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고시 출신의 한시적 쿼터제

글쓴이
Cinderella
등록일
2002-02-2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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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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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도 기술고시는 다른 고등공무원 시험에 비해 들어간 만큼의 결과가 나오기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일단 사법과목과 각 전공과목 등 양쪽을 다 아우르는 시험부터, 행정고시 선발인원의 1/4에 불과한 기술고시 합격자 수, 게다가 5급 사무관에서 그 이상 등급으로 진급하기도 힘들 뿐더러 나중에는 행정고시 출신에 밀리는 등 여러 방면에 있어 관에 들어간 이공계 출신은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들었습니다. 단적인 예로, 그 어느 분야보다 이공계 바탕의 배경지식이 필수적인 건설교통부나 정보통신부 장관에 이공계 출신 내지는 기술고시 출신이 된 적이 얼마나 있었습니까.

저는 오락가락했던 PCS사업자 선정, IMT-2000 사업자 선정과 주파수 분할 논란, 잘못된 SOC투자 등등의 문제의 원인 상당부분이 전문성 부족한 정책결정단계의 책임자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로비 등의 외부효과를 가벼이 보는 것도 아닐 뿐더러, 행정고시 출신이 열심히 공부해서 이 방면의 전문가가 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요소에 비해 전자의 문제가 지닌 무게가 부정할 수 없을 만큼 큼을 인정하고 그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어리석은 일은 아닐 겁니다.

이에 제가 제시하는 것은, 한시적인 기술고시 출신의 각급 공무원 쿼터제입니다. 한시적으로 실제 정책을 결정할 책임과 권한이 있는 3급 이상의 고위 공무원직에 일정 비율 이상의 기술고시 출신을 올리게 하는 겁니다. 선발인원도 적고, 과목도 속된 말로 만만치 않게 더 빡센 기술고시 출신이 행정고시 출신에 비해 전문성과 그 능력에 떨어지리라 생각하는것이 이상한 일 아니겠습니까. 어느 분 말마따나 이공계인이 파업하고 결의대회라는 그들의 무기를 사용하는 등 다른 노동자(우리 역시 노동자입니다)일괄된 움직임을 보이기는 힘들겠지요. 그러나 이러한 정도의 건의는 각계각층에 퍼져 일하는 이공계 사람들의 힘을 모은다면적절한 형식을 갖추어 최소한 많은 사람들에게 공론화시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그 시발점은 아마도 이러한 온라인의 논의가 될 텐데, 여기에 우리의 강점이 있습니다. 이공계 사람들 없으면 (이 말 저도 허울뿐이라 무지 싫어하지만 사세부득이하게 끌어다 씁니다)인터넷 디지탈 코리아 어떻게 돌아갑니까?^^

덧붙여, 시류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기술고시의 경직된 체계 역시 고쳐야 합니다. 제 전공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분명히 건설교통부 안에는 교통직이 있습니다. 이 자리는 지금까지 토목분과 기술고시 출신이 배치되었습니다. 그래서 토목분야 기술고시 합격하여 교통직에 배치받은 사람은 만만치 않은 교통계획/도시교통/교통공학을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야 합니다. 물론, 토목공학의 배경지식이 교통공학, 특히 도로 분야을 공부함에 있어 도움이 된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교통신호, 교통계획의 교통수요추정과 분석 등은 토목공학과 상당히 다른 접근을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통 분야의 전문가들이 수년 전부터 교통직을 따로 뽑든지, 그것도 못하겠다면 토목직 선택과목에 교통공학을 넣으라는 요구를 하였으나 아직까지 변화는 없습니다. 이정도 시대흐름을 맞추지 못하는 관의 국가경쟁력 강화는 글자 그대로 구호에 지나지 않을 겁니다. 이 문제, 현실에 맞지 않는 기술고시 과목에 대한 논의 역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쳐, 이공계의 전문성이 필요한 곳에 일정 이상의 쿼터제를 공론화되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고견 기다립니다.+

mannerist in Uijungbu.

  • 이공계2 ()

      뿐만 아니라 현재 잉여로 있는 연구원급 인력을 정부에서 외부영입의 케이스로 단 몇십명이라도 채용했으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법에 대한 교육은 따로 시키고 전문성 위주로 뽑아서..

  • 소요유 ()

      좋은 제안입니다.  역시 사회적 지위문제를 이야기할때  기술고시문제, 즉 정부 정책부서에 일정한 비율이 과학기술자가 차지해야한다는 것일 겁니다. 

  • 소요유 ()

      여기 베스트 게시물 리뷰에 보면 공학출신 경영학과 교수님의 제안 글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해결책도 제시하였습니다)에서 기술고시가 가야할 자리에 행정고시 출신들이 가있답니다.

  • 소요유 ()

      즉 기술고시 출신만이 가야할 자리로 확정하고,  기술고시 출신자의 쿼터제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또한가지가  아래에서 제안했던  기술고시+행정고시 통합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소요유 ()

      대략 사회적 대우문제에서 정책적 촛점중에 하나인 기술고시 문제는 단기적으로 '기술고시출신자의 자리확보', 중기적으로 '쿼터제', 장기적으로 '고시통합'으로 정리해 볼 수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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