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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과학신문] 황우석 칼럼/ 과학기술인의 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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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작성일2003-10-1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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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이란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품안을 의미 한다. 기쁠 때나 괴로울 때 자연스레 떠올리는 마음의 고향이다.
특히 어렵고 낙담할 때면 반사적으로 기대고픈 언덕이다. 든든한 친정을 둔 여인은 의젓한 자세를 지니며 남에 대한 배려도 넉넉해질 수 있다.
여인에게 친정이 중요한 안식처인 것처럼 사회 각 분야는 나름대로 자신들을 챙기고 인도할 친정 부처가 필요하다.
친정 부처로 인해 산업이 보호 받을 수 있으며 부처 공무원의 의욕적 업무수행이 이루어진다.
과학기술계의 친정은 과학기술부임에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간 과기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보는 입장에 따라 상이한 평가를 내릴 수도 있다.
그러나 연 1조 수천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조성하여 수천 개의 연구과제를 지원하고 KIST, KAIST, 광주과기원을 오늘날의 모습으로 만든 것을 폄하할 수는 없다.
세계적 저명학술지에 국산논문이 명성을 얻고, 토종 한국 과학인이 국제무대에서 주목을 받게 될 때까지 과기부의 역할이 없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안타깝게도 과기부의 타 부처 이관 또는 해체 등 듣기만 해도 섬뜩한 풍문이 돌고 있다.
과거에도 정권 교체기에 나왔던 통과 의례라면 다행이겠으나, 이번에는 그리 녹녹하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여러 가지 괴괴한 사발통문의 강도가 예전같지 않다.
국가 전체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가장 효율적인 정부 형태를 검토하고 시너지 창출이 기대되는 방향으로 혁신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예쁜 짓도 별로 못하고 예산이나 축내는 오리OO쯤으로 치부되어 정리대상에 포함된다면 과학기술인 전체에게 미치는 충격은 대단하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처단위의 부처가 부로 격상된단다. 이에 비해 과기부가 통폐합된다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되기 어려울 것이다.
상당수 선진국들이 과학기술만을 다루는 별도 부서가 없는 것은 맞다. 그러나 중국을 비롯하여 선진화를 추구하는 국가에서는 오히려 과기부를 별도 설치하여 영역을 확대시키고 업무의 심화를 꾀하고 있다. 신정부 국제과제 중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이라는 아젠다가 있다.
이것은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국가로서 기능하여 사회 시스템 자체가 과학적이고 미래지향형을 추구하겠다는 의지의 발로라고 보고 싶다.
과학기술인들에게는 소박한 꿈이 있다. 국가발전에 조그만 밑거름이 되고 국민에게 희망을 전할 기술개발을 위해 휴일을 반납하고 있다. 개인적 안락함을 포기하고 있다. 그러나 가슴속에는 머지않은 장래에 대한민국에서도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나와야 된다는 소망을 간직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과학기술부라는 친정이 필요하다. 그들의 친정은 교육인적자원부가 될 수가 없다. 정보통신부도 될 수 없다. 오직 과학기술부만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모든 여성들에게 여성부라는 안식처가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에게도 농림부라는 보호부처가 있어 그나마 기대고 있다. 과학기술부 공무원들과 우리 과학인들의 자세와 그간 발자취에는 반성할 점이 없었는가를 꼽씹어 보아야 한다.
그러나 과학인들의 호적에서 친정을 삭제해서는 안된다.
우리에게 한번 더 기회를 달라.

댓글 1

anasta님의 댓글

anasta

  황우석 교수님이 이런 글을 쓸 지경이라면, 풍문을 확인시키는 상황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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