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론 (1-3)

글쓴이
abydos
등록일
2004-04-29 14:1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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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모든 정신질환들과 또한 대부분의 신체질환들이 생겨나는 공통의 원리는 무엇일까요.

바로 환자 자신이 자신의 현실로부터 오는 견딜 수 없는 고통으로부터 피하기 위해, 있지도 않은 가상의 세계를 만든다는 것과, 이러한 가상의 세계를 현실이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환자는 고통에서 벗어나 훨씬 편한 상태가 된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신체질환 역시 그러하다는 부분에서 이의가 많을 줄 압니다. 그 부분은 3부 치료과정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원리를 아주 간단히 요약해보겠습니다.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결국 주인공은, '실제의 나는 이런 사람'인데, 이 사람은 평생을 '나는 이런 사람 아니에요. 나는 저런 사람이에요' 하고 살았다는 것입니다.

이를 더욱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나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평생을 '나는 내가 아니예요'하고 살았다는 것입니다.

'나는 내가 아니에요'

누군가가 당신에게 와서 위와 같은 말을 한다면 당신은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할 것 같습니까?

간단합니다.

그 사람은 미친 사람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 바로 미친 사람입니다.

정신분열병 환자라서가 아닙니다. 바로 '나는 내가 아니에요' 하며 평생을 살았기에
미친 사람인 것입니다.

여기서 이 글을 보는 당신에게 질문을 해봅니다.

당신은 지난 평생을 '나는 나예요' 하고 산 사람인 것 같습니까, 아니면 '나는 내가 아니에요' 하고 살아온 사람인 것 같습니까?

본인은 이 순간 별 것 아닌 것으로 아니면 자신은 이와는 무관한 것으로 넘기려 하지만, 이 간단한 질문에 순간 짧게 당황을 하셨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나를 돌아보고, 바로 나 자신이 평생을 그렇게 '나는 내가 아니에요' 하고 살아왔다는 것을
빨리 보는 사람은 그만큼 가능성이 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나는 나예요 하고 살아 왔는데'가 떠오르고 이어 계속 이를 주장한다면 그 사람은 그만큼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자신이 나는 나예요 하고 살아왔다고 생각하더라도,

안타깝게도 이 사회의 모든 사람들은 평생을 '나는 내가 아니에요' 하면서 살아왔고, 또 지금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증상들을 가지고 있고, 병들을 가지고 있고, 많은 문제를 스스로 만들어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보이는 증상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나는 내가 아니예요' 하고 살아왔고 또 살고 있다는 점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어떤 일을 하던지 상관 없습니다. 이 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평생을 '나는 내가 아니에요'하면서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내 주위에서 보이는 모든 사람들이 하는 모든 것이 바로, '나는 내가 아니에요!' 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모든 정신질환과 대부분의 신체질환들이 바로 '나는 내가 아니에요'를 하기 위한 자기식대로의 방편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경험과 주위 여건에 따라 '나는 내가 아니에요'를 하기 위해 택하는 경우의 수가 수도 없이 많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증상의 차이를 보이는 것이고 병명도 달라집니다.

또한 기존의 질병 체계 안에 있는 어떠한 증상도 아닌 방법을 통해 '나는 내가 아니에요'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택하는 종목은 다를지라도 모두 다 한 가지 즉 '나는 내가 아니에요'를 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내가 아니예요'라고 평생을 생각하고, 주장하고, 노력하고, 기대하고 또 소원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평생 동안 여러 상황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살았거나 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평생 동안 오로지 이 한 가지, '나는 내가 아니에요' 만을 하고 산다는 것입니다.

나는 나입니다.

아무리 어떠한 생각을 하고 또 노력을 하고 기를 쓴다 해도 나는 나입니다.

평생을 한다해도 털 끝 만큼도 나는 내가 아닌 게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나를 내가 아닌 것으로 하려고 하면 결국 말도 안되는 생각과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고, 결국 이런 저런 행동으로나 생각으로 많은 죄를 짓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정신질환과 대부분의 신체질환의 공통된 원인이 열등감과 죄책감이라고 이미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두 요인은 전혀 별개의 독립변수가 아닙니다.

결국 모든 것의 근본적은 원인은 바로 열등감입니다. '나는 아무런 쓸모도 가치도 없는 그런 존재다'라는 것이 바로 열등감입니다.

하지만 이런 나를 나라 하지 않고, '나는 내가 아니에요' 를 하기 위해서, 즉 되지도 않는 것을 되게 해보겠다고 기를 쓰면서 할 수 없이 죄를 짓게 되는데 여기에서 2차적으로 생기는 것이 바로 죄책감입니다.

하지만 죄책감 역시 괴로운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이를 어떻게든 없애기 위해 또 다른 가상의 세계를 통해 '나는 내가 아니에요'를 계속 해야 합니다. 그래서 문제는 계속 문제를 낳고 키우게 됩니다.

여기까지 읽은 후에도,

'나는 나다' 하면서 살았는데...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람들 역시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전혀 그렇지 않음을 2부 그림論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내가 아니에요!'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이런 미친 사람들이라면 엄청 끔찍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맞다면 반대로, 그 해법이 확인된 지금 모든 사람은 아닐지라도 이를 받아들이고 이런 상태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깨어나 건강한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한 일일 수 있다는게 더욱 중요한 점입니다.

우리 사회가 건강한 사회가 아니라는 것은 모두들 아는 사실입니다.

그 이유가 바로 이렇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나는 내가 아니에요!' 하면서

평생을 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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