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민입니다.

글쓴이
박사과정
등록일
2002-04-07 16:53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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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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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국내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입니다.
여기에 계신 분들중에 많은 분들이 박사 학위를 가지고 계신 분으로 보이는데, 박사학위를 국내에서 취득한 경우와 외국에서 취득한 경우 연봉 및 기타 대우에 많은 차이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 때 제가 석사만 마치고 s모기업에 다니다가 다시 우리 lab에서 박사를 하시던 선배님께 국내 박사와 해외 박사의 차이점에 대해 여쭈어 보았더니, 그 분은 군대의 투스타와 쓰리스타와의 차이점 정도 된다고 하시더군요.
 예전에는 그 정도로 차이가 적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의 글들을 읽어보면 내가 속았거나 그 선배가
잘못 알고 계셨거나 둘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니면 제가 군대를 갔다오지 않으신 선배님께 투스타 쓰리스타 운운하신걸 잘못 이해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여하튼, 여쭈어 보고 싶은 것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첫째는 박사를 때려치우고 유학을 가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경우는 참 드문 일이라고 생각됩니다만,  객관적인 입장에 계신 분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만약 박사학위를 그만두고 유학을 간다면, 지금 하고 있는 전공과 같은 전공으로 적어도 국내에서는 발붙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하고 있는 분야에서의 지도 교수님의 위치는 상당하시기 때문에, 많이 염려가 되는 부분이지요.
 역으로, 교수님의 위치가 상당한데 왜 그런 생각을 하냐고 의문시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실은 한 때 유명했던 분이셨지만 지금은 거의 쇠퇴하셨지요. 예전만큼 학생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으시는 건 물론이고.... 연세가 드셔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크게 생각되는 문제는 예전의 우리 lab출신 선배님들 만큼 실력을 키우기가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저는 군대를 갔다 온 몇 안되는 공대생입니다. 유학을 꿈꾸다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국내의 박사과정까지 진학하게 되었는데, 최근 들어 자꾸만 예전 생각이 납니다. 유학을 생각했었기 때문에 학점 관리는 잘 했었지요. 또한 다른 대학원생들과는 달리 전문 연구요원도 아니고, 군대를 갔다 온 것이 해가 되었으면 되었지 전혀 득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도 제가 다시 유학을 생각하게 되는 데 한 몫 하는 것 같습니다. 벌써 30대에 접어들었지만, 더 늦기 전에 저의 가치를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생각으로 적지 않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두번째 궁금한 것은, 해외 취업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지금 제 현실은 다른 분들에 비해 어쩌면 해외 취업이 조금은 유리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국내 현실로 미루어 보아 많은 기업들이 해외 박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만, 국내 박사 학위로 해외에서 경험을 쌓고 다시 국내로 귀국한 경우의 대우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국내로 꼭 복귀해야 한다는 가정하에 생각한 것입니다만, 국내 박사의 해외 경험이 별 잇점이 되지 않는다면, 굳이 해외 취업을 할 필요가 없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경우 또한 첫번째 경우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꽤 드문 경우일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제가 처한 입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책 중 하나로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언론에서 이공계인들의 처우 개선에 대해 말이 많다고 하더라도, 국내 박사 학위로 국내 기업에서만 머물었을 때 제가 클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럽지만, 크게 기대가 되지는 않는군요.

 간단한 질문을 장황하게 한 것 같습니다. 저보다 먼저 인생의 길을 밟아온 선배님의 입장으로, 제게 충고의 한마디를 해 주시면, 제 인생의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이 글을 올립니다.

  • 포닥 ()

      일단 해외박사의 수가 더 많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해외박사들은 이미 다수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 박사과정을 중도포가하고 받을 불이익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오히려 해외박사를 따고 들어올때, 국내 박사과정 에서 보낸 시간을 경력으로 인정해달라고 협상할 여지마저 있습니다. 국내 박사하면서 만드는 네트웍이라는 것이 좀 더 싸게 부려먹기 위한 도구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실력만큼 대접받으시려면, 유학가세요. 무엇보다, 여한없이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있습니다.

  • 포닥 ()

      그리고 대한민국의 인심이라는 것을 믿지 마십시오. 정말 힘들때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습니다. 자신들이 뭔가 필요할때만 이용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정이고, 인심입니다. 저는 학위하면서, 선후배 많이 도와주었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주관적인 판단입니다만. 이번에 취직해 보려고 여러곳에 연락해 보았으나, 움직여 주는 곳이 하나도 없더군요. 반면에, 미국서 학위하고 작년에 귀국한 동기들은 웃돈 받아가며 금의환향하였습니다.

  • 포닥 ()

      이번에 알게된 것입니다만. 우리나라만큼 간판에 목숨거는 곳이 없습니다. 심지어 이력서에 논문실적조차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추천서 요구하는 직장은 거의 없습니다. 학교 졸업장이면 끝이에요. 교수님들조차 도와주시기를 싫어하십니다. 그런곳에 아쉬운 소리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겠죠. 자신의 제자가 레이오프 당하면, 사방에 전화해주는 여기 교수와 비교해 보면, 인생이 허무해집니다.

  • 소요유 ()

      저도 국내에서 학위하고 '큰 불만 없이' 국내 연구소를 다니다가 잠시 나와있기는 하지만 포닥님 말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저도 그놈의 '결행'을 못한 것이 한이되어 포닥비슷한 것으로 나와 있기는 하지만  자꾸 과거를 생각합니다. 전 누구보다도 열심히 유학준비를 한사람이거든요. 역시 운이 안맞아 군대 끌려가고,  결혼하여 가정에 끌려가고 뭐 그랬습니다. 국내 박사과정에 진학한 후 (그땐 벌서 취직한 상태였죠)에도 결행할 기회가 있었는데 (박사과정중에 1년간 해외에 체류할 기회가 주어졌지요. 세른 셋쯤에)  못한 것이 한이되기도 합니다.  이건 취직의 면이 아니라 '좀더 더 많은 연구할 능력'을  갖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랄까 뭐 그런 것입니다.   

  • 소요유 ()

      이제 꺽어진 80에 '다시해봐 ?' 뭐 그런 생각도 하지만 역시 걸리는게 많군요. 어째든지 다시 돌아갈 걱정은 많아 안하시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정말  공부하고 연구하시고 싶다면.....  단순히 대접이라고 한다면 좀 생각해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 중간에 포기하고 유학왔더라도 제 한국의 지도교수가 좋아했을 것 같습니다. 30은 많은 나이라고 생각들이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늙었는지 모르지만.  제가 외국에서 잠시 마믈때  박사학위하는 소위 58년개띠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9년전이니 그때 그 분들 나이가 우리나이로 35~36살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그분들과 연락이 되는데 잘 살고 있습니다. 모두 외국에서 살고 있지만. 나이가 들어 한국에 돌아가기는 좀 그런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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