 쓰시고 교수랑 접촉해서 박사과정으로 오시는게 나으리라봅니다. 그후에 포닥자리를 어떻게든 알아보면 몇 년 있는건 도시만 가리지 않으면 어떻게든 수가 생기겠지요.
생각해보시고 또 질문이 있으시면 아는데까지 답하겠습니다.(사실은 뭘 더 써야하는지 모르겠네요.^^)

아, 별 내용도 없이 너무 길게 썼네요.

참, 여기 운영진분들 너무 수고하신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사이트 탄생과정(?)부터 지켜봤던 터라(자주 오진 못했지만) 저는 여러분의 순결성과 추진력을 강하게 신뢰하고 있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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